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여는 십자 드라이버가 있습니다. 마음의 복잡한 작동을 꼭꼭 숨겨놓은 상자를 여는 도구입니다. 이것만 있으면 거의 대부분의 마음을 다 열 수 있습니다. 때로 육각형 나사나 특수 나사로 만들어진 상자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십자드라이버 처럼 돌리면 됩니다. 맞는 유형에 따라서 대고 돌리면 풀립니다. 그리고 나면 그 속에 있는 마음이 움직이는 과정을 들여다 보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 드라이버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마음의 이상을 알아낼 수가 없습니다. 흔들고 누르고 두들겨 봐도 좀처럼 알 수가 없습니다 오직 이 드라이버를 통해서만 열릴 수 있고 그럴 때에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이버에는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돌리는 방향을 잘못 돌리면 도리어 꼭꼭 잠궈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이 간단한 원리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오른쪽 인가, 왼쪽 인가? 순간 혼란스러워질 때면 잠시 드라이버를 돌리기를 멈춥니다. 그리고 허공에 대고 어느 쪽으로 돌릴 지를 몇 번 연습해 봅니다. 이게 정말 헷갈릴 수가 있는 문제인가? 의아스럽기도 하지만 정말 그렇게 됩니다.
때로는 진짜 황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선풍기를 분해했다가 조립했을 때 돌려 넣는 것이 오히려 빠져나오는 것이 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열심히 빼내는 것 같았는데도 빠지지 않았고 열심히 돌려 넣었는데도 오히려 빠져 나와버렸던 것입니다. 나중에서야 그 상황을 깨닫게 되었고 그 후에야 제대로 돌릴 수가 있었습니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로 마음을 더욱 꼭꼭 숨겨넣게 되는 것은 아닌지 주의해서 지켜봐야 합니다. 단지 돌린다고 해서 다 돌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더욱 마음을 숨기게 만드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노력한 것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타났는지를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욱 난처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나사못 흠이 망가지는 경우입니다. 다시는, 그리고 아무도 돌릴 수가 없게 되어 버립니다. 누군가 내가 그렇게 만들어 놓은 사람은 없었을까요? 두려운 일이지만 바로 그러한 경우만은 피해야 하겠습니다. 나중에 누군가가 다시 도와줄 수 있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