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 친구(동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기억이 있는데, 그게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서 계속 앓다가
자해, 자살시도, 환시, 환청 등을 겪은 후에 상담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상담치료를 받으면서 그 아픈 마음상태를 공유하여 해결책을 찾는다-
라는 그런 순조로운 전개면 좋겠습니다만,
지금 상담치료를 몇 년째 받고있는데 상담가에게 그 성폭행을 당한 과거에 대해서
한 번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굉장히 단순합니다. 수치스럽고 비웃음 살 까 봐요.
상담 받기 전, 정말 믿고있었던 베스트프렌드 두 명에게 겨우겨우 말했었는데 돌아온 대답이
'실은 너도 기분 좋았던 거 아니야?'
'남자가 어떻게 성폭행을 당하냐?'
라는 대답 들은 이후로 상담가도 그렇게 생각할까 봐 말을 꺼낼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데 이 과거를 상담가와 공유해야만 제가 전보다는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쉽게 안 됨과 동시에 이 당한기억이 요즘들어 갑자기 더 구체적으로 생각이 나기 시작하면서
최근부턴 계속 이 악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환청으로 그 친구의 목소리도 들리고
심지어 이젠 제 3자의 위치에서 들리는건지, 제가 우는소리에 희미하지만 신음소리까지 들리더라고요
부모님과 상담가는 제가 지금 상담치료가 굉장히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나 이제 아무렇지도 않다'라는 듯 대하는 것도 이제 점점 지치려고 해요
차라리 이렇게 가다가 확 죽어버리면 좀 편하지 않을까 생각도 해보고
그러기엔 부모님이 상처받으실까봐 망설여지고
그런데 지금 자신은 다시 생생하게 기억나기 시작하는 과거에 돌아버릴것같고.
비공개로 설정할 수 있어서 편하네요.
그냥 하나만 알려주세요. 부모님께 상처줘도 제가 죽어야 이 고통이 끝날 지,
아니면 (얼굴에 철판 깔고 과거를 상담가에게 말하는 것 이외의) 다른방법이 있는 지.
답변
사람은 사건이 이해되지 않으면 감정이 생기게 됩니다. 이해되지 않은 사건들이 많이 생기면 더욱 많은 감정들이 생기게 되고 이 감정들이 뭉쳐서
덩어리가 됩니다. 감정 덩어리들이 뭉쳐서 마음으로 감당하기 힘들게 되면 마음 깊은 곳으로 가라 앉아 몸과 마음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우울증,
두통이나 불면증이나 소화불량이나 틱이나 화병이나 강박증이나 무기력증세.........을 겪는 것을 심층문제라고 부릅니다.이해되지 않은 사건들을
각 사건별로 풀어 각 사건에 의미를 붙여 이해하면 감정이 풀리게 되고 모든 사건이 이해되면 심층문제가 해결됩니다.
형제님은 과거의 성폭행 기억을 떨쳐 버리지 못해 우울증을 겪고 자해나 자살시도나 환청 환시등을 보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그런 어려움을
겪는 이유에는 수치심이 크게 작용하고 있네요. 수치심을 느끼는 이유는 형제님이 원하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폭행을 당한 일도 원치 않는 일이었고 가장 친한 친구들에게
자신의 괴로움에 대해 힘들게 이야기 했는데 그 친구들로부터도 아픈 마음을 이해받지 못하고 너도 기분 좋았던 것 아니야라던가 남자가 어떻게
성폭행을 당하냐라는 원치 않는 대답을 들은 것이, 상담가나 부모님에게 괴로움을 털어 놓고 이해받고 위로받고 그 일을 떨쳐 버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를 생각해 볼 수 없는 계기가 되었고요. 원하는
것을 버리고 진짜 해야 하는 일을 할 때 수치심을 떨쳐버리고 평상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교통사고로 다리 하나를 잃었습니다. 그렇다고 좌절하고 절망하여 죽으려고 생각하지 않고 재활하여 혼자 걷고 움직일 수 있 수 있게 되었고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며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형제님이 동성친구에게 성폭행 당한 사건이 왜 그렇게 괴로운지 생각해 보세요. 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세요. 부모님은 형제님이
당한 괴로움과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고 위로하고 감싸 주시고 보듬어 주실 수 있는 분들인데 그분들에게 말하지 못하고 부모의 마음에 상처를
주면서까지 죽으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을 원하기 때문인지 생각해 보세요. 그 원하는 것이 형제님을 수치심과 절망감에 빠지게 하므로 그것을 버려야
합니다. 형제님에게 악한 행동을 한 친구는 자기 죄에 대해서 댓가를 치룰 날이 있습니다. 그 친구의 죄로 인해 형제님이 할 일을 못하고
죽는 것은 자신에게도 부모님에게도 친구들에게도 해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사람이 살면서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고 나쁜 일도 겪지만 사람은
그것을 극복하면서 사는 것입니다. 형제님이 정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말고 효도하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찾아서 실천하고자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이지선씨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 55도의 화상을 입었습니다. 죽음을 넘나들며 화상치료를 했는데 의사는 치료가 되어도
사회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선씨는 하나님 은혜로 죽음을 넘어섰고 의사의 말과는 반대로 사회에 나왔습니다. 힘들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그들을 절망감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고 소망 가운데 살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선씨는 과거의 얼짱
시절로 돌아가고 싶으냐는 질문에 자신은 지금이 좋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