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2사례연구법] 자가상담 과제물

자가상담

Vicious circle of folly / 어리석음의 악순환

1. What is your situation? / 당신은 어떤 상황에 있는가?

현재 내 속의 가장 큰 문제는 ‘분노’이다. 이상하리만큼, 마음 속에서 ‘분노’가 올라온다. 그리고 그러한 ‘분노’는 내 가정에서 표출되고 있다. 벌써 최근에도 몇 번 집에서 얼굴이 벌개지도록 분을 내었다. 그리고 소리를 질렀다. 상대는 4살 난 딸이었다. 이유는 분명했다. 딸이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지나치게 화를 내었다. 말을 듣지 않았던 것도 다른 것이 아니라, 밥을 먹지 않는다는 것뿐이었는데, 나는 밥을 먹지 않아서 병(혈소판 감소증)이 났고, 병이 나으려면 밥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밥을 먹게 해야 했다. 하지만, 밥을 먹게 하기 위해서 분을 내었다기 보다는, 분이 분을 낳았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소리를 지르면서, 나는 더 흥분되었고, 매를 때리면서, 더욱 분노했다. 아이가 자지러지게 우는 모습을 보면서도, 울음을 그치라는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더욱 화가 났다.
이러한 내 모습을 보면서 놀라는 사람은 내 아내이다. 어쩌면 그렇게 애한테 잔인하게 할 수가 있느냐고 한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나도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정말 흥분했을 때에는 덩달아 아내에게까지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때로 직접적인 분노의 대상이 아내일 경우에는, 정말 심하게 다툰다.
혼자 있는 어떤 때에는 상상 속에서 내 분노의 모습을 스스로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끝없는 상상 속에서 대상이 지나가는 사람이나, 나를 해치려는 사람이나, 혹은 미지의 적들에 대해서 그들을 잔혹하게 무찌르는 상상을 한다. 그리고 그러한 상상 속에서 나 자신도 너무나 끔찍해서 몸서리를 친다. 그래도 여전히 그러한 생각이 꼬리를 문다. 이미 머릿 속에서 나는 분노와 공격성을 감출 수가 없다. 억제할 수가 없다. 삶에서 나타나는 것은 그 모든 분노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도대체 왜 나는 이러한 ‘분노’를 갖고 있는 것일까? 나 자신도 이해할 수가 없다.



2. How are you reacting? (behavior? thoughts? emotions?) /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행동으로? 생각으로? 감정으로?)

나는 먼저 딸아이가 밥을 먹지 않는 상황에 직면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아이가 밥을 먹는 것이다. 하지만, 딸은 밥을 먹지 않는다. 그래서 엄하게 말한다. 밥을 먹으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딴청이다. 자꾸만 밥은 먹지 않으면서 대답만 그러겠다고 한다. 그러한 모습을 보고 있다가, 속이 뒤집힌다. 소리를 지른다. 그래도 말을 안들으면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린다. 내 말을 듣지 않는 딸아이가 밉다. 내 뜻대로 할 수 없다는 것에 화가 난다. 어떻게 해서든지 내 뜻을 따르게 해야 겠다. 그래서 매를 댄다. 매를 대도 뜻대로 할 수 없게 된다는 상황이란 생각할 수도 없다. 그것은 내 권위에 대한 도전이다. 그러한 도전을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 내겐 내 권위와 순종케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그래서 감정적인 폭발도 자제하지 않는다. 그런 모습을 보여주어서 말을 듣게 할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한번은 너무도 화가 나서 구두 주걱을 땅바닥에 내리쳐서 부숴뜨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러한 분노와 함께 위협도 가한다. ‘ -하지 않으면, -게 될 거야’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러면, 딸아이는 울면서 말을 듣게 되고, 도저히 말을 듣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화를 내지 않는다. 아내에게도 결혼 초에만 심하게 대했지, 이젠 그러지 않는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는 때에도 말을 조심하려고 애쓴다. 내 말을 듣게 하거나, 혹은 내 뜻을 관철시키려는 노력을 쉽게 포기한다. 아내 이외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직까지 그렇게 흉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그래서, 내가 집에서 딸에게 그렇게 대한다는 것을 알면, 다들 놀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유독 아이에게만 그렇게 심하게 대하는 것 같다. 분명 귀엽고 사랑스럽고 예쁜데, 말을 듣지 않을 때면 저런 성격을 반드시 꺾어 놓아야 하고, 꼭 말을 듣게 만들어야 한다는 각오 같은 것이 생겨난다. 그렇지만 이것은 내가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나 부끄러운 생각이며, 후회스러운 행동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 심지어 이글을 쓰고 있는 오늘 아침에도!



3. What do you expect, demand, crave, or behave? / 당신이 기대하거나 요구하거나 갈망하거나 실제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내 마음 속에 표면적으로 그렇게 분노를 나타내는 이유는 그래야 아이의 버릇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때려야 사람이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냥 모든 것을 다 받아주면, 나중에는 고집과 성격을 잡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버지는 적절히 무서워도 된다고 생각한다. 어머니는 편하기만 하고 무섭지 않아도 되고, 아버지 만큼은 무서운 마음이 들어야 나중에 커서도 나쁜 짓을 하지 않고, 부모에게 순종하는 아이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화낼 때에는 화내더라도, 좋을 때에는 잘 대해주면 그만이라는 생각도 든다. 기분좋을 때 잘 놀아주면 그만큼 아이도 아빠를 잘 따르는 것 아닌가. 이것은 자녀 교육에 있어서 당근과 채찍인 것이다.
그렇지만, 다시 한번 자세히 생각해 본다. 정말 나는 그런 모든 것을 생각하면서 그렇게 심하게 분노하며 행동하였던가? 어떤 때에는 이런 눈을 크게 뜨고 심하게 질책하면서 소리지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교육상 안좋을텐데 라는 마음 한 구석에 걱정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흥분할 때로 흥분해 있는 상태로,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때릴 때에도 주로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때리는데, 때리다 보면 더 과격해져서 정말 심하게 때리는 경우도 많다. 한 두 대만 때려야지 생각했다가도 때리다 보면, 대여섯대를 때리고 있는 나자신을 본다.
정말로 내 마음 속에 들어 있는 것은 ‘자녀 교육’의 목표는 아닌 것 같다. 만약 그렇다면, 그렇게 비교육적인(내가 지금 생각해도) 거친 모습을 보여주지 말았어야 했다. 오히려 내 말을 듣지 않는다는 데에 관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나는 한번 말하면, 아이가 그 말을 딱 들어주기를 바란다. 아무런 저항과 반대없이 그대로 복종해주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것을 지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실현시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아버지로서 자연적으로 갖는 권위와 위엄 이외에도 인위적으로 얻는 복종과 순종을 요구한다. 특별히 자식에 대해서 이러한 집착이 강한 것이다. 그것은 내가 아이에 대해서 ‘왕’으로 군림하기를 원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명령 한 마디면 즉시 실행될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키우고 싶었던 것이다.
이러한 ‘권위’에의 집착은 처음엔 아내에 대해서도 강했다. 아내는 나와 동갑이었지만, 교제시절부터 나는 내게 존댓말을 써줄 것을 원했다. 그때에는 무척 열애중이어서 쉽게 가능했다. 그런데, 결혼 후에 아내는 변해서(아내가 변하기 전에 내가 먼저 변했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별로 공손함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결혼 초에는 많이 싸웠다. 아니 내가 화를 많이 내었다. 그런데 이후에는 내가 싸움에 지치고 힘들어서 그 권위를 포기해 버렸다. 내 모습에 대해 나 자신도 부끄러운 부분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아내에게는 그렇게 ‘군림’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딸에게는 이 부분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렇게 가혹하고 심하게 대했던 것 같다.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이런 마음이 적용되었다.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이 대드는 것을 참지 못했고, 나이가 어린데도 대우해 주어야 하는 것을 견디지 못했다. 그런 일을 할 바에는 차라리 혼자 있는 것이 편했다.
어렸을 적부터 나에겐 부모님의 지대한 관심과 사랑과 그리고 인정함이 있었다. 무엇을 해도 괜찮다고 했고, 늘 인정하며 존중해 주셨다. 집안 일들도 내가 직접 하기보다는 어머니가 해주시거나, 아니면 아버지가 직접 하셨다. 그렇게 커왔던 나로서는 내 ‘권위’를 인정해 주지 않는 사람들이나, 환경이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 권위를 추구하려고 했고, 그런 권위를 추구하지 못할 때에는 더욱 위축되었다. 내 마음속에는 이기적이고 내 주장대로만 하고 모든 사람에게서 섬김을 받으려는 악한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생기는 분노와 격한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4. What are the consequences? / 그 결과는 무엇인가?

딸에게 대해서 나는 무서운 아빠가 되버리고 말았다. 좋을 땐 좋다 하더라도 아이는 분위기가 안좋다고 생각이 되면 슬금슬금 피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가 너무 겁이 많아졌다. 조금도 부모 곁을 떠나려고 하질 않았다. 특히 ‘아저씨’를 그렇게 무서워한다. 내가 화가 나 있을 때면, 가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아빠가 아저씨 됐어” 화난 아빠는 아저씨가 되고, 그 아저씨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그 아저씨는 모든 어른 남자들에 대한 공포가 되고, 격리 될 때의 불안함을 만들어 내었다. 그래서 조금도 떨어질 수가 없고 늘 옆에 있어야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화가 나서 때리고 혼나고 그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꼭 안아달라고 하고 용서해 달라고 한다. 또 무슨 일만 생겨서 혼이 나겠다 싶으면, 얼른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말은 안듣지만, 이런 말로써 상황을 수습하려고 애쓴다. 그리고 그렇게 했을 때에 받아주지 않으면, 애처롭게 운다.
나는 ‘아버지’의 상을 완전히 공포스러운 모습으로 만들어 버렸다. 무섭지만 자애로운 아버지가 아니라, 나의 화날 때의 표정과 행동과 거친 말들은 아이에게 도저히 씻을 수 없는 깊은 기억을 각인시켜 놓았다. 그리고 심하게는 대인 공포증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모르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까지도 만들어 놓았다. 뿐만 아니라, 아이는 혼자서 놀면서 어떤 때에는 내가 했던 그대로 행동하면서 놀기도 한다. 인형을 데리고 놀 때에도 심하게 때리기도 하고, ‘죽어’라고도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쉽게 짜증을 낸다. 무슨 일이 잘 안된다 싶으면, 그냥 자지러져 버리거나 다 집어 던져 버린다. 신경질적이고 과격하게 반응하고, 조금도 참지 않는다. 그 모습 때문에 또 혼이 나기도 했지만,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내가 한 일에 대한 결과이다. 지금까지의 자녀교육은 실패로 돌아갔다.
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이러한 ‘권위와 섬김받음’에의 집착은 대학생활을 우울한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나는 나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선배대접을 해야 하는 상황을 견디지 못했고, 그래서 과모임이나 써클활동을 오래 하지 못했다. 혼자 다니거나 아니면 동기들하고만 어울렸다. 스스로 위축되었고, 사람들과의 모임을 즐기지 못했다. 더욱 비사교적이 되어 버렸다. ‘권위’에의 집착은 나 스스로를 고립시켜 버렸던 것이다. 



Gracious circle of wisdom / 지혜의 은혜로운 순환

5. What does God reveal relevant to you & your situation? /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그리고 당신이 처한 상황에 맞도록 보여주시는 것이 무엇인가?

하나님께서는 진정한 권위자가 누구인지를 보여주신다. 그것은 나 자신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뿐이시다. 나는 아직 하나님을 진정한 권위자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니, 하나님께서 내 삶의 영역에 대해서는 잠시 잊어주시기를 더 원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삶의 현장에 대해서도 하나님께서 주인이심을 잊어버리고 내가 그곳에서 주인행세를 하였다. 그리고 그 권위에 도전하려고 하는 모든 존재들에 대해서 가혹하고도 잔인한 압력을 가하였다. 마치 포도원 농부들이 포도원 주인의 아들이신 예수님에게 행했던 것처럼 말이다.

다시 한 비유를 들으라 한 집 주인이 포도원을 만들고 산울로 두르고 거기 즙 짜는 구유를 파고 망대를 짓고 농부들에게 세로 주고 타국에 갔더니 실과(實果) 때가 가까우매 그 실과를 받으려고 자기 종들을 농부들에게 보내니 농부들이 종들을 잡아 하나는 심히 때리고 하나는 죽이고 하나는 돌로 쳤거늘 다시 다른 종들을 처음보다 많이 보내니 저희에게도 그렇게 하였는지라 후에 자기 아들을 보내며 가로되 저희가 내 아들은 공경하리라 하였더니 농부들이 그 아들을 보고 서로 말하되 이는 상속자니 자 죽이고 그의 유업을 차지하자 하고 이에 잡아 포도원 밖에 내어쫓아 죽였느니라 (마 21:33-39)

하나님께서는 내게 이 포도원의 주인이 내가 아님을 상기시키기 위해서 거역하는 것을 허락하셨다. 하지만, 나는 그럴 때에 내가 주인이 아님을 깨닫기는커녕 거역하는 존재들을 미워했고 거부하였으며 핍박하고 압박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분노를 내 몸에 채워 넣었다. 그래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보여야 하는 가장으로서,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친구로서, 동료로서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심한 실망과 상처만을 안겨다 주었다. 하나님께서 내게 원하시는 것은 분명, 위대한 권위자이신 하나님께 순종하고 그분의 권위에만 호소하는 것이었다. 내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계심을 인정하고 매 순간, 그 권위앞에 무릎을 꿇는 것이었다. 성경은 모세의 모습 속에서 하나님의 권위에 호소하는 자의 모범을 보여준다.

    그들이 모여서 모세와 아론을 거스려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분수에 지나도다 회중이 다 각각 거룩하고 여호와께서도 그들 중에 계시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의 총회 위에 스스로 높이느뇨 모세가 듣고 엎드렸다가 고라와 그 모든 무리에게 말하여 가로되 아침에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속한 자가 누구인지 거룩한 자가 누구인지 보이시고 그 자를 자기에게 가까이 나아오게 하시되 곧 그가 택하신 자를 자기에게 가까이 나아오게 하시리니 (민 16:3-5)

모세는 자신의 권위에 대항해서 일어난 고라의 무리들에게 자신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지 않았다. 무리한 정치적인 보복이나 압력을 행사하지도 않았다. 그는 하나님께 호소했다. 자신을 지도자로 부르신 하나님께 모든 권위의 확증과 반역자들에 대한 처벌을 간구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호소는 하나님의 들으심을 얻었고,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손을 들어주셨다. 그러한 권위에의 확증을 위해 하나님께서는 아론의 싹난 지팡이라는 기적적인 방법까지도 사용하셨다. 자신에게 권위의 근거를 호소하는 자의 간구를 들어주셨던 것이다.
나에게도 이러한 원리는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다. 나는 가정에서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나의 권위를 나의 방법으로 유지하려하거나 획득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오직 하나님께 모든 권위의 근거를 두어야만 한다. 그리고 모세처럼 하나님께 이 가정에서의 권위를 유지하고 획득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야만 한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내게 원하시는 모습이다.



6. What beliefs & desires should rule you? Turn to God for help. / 어떤 확신 혹은 소원이 당신을 지배해야 하는가?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라.

모세의 권위에의 호소와 함께, 모세의 권위에의 실패의 모습은 내가 충만해야 하는 확신과 소원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보여준다.

모세와 아론이 총회를 그 반석 앞에 모으고 모세가 그들에게 이르되 패역한 너희여 들으라 우리가 너희를 위하여 이 반석에서 물을 내랴 하고 그 손을 들어 그 지팡이로 반석을 두 번 치매 물이 많이 솟아나오므로 회중과 그들의 짐승이 마시니라 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나를 믿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자손의 목전에 나의 거룩함을 나타내지 아니한 고로 너희는 이 총회를 내가 그들에게 준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지 못 하리라 하시니라(민 20:10-12)

모세의 실수는 자신의 권위를 내세워서 하나님의 거룩함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은 그의 결정적인 첫 번째 실수였고,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버린 마지막 치명적인 실수였다. 이러한 실수는 나의 삶에서도 여전히 반복될 수 있다. 내가 가정에서 혹은 교회에서 혹은 기타 삶속에서 보이는 권위에의 집착으로부터 나온 치명적인 실수는 그것으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다. 그 실수로 모든 하나님의 사역이 무너질 수도 있고, 파괴될 수도 있으며, 하나님의 일로부터 배제될 수도 있다.
이러한 실수의 경우는 쉽게 생각할 수 있다. 나는 분노로 자녀를 때리다가 자기 자식을 불구로 만들어버린 어떤 아버지의 일을 알고 있다. 교회의 문제로 갈등하다가 장로에게 폭력을 휘둘러 구속된 담임 목사의 일을 알고 있다. 교통 경찰과 시비를 벌이다가 경찰과 싸워서 공권력 방해죄로 구속된 어떤 부목사의 일을 알고 있다. 분노로 자신을 불태우다가 그것으로 모든 사역을 마감해버리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바로 내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나의 마음속에 지배해야 하는 소원은 하나님께서 내 마음을 주관해 주시기를 간구하는 것이다. 내가 쉽사리 분노에 내 자신을 맡기지 않도록, 어디가 끝인지 모르는 그 흥분함으로 인해 이성을 잃고 죄짓는 자가 되지 않도록, 권위에의 집착 때문에 십자가의 원수로 행하게 되지 않도록, 간구하고 소원한다. 그리고, 내가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던 권위의 문제와 섬김에 문제에 있어서, 방어적이 되고 수비적이 되지 말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권위의 자리에게 겸손히 내려오려고 하고, 더 많이 다른 사람을 섬겨야 하겠다. 그런 마음이 내게 가득하도록 내 마음을 주장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한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부족하고 모난 성격과 마음을 아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지극한 겸손과 섬김의 모습을 내게 보여주실 것이다. 분명히 내게 새로운 마음을 창조하시고, 이전까지의 삶이 아니라 새로운 피조물로서의 삶을 살게 해주실 것이다.



7. What should you do now in this situation? Do it. / 현재의 상황 속에서 당신이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시행하라.

나는 이제 맨 처음 문제가 되었던 딸아이와의 관계를 개선시켜야 한다. 더 이상 분노하고 화를 내는 모습을 보여주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늘 좋은 모습, 무엇이든지 용납하는 모습을 억지로 보여준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잘못된 일, 나쁜 일, 분명히 꺾어야 하는 일에 대해서는 교육시킨다. 때로는 매도 들 것이다. 하지만, 이전처럼 그렇게 지나친 감정을 실어서는 안된다. 그런 모습이 결코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아이한테 유익하지 않다는 것을 기억한다. 오히려 하나님의 형상을 파괴하는 것이며, 또한 아버지를 통해 얻게 되는 하나님의 심상을 왜곡시키고 해롭게 만든다. 하나님은 늘 분노하는 하나님이며, 그 분노로 폭발하시는 분이라고 오해할 수 있는 것이다. 딸에게 귀한 신앙을 물려줄 뿐만 아니라, 올바른 하나님관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는 나는 절대로 절제해야 한다. 분노를 표출해서는 안된다. 인내하고 참았다가 나중에 폭발이 아닌 교육을 시켜야 한다.
이러한 모습을 지금부터라도 끊임없이 오래 유지하면, 분명 아이는 변화하리라고 믿는다. 그리고 더 민감한 나이가 되기 이전에 내가 이러한 모습을 확고히 세우면, 잘되리라고 생각한다. 가장 먼저 나는 딸과의 감정적 폭발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그 다음에, 지금까지 내 속에 있었던 ‘권위에의 집착’과 ‘섬김을 받고자 하는 마음’과 싸워야 한다. 늘 아내는 그러한 마음으로 인해 벌어지는 나의 무관심과 이기적인 모습을 지적해 왔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때로는 무시함으로 때로는 공격함으로 말하는 아내에게 도리어 면박만 줘왔다.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 겠다. 옳은 말을 하는 아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자꾸만 권위적이 되고 편안하고 이기적으로만 살려는 내 자신을 쳐서 복종시켜야 한다. 이런 면에서 아내는 분명 나에게 ‘조력자’이다. 내가 바르게 살도록 옆에서 지도해주는 사람이다. 앞으로 가정에서부터 변화의 시작을 이루어나가야 한다.
그리고 나서, 섬기는 교회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이러한 섬김과 낮아짐의 모습을 더욱 보여야 겠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저 남이 하겠거니, 혹은 나는 좀더 쉬고 싶다드니 하는 생각은 결국 나 자신을 더 교만하게 만들고, 다른 사람들은 불편하게 만들 뿐이었다. 앞으로는 확실하게 변화된 사람이 되도록 새로운 마음과 행동으로 살아야 겠다.



8. What are the consequences? / 그 결과는 무엇인가?

이런 모습이 내게 정착되었을 때, 이루어질 결과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일은 즐겁기 까지 하다. 지금까지의 이기적이고 폐쇄적이며 권위적인 삶을 돌이켜 보았을 때, 그것은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나타내는 삶이 아니었다. 게다가 나는 그렇게 살지 못하면서, 나처럼 이기적이고 폐쇄적이며 권위적인 사람들을 욕해 왔다. 그러고 보면, 나는 제대로 내 자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던 것 같다. 내 스스로에게도 그런 내가 욕을 하던 모습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이중적인 모습은 나를 보는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과 안타까움을 안겨다 주었다. 가장 크게는 가정에서 늘 불안과 다툼이 있었다.
하지만, 권위적이지 않고 섬기며 배려하는 모습으로 살 때에 가정적인 변화가 가장 우선되며 제일 큰 것이 될 것이다. 그러한 가정적인 변화는 내 삶의 도저히 숨길 수 없는 분명한 사역의 현장이다. 주님의 뜻을 배운 뒤에 그 뜻을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우선적이며 필수적인 환경이다. 그리고 그 유익을 가장 크게 느끼게 되는 곳이다.
내가 그러한 자가 되었을 때, 가족들이 느끼게 될 평안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늘 권위의 문제로 다투고 싸웠고, 그런 모습은 아이에게도 악영향을 미쳤겠지만, 화목하고 다정한 가정은 아이의 정서발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모범을 보여줌으로써 딸아이는 더욱 바르고 의롭고 신실한 아이로 자라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매일 싸우고 다투고 갈등을 빚는 삶이 아니라, 매일 화목하고 서로 돕고 배려하는 삶은 가족 모두를 유쾌하고 즐겁고 평생동안 잊어버리지 않는 중요한 삶의 모습을 체득하게 해줄 것이다.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삶은 자신의 뜻대로 사는 삶과 분명 개념과 목적에서부터 다르고, 훨씬 우월하다. 앞으로 더욱 더 주님의 뜻을 깨닫고 그 뜻을 삶 속에서 실천하며 사는 자가 되기를 주님께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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