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본주의 심리학은 이미 우리 삶에 만연하다. 교육, 문화, 예술, 사회 전반에 걸쳐 이미 깊숙하게 들어와 있어 당연하게 여기는 우리들의 생각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이미 인본주의 심리학의 영향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서점에 가면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과 능력을 찬양하는 인간중심주의에 기반한 책들, 행동수정기법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육아서적들, 가족과의 관계성 안에서 상처를 다루는 가족치료 기반의 책들, 내면과 무의식에 초점을 둔 정신분석이론 기반의 책들을 손쉽게 찾아 볼 수 있다. TV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들과 Youtube 강연들도 이러한 심리학적 상담이론을 상황마다 조합하여 솔루션을 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최근 나의 삶에 가장 근접하게 와닿아 있는 심리상담의 영향력은 아마도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그림책이 아닐까 한다. '인성교육'이 화두에 오르면서 인성교육을 위한 유아그림책이 많이 출간되었는데 대부분 인지행동주의적, 인간중심적 관점에서 쓰였기 때문에 읽으면 읽을수록 책의 관점이 과연 아이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지 고개가 갸우뚱 해질때가 있다. 이를테면 고집을 꺾어야 하는 이유를 "내가 고집을 부렸더니 온 가족이 고생을 했고, 먹고싶은 음식을 끝끝내 먹었으나 맛이 지독히 없었다. 따라서 다음부터는 고집을 부리지 말아야 겠다." 와 같이 설명한다. 또는 "내가 게임을 너무 많이 하자, 엄마는 나보다 더 오랜시간 게임을 하고 집안일을 하지 않아서 집안이 난장판이되고 날 돌봐줄 사람도 없다. 따라서 게임을 하지 말아야 겠다." 와 같이 이야기가 전개된다. 또는 도둑질을 하면 안되는 이유를 "나는 이제껏 열심히 도둑질을 했는데 막상 내 물건을 도둑질 당해보니 기분이 무척 상한다. 따라서 도둑질은 나쁜것이다"와 같은 흐름이다. 아이들의 그림책 이면에 있는 심리학을 생각할때 이 책이 결론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인지, 따라서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찬찬히 돌아볼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