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증세가 대인적인 것이 있고 개인적인 것이 있습니다. 대인적인 우울증은 인정, 존경, 지배 등의 욕구를 추구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우울증은 유익, 편안, 쾌락 등을 추구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인적인 우울증을 가지게 되면 말씀하신 것과 같은 성욕감퇴를 불러 일으킵니다. 성욕감퇴란 개인적인 욕구인 쾌락의 욕구와 연결되어 있는데 이 쾌락을 추구하려는 마음이 이미 다른 대인적인 욕구로 변형되어서 더이상 그것을 추구할 마음이 없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무엇인가에 매우 놀라서 기가 질린 상태에는 온몸의 힘이 다 풀려버리게 됩니다. 그와 같이 의욕자체가 상실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성욕이 생길 리가 만무합니다. 오히려 생기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지요. 우리 몸은 매우 정교하고 합리적이어서 배가 부르면 더이상 먹게 되지 않는 것처럼 이미 다른 욕구가 고도로 자극되어버리면 다른 욕구는 자연히 사라지게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이런 반응은 사실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현재 님께서는 그렇게 우울증의 성향이 성욕과는 정 반대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우울증을 먼저 치료하셔야 다시 원래대로의 성욕을 가지실 수가 있습니다. 몸이 아플 때에는 성욕 자체가 생겨나지 않는것처럼 현재 마음이 아픈 상태이기 그렇다는 점을 기억하시고 우울증 치료에 힘을 기울이셔야 하겠습니다. 우울증의 치료된 상태는 더이상 우울하지 않다가 아니고 삶에 기쁨과 소망이 생겨나는 상태입니다. 우울했다가 우울하지 않는 것은 다만 상처를 덮고만 있는 것뿐이라는 점을 꼭 기억하셔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