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션소감] 음악세션 소감문6분짜리 피아노 음악을 받았다. 여전히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두 번 들었다. 밋밋했다. 이걸 어쩌라는 것이지? 다이나믹하고 임팩트한 것이 좋은데.
어느 부분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는지, 몇 분 몇 초 시점인지, 그 때 떠오르는 생각, 추억, 사건 등이 무엇이며 왜?인지를 물었다. 다시 조용히 들었다. 멍하다. 돋보기를 들고 뭔가를 찾아내야만 하는 탐정처럼 집중해서 또 들었다. 역시 그저그렇다. 어쩌라는 거지?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없는데.
떠오르는 장면은, 내가 살던 시골 마을, 연못, 부들 및 물 풀들, 팔짝 뛰는 개구리, 잠자리, 연못가에 서 있는 우람한 호두나무, 내리쬐는 태양, 맑고 화창한 날씨... 난 온 통 텅 빈 마음으로 외롭게 호두나무에 걸터 앉아 있다. 울적하다. 온 동네가 다 텅비었다. 어딘가엔 사람들이 있겠지만 내 눈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있다고해도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여러가지로 상담이 진행되었다. 선악으로, 적용적으로, 관점적으로, 극본적으로 등등. 울고 싶기도 하고, 아하! 그랬었구나! 깨닫기도 하며 점차 속이 후련해진다. 내가 몰랐었어. 난 텅비어 있는 것 같았지만 하나님은 충만하게 임재하셨어. 햇빛, 호두나무, 연못속의 각종 생물들...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요, 허락하심이었어. 하나님은 내가 모르는 그 순간에도 선을 주도하고 계셨어. 하다못해 나무, 풀, 태양, 흙조차도 창조주 하나님의 선하심에 동참하고 있었어. 있으라고 하신 그 자리에 잘 있으면서
그럼 난? 악에 동참하면서 창조주 하나님은 생각도 못하고 외롭고, 울적한 채로 주변을 바라보다가 나무에서 내려와 고개를 푹 숙이고 터벅터벅 힘도없고, 목적지도 없이 걸었어. 그래 맞아. 그 시절에 난 목적지도 삶의 의미도 모르고 살았었어. 악하고 어두운 악의 주도자, 사탄이 있다는 것도 몰랐었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고, 은혜를 이미 다 주셨는데 왜 또 그렇게 살고있지? 정신이 퍼뜩 들었다. 상담 시간은 끝났지만 하나님의 역사하심은 내 속에 계속 되고 있다. 밤에도, 새벽에도, 일을 하면서도... 그렇다. 결과는 너무나 홀가분하고 평안하다는 것이다. 더이상 울적하지도 외롭지도 않다.
남편에게도 자녀들에게도 성도들에게도 화평가운데 온유함으로 다가간다. '우리 아내, 우리 사모님이 변하고 있어요'라는 우스갯소리와 함께. 늘 눈치를 살피던 남편이 편하게 와서 기대어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이제까지 없던 모습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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