이곳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최원철의 기적’에 대해 어렵지 않게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1996년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이제현(30)씨는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처음엔 폐렴인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병세가 점점 악화되더니 하복부가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버지 이정호(62)씨는 기자에게 당시를 회고하며 “병원 권고에 따라 항암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폐에 물이 들어차 항암치료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씨의 생명은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웠다. 하지만 17년이 지난 2013년 현재, 이씨는 호주에서 워킹 홀리데이 연수를 하고 있다.
1996년 봄, 당시 두 살 아기였던 김은주양도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김양 역시 수개월 앞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17년이 지난 지금, 고3이 된 김양은 건강을 되찾아 대학입시에 전념하고 있다. 최원철 부총장이 치료한 환자 유형은 다양하다. 1998년 암 진단을 받은 지 13년째(2011년 기준·70세)인 정미자씨는 폐암이었고, 2006년 암 진단을 받은 지 5년째(2011년 기준·31세)인 민복기씨는 고환암이었다. 2004년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지만 7년째(2011년 기준·71세) 살고 있는 김금자씨는 신장암이었다.
최 부총장은 “백혈병, 폐암, 신장암의 경우 상대적으로 치료 효과가 높다”고 했다. 그는 “아직까지 넥시아의 주사제가 개발되지 않았다”며 “소화기관이 망가졌거나 잘라내서 약을 흡수하지 못하는 환자와, 항암치료를 두 차례 이상 거친 환자는 상대적으로 치료 효과가 낮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평생 싸워온 암에 대해 “급변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세포”라고 정의했다. “암의 대표적 원인은 증오입니다. 스트레스죠. 분노, 피로, 슬픔… 이런 것들이 모여서 암을 일으킵니다. 스트레스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직장에서의 마찰과 부부 사이의 갈등이에요. 하루에도 10시간 이상 마주하는 사람들과 불화가 생기면 마음속에 미움이 쌓여갑니다. 그게 암을 일으킵니다.”
그는 “스트레스나 증오의 실체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면서도 “전자현미경을 통해 혈액을 들여다보면 암의 원인이 보인다”고 말했다.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해 보니, 혈액 내에 있는 생명물질이 병리적으로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 입자는 바이러스 정도로, 40~150㎚m(나노밀리미터·1나노=1/10억) 정도의 미세한 크기입니다. 우리는 이것에 파루템(Parutem)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최 부총장은 “파루템을 들여다볼 수 있는 최신 전자현미경 한 대의 가격이 약 17억원 정도 한다”면서 “단국대가 암 연구를 위해 이걸 구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 한의학에서 말하는 어혈에 파루템이 들어 있었다”며 “암의 원인은 결국 어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자현미경으로 환자의 혈액을 보면 일정한 운동성과 형태를 지닌 이중막의 작은 입자들이 나타납니다. 이게 한의학에서 말하는 어혈(瘀血)입니다. 어혈이란 ‘피가 제대로 순환되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한의학에서는 ‘백병필어(百病必瘀)’라 해서 어혈을 만병의 근원으로 꼽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혈액검사를 할 때는 원심분리기로 피를 돌린 뒤 백혈구, 적혈구 등의 수치를 따집니다. 그러느라고 지금까지 어혈의 존재를 발견하지 못했던 거죠. 그런데 환자 혈액을 추출한 뒤 이를 5분 안에 컨포컬레이저 주사현미경으로 관찰해 보면 어혈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혈액을 고정시켜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그 구조를 알 수 있습니다.”
최 부총장은 “이를 이용해 9단계로 암을 진단하는 어혈진단법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 방식을 활용하면 초기 암의 발생과정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며 “어혈의 DNA 유전자와 미세RNA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파루템이란 이름의 영문 서적으로 출간했다”고 했다.
[주간조선] 한의대 없는 단국대가 한방암센터 만든다는데..
그는 만병의 근원인 어혈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감염균이나 유전자적 요소를 제외하면 어혈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스트레스와 먹는 음식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촌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식생활을 바꾸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사람이 새로운 먹거리 환경에 적응하려면 최소 10세대, 300년이 흘러야 합니다. 전통식품은 수백 년 이상의 세월을 거쳐 검증되고 적응된 것이죠. 하지만 항생제를 먹여 키운 물고기나, 농약을 주고 키운 식물, 화학조미료가 들어간 인스턴트 식품 등은 그렇지 않습니다. 200년 전에는 오늘날처럼 암이 흔하지 않았습니다. 그 시절엔 지금과 같은 먹거리를 먹지 않았어요. 공기도 맑았습니다. 사람들은 땀 흘려 일했습니다. 그리고 ‘규칙적이고 느리게’ 생활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시절로 한번 돌아가 보자는 가설을 세웠어요. 이곳(대한암환우협회)에선 전통식품을 먹고 땀 흘려 일합니다. 전원생활을 통해 스트레스 요인을 차단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 가설이 맞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