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옮기는 것이 나을까요?
아침에 질문 올린 것에 대한 좋은 답변보고 지금 고민되는 점을 한가지 여쭈어봅니다.
병원에서 정신과적 질병으로 치료받고 있습니다. 병원은 대학병원인데 제가 응급실에서 실려갔던 병원이라 그냥 바꾸지않고(정신과를 자꾸 바꾸기는 싫었는데..다른 분들은 적어도 두세분의 의사에게는 보여서 제대로 된 병명을 알아야 한다고도 합니다.)3년여를 다녔습니다. 의사분이 나름대로 신중하시고 소신도 있으신데 좀 젊으세요.(어떤 면에서는 경험보다는 지식이 앞서고 아직 사람을 잘 이해하지 못하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 병이 다시 올라왔나 여러가지 방법으로 상담을 하시다가 저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남편과의 성생활의 문제점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런데 저는 그냥 그런가보다 싶었는데..다음번에 병원에 갔을때 의사분이 자꾸 주위와의 관계를 묻고(제가 문제점을 알아서 혹시 다른 사람들에게 접근을 하는 줄 알고 물어보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자신에게도 다른 생각을 하게 될까 생각되었는지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더라고요. 저를 테스트 하려는 느낌도 받고요.
저는 굉장히 기분이 안좋았는데..이 병원을 계속 다녀야 할 지 아니면 병원을 옮겨야 할 지 궁금합니다. 어떻게 보면 정신과적 질환을 약을 복용하는 것을 보면 심한 것은 아니고 오히려 의사와의 상담후에 더 심각한 저의 문제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약을 먹어서 될 문제도 아니고...정식으로 하는 분석도 아닌데 이런식으로 문제를 파헤쳐만 놓으면 어떻게 하나하는 생각도 들고..괜히 사실을 알고 난 후 더 속상합니다.
아직까지 증상은 심하지 않은데 이 병원 저 병원 옮겨서 기록만 더 남기는 것과 그래도 이런 기억이 안 좋은 병원을 옮기는 것과 어떤 것이 더 나을까요?
성경이 사람을 바꾼다님 답변입니다.
채택답변수4792016.07.12. 11:35프로필 페이지 이동
의사들이 하는 심리상담은 심리상담사가 하는 상담보다 더욱 취약합니다. 약만 주면 모를까 심리상담까지 한다면 별로 도움을 얻지 못하실 것입니다. 지금도 하나의 질문에 하나의 이유와 하나의 설명이 필요한데, 하나의 질문이 아닌 여러가지의 질문이 주어졌고 거기에 대한 해석은 없이 마음의 상처만 다 헤쳐놓은 꼴이 되었습니다.
최소한 심리상담에는 상담사와 피상담자 간의 역동에 대한 고민(전이, 역전이 등)이라도 있는데 의사가 하는 심리상담은 이러한 부분이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은 것 같네요. 그래서 님께서 불편함을 느끼시는 것입니다. 어떤 면에서 그 의사분도 이미 역전이(상담자가 피상담자로부터 받는 영향)를 경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왜 그런 부분을 묻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주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충분히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뜻이겠지만 그렇지 않고 별다른 이유가 없다면 아무 생각없이 찔러보는 것일 수 있고 그렇다면 자연히 의사선생님도 환자를 통해 영향을 받게 되어버립니다.
선택은 두 가지 입니다. 현재 병원에서 상태를 호전시켜서 더이상 병원을 안나가게 되는 것과 계속해서 병원을 다니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병원을 다니려고 할 때에는 그냥 현재의 병원을 다니되 불편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싶다고 말하시면 됩니다.
정신과 병동이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그만 다녀야 겠다라고 생각하면 그만 하게 됩니다. 계속 다녀야 겠다 생각하면 계속 다니게 되구요.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걷는 것이고 못 걷겠다고 생각하면 계속 못걷는 것입니다. 몸의 문제는 현재 병원이 그나마 오래 다녀서 잘 알고 있을 테니까 마음의 부분만 좀더 의지를 가져보면 병원을 가지않을 정도로 나을 수도 있고 또한 병원을 다니더라도 상처받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다른 병원을 가면 나은가 하면 그렇지도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참고가 되시기를 바라고 마음의 문제를 잘 해결하게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