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어떤가 해서 직접 가본 미국내 한인사회에서의 상담상황은 그야말로 불모지와 같습니다. 만나는 목사님마다 잡고 물어보아도 상담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고들 하십니다. 상담은 커녕 제대로된 심방도 존재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기본적인 삶의 영역에 대한 질문은 금기시되어있고 신분문제, 경제문제, 가족문제 등등은 항상 비밀에 붙여져서 본인이 말하지 않으면 절대 끄집어낼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꺼내는 사람들도 없습니다. 현재 한국은 그나마 열려있어서 자신의 문제를 답답해하면서 말하기도 하지만 이곳 미국에 거주하는 분들은 많게는 4,50년, 적게는 1,20년씩 살아오신 분들이라 한국에서 자신의 문제를 전혀 말하지 않던 경향이 있어서 그대로 미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자신이 떠났던 때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한인사회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여전히 마음의 문제는 자기 자신이 짊어져야 하는 짐이라고 생각하기에 결국에는 스스로 해결하려다가 추락해버리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한인사회에서의 상담의 낙후성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해야할 지 고민입니다. 일단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고 제가 미국내 한인사회에 대해 사명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뭘 어떻게 할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거주하면서 한인들을 섬길 수 있는 사명이 있는 분들이 나타나기전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이 나타난다면 상담을 가르쳐서 한인사회를 위한 사역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제 자신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 미국사회로 들어가보아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되었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TV에서까지 들고나와서 자유롭게 말하고 고민하며 조언을 들을 수 있는 미국사회엔 과연 무엇이 그런 상담적 환경을 가능하게 하는지를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그 상담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일단 시작될 수 있다는 환경 자체가 놀랍고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당연히 심리학적 상담이겠지만 (이곳 서부에서도 웨스트민스터의 성경적 상담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더군요) 그로 인해서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보려고 합니다. 틀림없이 아무런 선한 열매가 없을 텐데 왜 그렇게들 교회에서조차 심리학 상담에 집착하는지, 정말 방법을 몰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심리학 방법이 자신들을 즐겁게 해준다는 것을 알고 그러는 것인지를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이래저래 성경적상담학은 앞으로 좀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심리학 상담이 판을 치고 그 상담이 한계에 부딪쳐야만 그 다음에 새로운 대안으로 성경적 상담학이 주목받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성경적 상담에 대한 간절함이 있을 때 성경적 상담은 모든 목마름을 채워주는 온전한 샘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