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에 있던 남편을 하나님께서 갑자기 데려 가셨어요.
오랜 수술로 부은 얼굴을 보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의 권유를 뿌리치고 남편의 마지막 얼굴을 봐야만 했어요.
그이의 얼굴에는 조금의 원망도 없었고 얼마나 평안한 모습이었는지 부러웠어요.
하나님께 충실했고 가정 밖에 몰랐던 그 이는 정말 잘 살다가 편안하게 하나님 나라에 들어갔네요.
너무 믿어지지 않아요. 아직도 출근하고 시간되면 정확히 퇴근하는 남편을 기다리고 있는 나를 발견해요.
현관문에 놓여있는 그이의 신발들, 여기 저기 그이가 쓰던 물건들은 그대로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그이만 없어요. 그것들이 그대로 놓여 있으면 남편이 언젠가 돌아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근데 나에게는 무엇때문에 이런 고통을 주시나요?
하나님 보시기에 내가 잘못한 것들이 많나봐요?
내 옆에 다정히 이야기 나눌 사람도 없고 너무 외로워요.
밤이면 무섭고 외로워서 많이 울어요. 아침이면 두 눈이 퉁퉁 부어 있곤 해요.
난 지난 20여년의 결혼기간에 온실 속 고운 화초같이 살아왔어요. 남편 벌어다 주는 월급으로 일하지 않아도 됬고 무엇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어요. 영어도 한 마디 할 줄 몰라요.
나는 혼자 살아갈 자신과 용기도 없고 능력도 없어요. 결단력도 없어요.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차도 모르겠고 멍하니 앉아 있을 때가 많아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이대로 그냥 지내도 별 상관 없을 것 같아요.
능력이 없으면 나라에서 다 책임 져 준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아이들한테는 미안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