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상담자의 상황으로 들어가면 처음에 맞닥뜨리는 것이 ‘영역’이고 그것이 구분된 다음에 듣게 되는 것이 그 문제의 ‘분류’이다.
과연 그속에서 피상담자는 어떠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가?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그 문제는 어떤 유형에 해당되는가?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피상담자와의 관계가 형성된다. 또한 그 문제를 잘 이해할 수 있을 때에 그에 대한 원인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문제의 분류가 있다.
첫 번째‘순위’의 문제란 어떤 일을 먼저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피상담자에게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할 일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정말 필수적인 일을 하지 않는다면 그의 삶에는 문제가 생긴다. 가장 ‘필수적’인 일을 해야 할 때에 단지 ‘선택적’인 일을 할 뿐이라면 당연히 ‘필수적’인 일을 하지 못하게 되어서 여러 가지 문제상황을 야기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학생이 공부를 해야 할 시간에 게임만 하고 있다든지 직장인이 업무를 해야 하는 시간에 여가활동만 하고 있는 경우가 바로 그런 것이다. 이렇게 ‘순위’의 문제임이 파악되었을 때에는 피상담자가 여러 가지 해야 할 일에 대해 어떠한 우선순위를 매기고 있는지를 알 수 있고 그것을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아낼 수 있다.
두 번째 ‘합의’의 문제는 미래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의미한다. 어떠한 진로의 방향을 잡을 것인가는 단순히 추측과 선호도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많은 정보의 수집과 그 정보의 합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이 없이는 미래에 대한 준비는 소홀할 수 밖에 없고 그러한 소홀함으로 나쁜 결과가 나타났을 때에는 절망하게 되고 이후에도 그와 동일한 실수를 계속 반복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진로에 대한 문제는 주어진 정보와 관련된 사람들간의 통합, 그리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에 가장 좋은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세 번째 ‘선악’의 문제는 가장 선한 것과 중립적인 것과 가장 악한 것 사이의 선택을 의미한다. 선과 악 사이의 선택이야말로 가장 괴롭고 고통스러운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는 자신의 잘못과 다른 사람의 잘못과 어우러지며 더욱 큰 스트레스를 만들어낸다. 그러므로 정확히 어떠한 선택에서의 문제인지를 직시할 때에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또한 옳은 선택을 하고 싶지만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다음 과정인 ‘감정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계속 살펴볼 수 있다.
네 번째인 ‘조직’의 문제이다. 상하의 문제는 조직이나 공동체 혹은 기관, 모임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이다. 한 가정이 조직이 될 수 있고 교회나 직장도 역시 조직이다. 특히 관계의 문제와 조직의 문제에서의 다른 점은 상하 관계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상하 관계가 명확해서 의무와 책임이 분명히 존재하고 외부와 내부와의 단절이 있는 공동체에서 생겨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가 바로 상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문제가 어떤 식으로 일어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고 그럼으로써 그 조직에서의 위치를 설정할 수 있고 정확한 위치가 표현되고 나면 그 다음에 원인을 찾고 그 원인에 대한 상담적인 접근을 시행할 수 있다.
다섯 번째는 ‘관계’ 문제부터는 단순한 개개인의 상황과 고민이 아닌 좀더 복합적인 대인관계와 사회관계에서의 문제가 된다. ‘친밀’문제는 말 그대로 다른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의 친밀도의 문제를 말한다. 하지만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그 관계가 나에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가까운 관계인지 먼 관계인지, 그리고 나보다 위에 있는 관계인지 아래에 있는 관계인지 라는 것들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요소들을 다 종합하여 관계의 지도를 그리고 그 지도를 통해서 구체적인 상황을 구성해 낼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구성을 바탕으로 하여 그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혹은 그 이면에 있는 진정한 문제는 무엇인지를 살펴보게 된다.
여섯 번째는 ‘심층’의 문제이다. 심층이란 마음 속 깊은 곳에 잠겨져 있는 부분을 의미하는데 여기에서는 마음의 문제와 몸의 문제가 등장한다. 마음의 문제가 오래가면 결국에는 몸의 문제가 되고 그럼으로써 생겨나는 문제현상은 단순히 지금까지 보아왔던 다른 주제들처럼 다루어서는 안된다. 깊은 문제이면 깊은 문제일수록 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고 그런 분석을 통해 상담전도의 방향성을 세울 수 있다. 오래된 문제일 수록 방향성을 어떻게 세우느냐가 중요하다. 만약 엉뚱한 방향으로 문제의 해결을 하려고 하다보면 더 큰 역효과만 일으킬 수 있다.
이와 같은 여섯 가지의 요소들은 ‘문제’의 과정에서 피상담자에 대해 적절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게 이해가 되고 나면 각 문제에 대해서 더욱 심층적인 접근이 가능하게 되고 유익한 결과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