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요즘 문득 내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문제주제: #트라우마 #우울증

요즘 문득 내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2013년 아빠가 처음으로 화를 냈어요. 저말고 엄마한테요. 외할머니댁 가는길이었는데 제가 이어폰 연결을 잘 못해서 핸드폰으로 듣던 노래가 옆에 앉아있던 엄마한테도 들렸나봐요. 엄마는 그때 기분이 안좋으셨는지 왜이렇게 크게 듣냐고 뭐라고 하셨어요. 조금 있다가 운전하시던 아빠가 시디를 틀더니 소리를 최대로 올리셔서 저는 놀라서 소리를 줄이려고 뒷자리에서 앞으로 몸을 내밀었는데 아빠가 저를 막았어요. 엄마는 제 귀를 막아주셨고 그렇게 조금 가다가 엄마가 소리를 줄이려고 앞으로 몸을 내밀었는데 아빠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아서 엄마가 살짝 앞으로 쏠렸어요. 저는 엄마가 다쳤을까봐 걱정했어요. 아빠는 그 큰길에서 내렸고 엄마도 따라 내리셨어요. 좀 떨어진 곳에서 엄마아빠가 말싸움을 하시는거 같았고 저는 노래 크게 들어서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차에서 울고있었어요. 아빠가 엄마를 향해 손이 올라갔는데 때리시지는 않았아요. 그러고 엄마가 차로 돌아와서 뒷자리에 다시 탔고 아빠는 길 따라 걸어갔어요. 그러다가 다시 차로 돌아오시더니 내리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엄마가 가만히 있자 아빠가 엄마를 잡아끌어서 내리게 하고 저는 혼자 내렸어요. 아빠는 그렇게 차를 타고 갔고 엄마랑 저는 길가에 남겨졌는데 저는 할머니댁까지 어떻게 가지 하는 생각에 할아버지한데 전화할까? 물어봤는데 엄마가 아니라고 하셨고 그렇게 거기서부터 할먼네까지 걸어갔어요.

이게 첫번째 일이에요. 이 후에도 두번더 아빠가 크게 화낸적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세세하게 다 기억나요. 7년이 지났는데도 다 기억나네요. 이거 트라우마 맞죠?

저는 그때 제가 다 큰줄 알았는데 13살 초등학생이었어요. 지금 제 동생 나이가 13살인데 아직 애기더라구요. 어린나이에 친구, 가족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엄마의 버팀목이자 동생의 언니로 참 잘 컸다는 생각에 대견하기도 하고 제자신한테 미안해서 슬프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해요.

무슨 조언을 듣고 싶은게 아니라 그냥 누구한테 얘기하고 싶었어요. 긴얘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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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0-08-24 (월) 11:01 4년전
트라우마는 과거 경험했던 위기, 공포와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당시의 감정을 다시 느끼면서 심리적 불안을 겪는 증상을 말합니다. 님은 7년 전의 일이 세세하게 다 기억이 나지만 다행히도 엄마의 버팀목이며 동생의 언니로 잘 컸다는 생각에 대견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하고 자신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는 심층의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친구, 가족 아무한테도 말 못 했다고 하셨는데 말 못 한 이유가 어떤 감정(미움 분노 절망 두렴 죄책 수치)이 있어서인지 생각해 보세요. 이 감정을 찾아 이해하고 정리할 때 슬픈 감정을 극복 할 수 있습니다. 그 일을 엄마의 입장에서, 아빠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엄마한테도 그 때의 상황을 물어보세요. 그래서 그 일이 이해가 되어지면 기억이 희미해지거나 사라집니다.

요즘 자신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를 찾아보세요. 마음속에 어떤 욕구(유익 편안 쾌락 존경 인정 지배)가 있어 그런 마음이 들지는 않는지요? 13살인 동생을 보면 철부지 어린아이인데 님은 그 나이 때 겪은 일로 엄마를 살피느라 동생을 돌보느라 그 나이에 맞게 누려야 할 것들을 누리지 못한 자신에 대한 미안함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자기연민의 마음이 생겨 우울해집니다. 이런 생각을 내려놓고 님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세요. 님은 엄마의 버팀목으로 훌륭한 언니로 잘 감당해 왔습니다. 님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하며 그 일에서 보람을 느끼고 희락하며 나아갈 때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혼자서 하기 어려우시면 저희 상담실의 도움을 받아보세요. 잘 해결하여 행복한 삶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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