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급 상담실습] <35> 초등 5학년 남아 매일 학교 가는 걸 걱정해요  

<35> 초등 5학년 남아 매일 학교 가는 걸 걱정해요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매년 한번 씩은 학교 갈 때 울면서 학교 과제라던지 아님 얼굴 상처라던지 뭐 그런 걸로 학교 가는 게 걱정스럽다며 했어요. 그래도 일주일 이상은 길게 가지 않았구요.

그런데 5학년 들어서면서 새 학기도 아닌 5월에 갑자기 학교과제를 들먹이면서 울면서 학교가기 걱정된다고 학교 가는 길에 다시 돌아 오기도하고 결국 못 간 날도 여러 날 되요 ㅜㅠ 벌써 한 달이 더 넘어 가고 있네요... 초기에 심했을 때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토할 거 같다고 잠도 일찍 깨고 잘 먹지도 않고...

그런데 막상 아침에 울어도 학교에 가면 평소처럼 잘 웃고 친구들이랑 놀고 하교 후에도 놀고 오고 합니다

기분 좋으면 평상시처럼 장난도 잘치고 잘 웃어요. 근데 다음날 학교 갈 생각하면서 또 축 쳐지면서 울어요

왜 그러냐고 물으면 하루는 과제 그게 또 해결되면 그 다음날은 짝 바꾸기 등등 이유도 매번 바뀌네요 그리고 항상 친구들이 하는 말에 민감해 해요 결석한 다음 날은 왜 안 나왔냐고 물어보면 어떡하지? 하고 또 걱정해요. 하도 힘들어 하길래 한약도 지어먹이고 상담도 받고 학원도 다 그만 두었어요.

하고 싶은 거(게임) 왠만하면 다 들어주려고 했는데 본인 기분 좋을 때만 좋고 똑 같아요

원하는 거 다 들어주려고 별말 안 하는데도 고쳐지질 않아서 아빠가 결국 학교 안 간 날 엄청 혼내고 매도 들었어요. 근데 그때뿐이에요 아빠한테 겁만 내고.. 다음날 하루 잘 가고 또 울고...

오늘도 학교 갈 준비 다하고도 문 앞에서 발을 안 떼고 저만 보고 울고만 있더라구요 결국 학교 걸어서 5분거리를 차로 태워서 담임선생님이 데리러 와서 교실 들어갔어요.

제가 가니까 버티는 거 포기하고 선생님 따라 들어갔대요. 내일 또 그럴까봐 이젠 제 맘이 더 힘드네요.

사춘기인건지...학교공포증인지...청소년우울증인지...도통 알 수가 없네요 본인도 딱히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건 아니라고 해요... 조언 꼭 부탁드려요

소원상담센터 상담사 오미자입니다.(분석적 해석)

어머니 말씀대로 사춘기일수도 학교 공포증일수도 우울증일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런 상태가 진행되어 치료를 요하는 우울증이 되기 전에 빨리 해결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위의 글에서 여러 유효한 말들로 아이의 상태를 추측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울면서’, ‘걱정된다며’ 등과 같은 말은 아이가 뭔가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말 하지 않아 모를 뿐입니다. 아이가 이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말하기가 어려운 것이지 이유 없이 그러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점을 엄마는 알아두셔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토할 거 같다고 잠도 일찍 깨고 잘 먹지도 않고’ 라는 증상은 아이가 심각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마음의 병이 몸으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이유 없다는 아이의 말보다 진심을 읽어 보셔야 합니다.

또한 ‘학교 과제라던지 아님 얼굴 상처라던지 뭐 그런 걸로’, ‘학교과제를 들먹이면서 울면서 학교가기 걱정된다고’ 라고 아이가 표현하는 것은 그것들을 통해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로 인해 혹시 아이들 속에서 겪는 어려움일 수 있습니다. 아니면 학업을 따라가기가 어려워 반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원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해서 아이 스스로 친구들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지요.

가장 중요한 의미의 말은 다음과 같이 ‘항상 친구들이 하는 말에 민감해 해요 결석한 다음 날은 왜 안 나왔냐고 물어보면 어떡하지? 하고 또 걱정해요.’ 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친구들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염려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매사에 자신이 없고 걱정이 앞서는 것입니다.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친구들의 평가에 자신의 가치를 두는 것입니다. 이처럼 5학년 시기는 타인과 어울려 사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많은 시기입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 보다는 남들의 시선을 두려워하여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하고 그로 인해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그 상황을 피하려고 하는 성향을 보입니다. 어머니도 아이가 보이는 증상보다는 속으로 앓고 있는 마음의 고민을 알아보려고 노력해 보세요. 아이가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세요.

‘하고 싶은 거(게임) 왠만하면 다 들어주려고 했는데 본인 기분 좋을 때만 좋고 똑 같아요

원하는 거 다 들어주려고 별말 안 하는데도 고쳐지질 않아서 아빠가 결국 학교 안 간 날 엄청 혼내고 매도 들었어요. 근데 그때뿐이에요 아빠한테 겁만 내고.. 다음날 하루 잘 가고 또 울고...‘ 이 문장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들어주거나 혼을 내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일시적입니다. 아이가 갖고 있는 마음의 고민을 해결해 주셔야 아이를 위한 위로가 진정한 위로가 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5학년이 되면 천진한 아이에서 뭔가 남을 의식하고 자신에 대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굉장히 민감해 합니다. 나름대로의 안목이 생겨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느낄 때입니다. 본인도 딱히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엄마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아이만의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알아야 문제 해결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상담도 받아보았다고 하셨는데 다른 관점으로 다시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부디 아이가 즐겁게 학교생활을 이어가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