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체성 장애일까요?ㅠ
먼저 저는 23살 여자입니다. 사실 저는 제 자신이 이성애자라고 생각합니다만(실제로 지금까지 좋아했던 사람은 모두 남자였습니다), 요즘 또래 여성이(특히 예쁜분) 근처에 앉으면 막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경향이 한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습니다ㅠ
이게 성정체성 장애가 아니라 정신적 장애일까 싶어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싶을 정도로 힘드네요ㅠㅠ(고등학교 때 성정체성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자고 부모님이 권유한 적이 있긴 한데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해서 받지 않았습니다.. 그냥 받아볼걸 많이 후회해요ㅠ) 혹시 제 증상을 보고 판단해주실 수 있는 분... 도움 주시면 정말 정말 감사하겠습니다ㅠ
저는 초등학교 때 만화 애니메이션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근데 만화 애니메이션(판타지나 액션) 주인공이 대부분 남자잖아요?? 저는 좋아하거나 동경하는 대상을 따라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 주인공들을 따라하다 보니 좀 남자같이 행동하고 남자애들이랑 잘 어울리고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자나 여자 캐릭터를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만화주인공 중에 남자A를 좋아하고 만화에서 그 캐릭터와 러브라인이 이어지는 여자캐릭터 B가 있다면 "나는 B야!" 하고 다니지 "나는 A야" 하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성스럽게 입는 것보다 좀 중성스러운 스타일로 입는 걸 좋아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역시 만화 캐릭터를 따라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근데 또 동경하는 영화&애니메이션 속 여자 캐릭터가 나오면 그 여캐도 따라하는 경향이 있었네요 생각해보니.
크면서 만화 캐릭터를 따라하는 경향은 많이 사라졌습니다(만화를 이제 잘 안 봐서요..)
그리고 남자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ㅠ 부끄럽지만(?) 지금 모쏠입니다ㅠ.ㅠ 어렸을 땐 친구도 잘 사귀고 그랬는데 소심해져서 친구를 못 사귀는 탓도 있겠지만.. 일단 사각턱에 넓적한 얼굴이라서 그런지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좀 심합니다ㅠ. 그리고 행동도 여성스럽지 못하구요ㅠ 남성스러운 것도 아닌데 여성스럽지도 않습니다...
요즘 여성분들 보면 무지 이쁘잖아요? 그래서 거의 모든 여성분들을 볼 때마다 '와 진짜 이쁘다...부럽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보통 10~20대 여성분들이 정말 이쁘다고 생각하지만 나이드신 분들도 '와 너무 곱게 나이드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작 제 자신은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해서 제 자신이 이쁘다는 생각은 할 수가 없습니다ㅠㅠ 그리고 최근 정말 좋아한 남자분이 있었는데 '만약에 내가 저분처럼 이뻤다면 고백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여성분들 얼굴보고 '이쁘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다보니 어느순간 제 자신이 '너 왜그래? 레즈야?' 막 이러더라구요(힝..싸이코 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제가 내면싸움이 좀 심합니다ㅠ) 그러면 저는 '아니야 난 이성애자야' 이러는데 '아닌데 너 맞는데' 이래요ㅠㅠ
예전부터 이쁜 사람을 보면 가끔 이런 적이 있어서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는데 한달 전부터 '너 왜그래?' 막 이러면서 저를 공격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아 그래 내가 양성애자일 수도 있지 하고 넘기고 싶기도 한데 저는 살면서 남자를 사귀고 싶어한 적은 있어도 여자를 사귀고 싶어한 적은 없거든요..(물론 동성 친구를 동경하는 마음이 있었던 적은 있었지만 막 사귀고 싶다 그러진 않았습니다ㅠ) 그래서 제 자신이 양성애자라고 생각하기엔 뭔가 억울했습니다... 내면 싸움에서 진 기분ㅠㅠ
그리고 문제는 이런 내면 싸움이 심해지면서 어느순간부터 여자분들(특히 이쁜 분들이지만 거의 모든 여자분들이요.. 왜냐면 제 기준에 못생긴 여자분은 없다고 생각해서..ㅠ)이 근처에 오면 막 불안증세가 나오더라구요... 막 자리를 피하고 싶고 위축되고 가슴이 두근두근 뜁니다. 그러면 또 제 내면이 '왜그래?? 너 레즈 맞지' 이러면서 공격합니다...
그리고 제가 이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무지 좋아한 남자 외국 연예인이 있었는데 그분이 좀 이쁘장하게 생겼습니다 -_- 그래서 그 남자 연예인이 막 게이같다.. 아니면 레즈(남자인데!!!)같이 생겼다 이런 소릴 들었었거든요(그 남자 연예인은 이성애자입니다 결혼도 하셨어요.) 그래서 그 남자 연예인을 보면서 '내가 레즈같이 생긴 얼굴을 좋아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남자 연예인도 좀 중성적인 얼굴의 연예인을 많이 좋아했습니다.. 예를 들면 강○원..(강○원이 레즈같이 생겼다 이런 건 절대 아닙니다ㅠ 중성적인 얼굴이라는거에유ㅠ애초에 레즈같이 생긴게 뭔지도 잘 모릅니다)
여튼 누가 보면 '뭐야 저게;;' 이러실 수도 있겠지만 이 증세가 정말정말 심각합니다..ㅠ 하루이틀 그런거고 제가10대라면 어리니까 그럴 수도 있지하고 넘기겠는데 성인이고 "한달째" 근처에 여자분이 앉으면 불안하고 가슴뛰고 그러구요.. 이젠 하다못해 남자들도 여자 같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중성적인 얼굴이 아니라 남성적으로 생긴 분들한테도 막 '쟤는 왜저렇게 여자같이 생겼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ㅠ
지금은 나이드신 분들 외에는 여자분들 얼굴을 잘 못보겠습니다ㅠ 공부해야 하는데 집중도 못하고 정말 미칠 것 같아요ㅠㅠㅠ
소원상담센터님의 답변입니다
기본적으로 여성이 남성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고 그 범주안에 있으면 그런 성향에 대해서 별 문제가 없는데 자기 자신에 대한 절망감과 이성에 대한 혼란스러움이 생기면 이 좋아하는 마음이 들뜨게 되면서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말하자면 여성으로서 남성을 좋아하는 마음이 유체이탈(?)을 일으켜 중성으로서 남성을 좋아한다거나 혹은 중성으로서 여성을 좋아하는 기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속에서 자아분열이 일어나고 이는 정신분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고 애정에 대한 마음도 기본적인 남성에 대한 애정이 여성에 대한 애정으로 혼란되기 됩니다. 비유하자면 심한 난시(대상이 두개로 보이는 증상)로 인해서 남여구별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이런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고 애정의 본질에 대해서 다시 정리해서 원래의 모습에 맞춰야 합니다. 그럴때 여성으로서 남성을 좋아하고 그래서 솔로를 탈피해서 비로소 자신의 반려자를 찾게 될 수 있습니다. (흔한 예이지만 외모만으로 커플이 되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작업이 상담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정신과약으로 애정을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바꾸는 것은 교육이나 지식으로 되는 것도 아닙니다. 상담자와 함께 자신의 생각을 일일이 나누고 바꾸고 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일단 이렇게 설명을 드릴 수 있으니 자신의 상태를 잘 파악하시고 상담을 권해드리니 자신의 마음속의 생각을 잘 펼쳐서 잘 말려서 다시 집어넣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현재의 모든 혼란스러움을 깨끗하게 정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고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