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 오다가다 해요. 우울증이 오면 한참 우울함에 빠져 아무 것도 안 하다가 그게 가시면 또 얼마동안 나름 즐겁게 살다가 다시 우울감을 느끼고.. 우울증이 오면 가장 무서운 게 그거더라구요. 삶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리는 것. 산다는 게 그렇게 무섭게, 허무하게 느껴질 수가 없어요. 살고는 싶은데, 정말 기왕 살거면 당당하고, 자신감있게, 내 앞가림 내가 하면서 그렇게 멋지게 살고 싶은데 그런데, 이렇게 우울한 상태로 앞을 내다보면 깜깜하네요. 희망이 보이질 않아요. '그래, 희망은 내가 찾는 거지. 찾아보면 있을거야.' 라고 생각하고 찾아보면 뭐랄까. 억지로 끼워맞춘 기분이랄까요. 진짜가 아니라 가짜를 손에 들고 진짜라고 혼자 우기고 있는 것처럼….과거를 생각하면 우울하고, 슬프고, 서럽고, 분노만 생기고- 그렇다고 미래를 생각하면 깜깜하고 무서워요. 그리고 현재는 허하고, 머리는 안개가 잔뜩 낀 것 같고..내가 뭘 할 수 있겠어? 미래가 현실로 다가와도 난 여전히 이 모양일텐데.
아마 평생 이렇게 살겠지. 이런 생각이 들면 너무나 겁이 납니다. 정말이지 난 제대로, 자신감있게 내 인생을 살고 싶은데 그럴 수 없을 것만 같아요. 나이가 들면, 시간이 지나면 난 좀 변해있을 줄 알았는데..그런 희망으로 살았는데 지금 현재 제가 저의 모습과 과거의 모습을 살펴보면 큰 차이가 없더군요. 그게 너무나 슬픕니다. 희망을 가지라고, 힘내서 살라고, 노력을 해보라고, 스스로 이겨내야지, 네가 약한 것 뿐이잖아. 말은 너무나 쉬워요. 그게 가능했다면, 그럴 수 있었다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진 않았겠죠. 의욕도 없고, 기운도 없네요. 모든 게 귀찮아요. 이걸 고치고 싶은데....정말 고쳐서 살 희망을 찾든지, 아니면 그냥 죽는 게 나을지도요. 그냥 요즘은 그런 생각들이 들어요. 그래서..역시 전문적으로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드네요. 넋두리였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