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서빙 알바생입니다. 이제 한 달 정도 일했습니다.
날짜로는 17일 정도 일했네요.
짧은 기간만 일하고 그만두려는 이유는 매니저님 때문입니다.
전 알바가 아예 처음이라 손도 느리고, 일을 배우는 과정에서 실수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일한지 3일 정도가 되자 매니저님은 제게 '일머리가 없다' 혹은 '손이 느리다'는 등의 피드백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만 봐도 제 수준을 파악하신 거겠죠? 아마 제가 정말 일을 못하고 있는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상 정말 죄송하게 생각했고, 최대한 빨리 일자리에 익숙해지려는 마음으로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1주가 되었을 때쯤, 홀 마감의 순서를 재연해보라는 요구를 하셨습니다. (마감은 딱 1번 해봤었습니다.) 그 전날 마감 순서를 말씀해주셨기에, (메모장에도 써뒀었어요.) 긴장해 떨면서도 순서를 지켜 마감을 재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매니저님은 제 순서에 문제가 있다며 새로운 항목을 추가하시고 기존에 말씀주신 순서와 조금 다른 방식의 마감을 알려주셨습니다.
문제는 그때부터 였던 거 같습니다. 저를 소위 '폐급'으로 정의 내리신 건진 몰라도, 제게 'adhd', '저지능', '경계선', '머저리' 등의 단어를 종종 사용하시며 "혹시 지능 검사 받아본 적 없냐"라는 질문도 수차례 받았습니다.
이때쯤부터 냄새에 대한 지적도 받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선천적으로 땀이 많습니다. 저도 그 문제를 알고 있기에 반드시 하루에 두 번을 씻고, 향수도 뿌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냄새로 여러차례 지적을 받은 전 어떻게든 개선해보기 위해 데오도란트와 섬유탈취제도 새로 구비해 출근을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별로 바뀌는 건 없었어요. "한국인 유전자는 냄새가 없는데, 유학을 해서 백인 냄새가 벤 거 아니냐", 혹은 "개가 뛰어다니고 들어온 냄새가 난다. 나는 꼬순내가 싫다."등의 말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긴장되고 불편한 상황이 반복되던 중, 제가 큰 실수를 하게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대표님의 식사엔 할인이 적용되어선 안되지만, 비즈니스 모임으로 같이 오신 다른 분의 카드를 받아들게 된 저는 지인 할인을 적용해버렸습니다. 매니저님은 대표님과 친분이 있으십니다. 아마 서로 편한 사이일 거예요. 근데 제 실수로 인해 매니저님이 고개 숙여 사과해야하는 일이 생긴 겁니다. 그렇게 전 "대표와 나의 사이를 이간질 하지 말아라"라는 이유로 매니저님에게 손찌검을 당하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전 배움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부족해서 맞은 거고, 부족해서 지적받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매일 열심히 한 덕에 속도가 조금 느릴 뿐 모든 홀 업무와 칵테일 제조, 그리고 와인 오프닝등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토요일의 실수로 어제 다시 손찌검을 당했습니다. 당연히 욕도 먹었구요. 다른 알바가 저지른 실수마저도 제가 뒤집어 썼습니다. 몇가지는 제가 자의로, 어차피 그만둘 거니까 나선 거긴 하지만요. 아무튼, 항상 가게를 위해 핸드폰도 보지 않고 열심히 일한 제가, 하루에 한 시간은 핸드폰을 붙잡고 있는 다른 알바생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는 게 너무 속상하고, 고작 이런 곳에 정신력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만두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일을 잘했더라면, 성격이 조금 유쾌했다면 매니저님이 절 따듯하게 대해주셨진 않았을까? 다 내 탓은 아닐까? 라는 마음이 들어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말이 너무 길어졌네요. 꼭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