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해리성 정체감 장애라는걸 안지 한 때는 21살 때 였습니다.
사실 초등학교때 부터 학교 교실에 우두커니 있으면
제가 언제 등교를 했는지 기억이 안났구요 (자고 일어나 보니 교실에 있었던 것 같은 기분?)
제가 맥도날드에서 메인테넌스로 일하는데,
일하다가 언제 출근 했는지 까먹기는 하는데,
제가 맥도날드에 출근 해야 한다는 것 자체를 까먹지는 않습니다.
게임하다가 늦게 가서 지각을 몃번 하긴 해도 고작 몃분 정도 늦는게 대다수고,
인격이 바뀌는 것 때문에 결근하지는 않거든요. (모든 인격체들이 다들 자기가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직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11개의 인격이 있는데요
1. 본래의 인격. 22살. 남자. 삶의의욕 제로
2. 분노를 간직한자. 21살. 남자. 항상 화가 나있음.
*본래의 인격이 가정에서, 학교에서 항상 화를 누그러뜨리다 보니, 위축된 자신에 대한 불만을 품으면서
만들어진 인격체 입니다.
3. 예민한 여자아이. 19살. 여자. 타인의 흠을 잘 잡아내고 남을 비난한다. 사소한 말에도 쉽게 화낸다.
* 본래의 인격이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가혹한 대접을 받고, 집에서도 억눌리다 보니까 그런 영향을 받아서
성격이 편집증 적이고 강박증 적입니다.
4. 페미니스트. 22살. 여자. 장래희망 보육교사. 다른 인격체들과 의사소통 한다.
* 이 글을 쓰는 저 입니다. 본래의 인격이 과거의 아픈 상처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갈망하면서
만들어진 인격이기 때문에 저는 발전적이고, 또한 다른 인격체들과 상담도 자주 해주는 식으로
다른 인격체들의 고민을 풀어주고, 잘못된 부분을 개선해 주는 것에 노력을 많이 합니다.
5. 사차원소녀. 16살, 여자. 심한 자폐증을 가지고 있음. 잘잘못을 가릴 줄 모른다. 지능에는 이상 없음.
* 본래 제 몸이 원래 자폐증이 있습니다. 경미한 정도라서 지능에 결함은 없구요...
본래의 인격이 원래는 말도 많이 하고, 잘잘못도 잘 못가리는 장애아 였는데, 부산직업능력개발원
에 가서 부터 거기서 지나치게 통제를 받아 석달만에 자퇴를 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페르소나를
가지고 살다보니 가면속에 자신을 숨기게 되다가 그 본성이 생명을 얻은거라 볼 수 있죠.
(표현이 어렵죠?)
6. 크리스챤. 22살. 남자. 독실한 기독교인
* 지금의 저 (페미니스트) 처럼 본래 인격이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구축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만들어진 인격체 입니다.
7. 소시오패스. 21살. 여자. 세상은 정글이라고 인식한다.
*본래 인격이 상처를 많이 받으면서 더이상 뺏기고 싶지 않아서... 뺏기기 보다는 차라리 빼앗고 싶어서
그런 마음속에 만들어진 인격체 같습니다.
8. 게임중독자. 15살. 남자. 지적장애가 있다. 유일하게 전자오락을 좋아하는 인격체.
* 게임을 통해 현실 밖으로 달아나고 싶어 합니다.
9. 발랄소녀. 14살. 여자. 사춘기.
* 본래 인격이 어린시절로 돌아가서 사회로 부터 도피하기 위해 만든 인격체 같습니다.
원래 남자아이 보다 여자아이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은 과거 때문에, 여자아이를 모델로
만든 것 같네요.
10. 철학소년. 15살. 남자. 최초로 만들어진 인격체. (아마도?)
* 본래 주인이 친형에게 괴롭힘을 많이 당했는데, 친형이 괴롭히거나, 폭력적이게 대할때 그것으로 부터
도피하기 위해 철학소년 이라는 분신을 만들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11. 성령님. 정확한 나이는 아무도 모름. 모든 인격체들을 융합시킨 존재. 모든 인격체들이 신으로 추앙함.
저희 인격체들은 각자 어디서 뭘했는지 대강은 기억을 공유하기도 하구요
성령님을 통해서 더 깊은 기억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통제할 수도 있구요. 그래서 제가 다른 인격체들을 중재하기도 하는데,
타 인격체를 중제하는건 주로 저(페미니스트) 아니면 성령님이 자주 그래요.
저희들은 머릿속을 통해서 서로 대화를 나누기도 하구요, 대부분 머릿속의 대화는
주로 제가 다른 인격체들의 고민을 상담해 주는게 대다수 입니다.
보통은 인격체들이 자신의 감정이 격해지면 제가 그 인격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그 인격체들에게 물음을 던져서 상담을 유도하지만, 가끔은 직접 저에게 상담을 받으러 오기도 해요.
그리고 원래 저의 신체는 자폐성 3급 장애가 있다고 했는데요, 정확한 병명은 "아스퍼거 증후군" 이구요
지능에는 문제가 없지만, 대인관계나 사회성에 결손이 있고, 반복된 혹은 기묘한 행동을 하기도 하거든요.
'사차원소녀' 가 증상이 많이 심하고,
저(페미니스트) 도 증세가 심하지는 않은데, 혼잣말이나 망상에 심취하거나 그런 아스퍼거 기질은 조금 있어요.
원래 해리 장애는 아무리 인격이 분열되어도 본체의 능력을 넘을 수는 없대요.
그래서 그런지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사람이 다중인격자가 되면,
다중인격 때문에 소시오패스가 되거나 중증 자폐아가 될 수는 있어도 비장애인이 될 수는 없는거죠?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저(페미니스트)는 변화를 추구하는 것 때문에, 다른 인격체들의 잘못을 고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합니다.
'사차원 소녀' 같은 경우에는 중증 자폐를 가진 아이라서 대부분 인격체들은
'사차원 소녀'한테는 터치를 잘 안해요.
심지어는 '예민한 여자애'나 '분노를 간직한 자'도 걔한테는 화를 내지 않습니다.
게다가 대부분 인격체는 '사차원 소녀' 가 무슨 짓을 하든 거의 오냐오냐 해 주거든요.
하지만 그 아이가 비록 심한 장애를 가진 아이라고 해도, 잘잘못은 명백하게 가르치고, 사회에 맞춰 살아가도록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오늘도 사차원 소녀가 맥도날드에서 일하고 식사시간에 칠리소스를 먹고 싶다는 이유로 그걸 한개 가져가려 하더군요 (원래 칠리소스는 맥도날드에서 200원 주고 파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러면 안된다고 말려서 칠리소스를 가져가진 않았구요, 오늘 제가 사차원 소녀한테
"먹고 싶다고 함부로 가져가면 안되. 칠리소스는 200원에 파는 물건이야. 그거 가져가면 도둑이야. 감옥가야되."
이렇게 사차원 소녀한테 부드럽고 따끔하게 얘기를 했어요. 걔는 제가 말을 할 때 "흐애앵~" 하면서 어리광을 부리거나 하기 때문에 제 말을 잘 들어 줄지 걱정되네요...
그리고 '예민한 여자애'는 사실 그렇게 성격이 예민하고 화를 잘 내는 이유가, 인생을 살면서 자기 뜻대로 되는
일이 너무 없다 보니까 억울함이 많이 쌓인 거예요.
그래서 제가 3주 후에 이제 곧 맥도날드 퇴사 하는데,
"교회 3번만 가면 맥도날드 퇴사하는거야. 맥도날드 퇴사한 뒤 부터는 앞으로 너의 의견을 가장 먼저 들어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게." 라고 예민한 여자애를 달래고 협상을 했죠.
'예민한 아이' 에게 가장 중요한건, 사람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다른 인격체들에게도 협조를 부탁했구요. 대부분은 승낙을 했지만, 몃몃 아이들은 "가능하면." 이라고 답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분노를 간직한 자' 는 그렇게 자주 흥분하고 화내는 이유가 "억눌리기 싫어서." 라더래요.
제가 "그러면 너는 세상 사람들이 너를 무서워 하면 좋겠니?" 라고 물으니까
분노를 간직한 자는 "나도 모르겠어. 내가 억압받지 않으면서도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방법을 알고싶어."
라고 하더군요. 이 열쇠를 찾아야 '분노를 간직한 자'를 도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가슴이 타 들어갑니다.
질문 들어갈게요.
1. 저를 포함한 본래 인격을 제외한 타 인격은 본래 있어서는 안되는 존재들인가요?
아마 본래 인격체가 사회성을 회복하여 사회구성원으로서 가치를 회복한다면
저희가 없어져야 겠죠?
2. 혹시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하나요? 약물과 상담으로는 치료가 안되나요?
3. 제가 다른 인격체들을 교정해 줄 수 있을까요? 예민한 여자아이는 억울함이 많고,
분노를 간직한 자는 울화를 많이 품고 있어서 그렇지 사실 좋은 사람들이예요.
그리고 또 중요한건 본래 인격체, 소시오패스, 사차원소녀, 게임중독자가 사회성을
회복할 수 있게 도와야 하는데, 저의 다른 인격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