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의 종류와 특징
오늘은 불면증을 호소하시는 분이 오셔서 수면제를 처방해드렸습니다. 원래 고혈압으로 꾸준히
지소에서 약을 타다 드시는 분이시고, 그 전부터 불면증을 호소하신 분이신데, 여러 차례 조언에도 효과가 없다고 하셔서 처음으로
처방해드렸네요. 그래서 수면제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봅니다.
(다소 어려운 내용이 있을 수 있을 수 있으니 주의!)
우리가 수면제라 부르는 약의 정식 명칭은 수면진정제(Sedative-Hypnotics)입니다. 대개의 수면제가 수면 효과
이외에도 진정효과도 같이 갖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수술할 때 마취의 보조제로도 이용하기도 하고, 간단한 시술(수면내시경
등)에서는 주사제로 쓰이기도 하지요.
이러한 수면진정제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됩니다. 꽤 어려운 내용이지만,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하니 찬찬히 읽어보세요.
(P.S.에 주목할 것!)
수면제는 크게 3가지,
1. Benzodiazepine계(벤조다이아제핀)
2. Barbiturate계(바비튜레이트)
3. 기타
…로 나뉩니다. 이 중에서 현재 수면용도로 가장 많이 쓰이는 계통은 1번과 3번입니다.
왜 그런지 각각의 장, 단점과 특징을 살펴봅니다.
Benzodiazepine계의 특징이자 최대의 장점은 바로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다른
수면제에 비해서 치사량도 크고, 해독제도 존재하기에 아무리 많은 량을 먹었다 하더라도 (어지간하면) 죽지 않습니다. 또한 수면
이외의 다른 작용들도 같이 가지고 있기에 여러 질병의 치료에도 이용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불안을 줄여주는
작용(항불안효과), 기억상실효과, 근육이완효과, 항경련효과’ 등등이 있지요. 수면을 유도할 뿐더러 단기간 기억 상실효과도 같이
가지고 있기에 ‘수면 내시경’등의 시술에서 쓰입니다. 또한 항불안효과도 있기에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등의 치료제로 이용하기도
합니다.(심장이 빨리 뛰고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을 줄여주지요.)
Barbiturate
계는 과거에 많이 사용되던 수면제로서 현재는 수면제 용도보다는 마취의 보조용도나 항경련약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Benzodiazepine계보다 위험하거든요. 약의 주요 효능은 ‘중추신경억제, 호흡억제’이므로 소량만 먹을 시에는 수면제나
진정제로 쓰이지만, 조금만 용량이 증가해도 바로 호흡억제까지 와서 위험합니다.(잠 안와서 먹었는데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스스로
숨을 안 쉬게 되고, 그 결과는… 말 안 해도 아시죠?)
기타 계는 1,
2번의 약과는 구조 등이 다르지만, 비슷한 작용부위에 작용해서 수면 효과를 나타내는 약을 말합니다. 여기에 속하는 약들로는
zolpidem, eszopiclone, zaleplon(모두 전문의약품) 등이 있지만, 생략합니다. 또한 약국에서 의사의
처방전이 없이 판매되는 수면보조제가 여기에 속합니다.
또한 alcohol도 여기에 속합니다. 무려 ‘술’도 항불안작용과
진정작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술이 주는 이점보다 해가 더 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잠이
안돈다고, 불안하다고 술 1, 2잔을 계속하게 되면 나중에는 alcoholism(알콜중독)이 되지요. (의학적으로는 분명히
항불안작용과 진정작용이 있습니다만)
참고로 약국에서 처방 없이 파는 수면제의 주요성분은 ‘항히스타민제’입니다. 감기약의 콧물약과 동일한 성분이므로 콧물 감기약을 드신 분이라면 바로 아실 듯(콧물 감기약은 먹으며 졸립니다. 같은 원리!)
그러므로 (suicide목적으로) 처방전 없이 판매되는 약국의 수면제 100알을 먹더라도 성공할 확률은 극히 적습니다.(콧물
감기약 100알 먹는 것과 비슷합니다. 수면제 효과로 죽기보다 배불러서 배 터져 죽기가 더 빠르다는…. 그러니 제발 시도조차
하지 마세요!)
제가 처방한 약은 3번에 속하는데, 단기간 사용가능한 약이자, 부작용이 적은 수면제입니다. (대개의 수면제가 가지고 있는 반동성 불면증(약 끊고 나타나는 불면증), 의존효과, 약을 중단했을 때의 증상 등이 적은 수면제랍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안전한 수면제라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모든 수면제에서 주의할 점은 약의 효과를 늘려주는 물질과
절대로 같이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즉, 자기 전에 잠 잘 오라고 술과 동시에 수면제를 먹으면 절대로 안 됩니다. 약의
효과에 술의 효과까지 더해져서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수면제로 사망했다는 기사가 나오는 주원인이 바로 이러한 약과
술의 동시복용에 의한 사례인 것이 많습니다. 일단 잠이 안와서 술을 먹고, 그래도 잠이 안와서 수면제를 먹고 자게 되다가,
호흡억제로 인해서….
이상으로 최대한 간단하게 수면제의 종류와 효과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잘 이해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하지만, 불면증에 가장
좋은 것은 역시나 ‘수면위생’입니다. 약에 의존하기보다는 생활습관의 변화와 잠자리 환경 등의 변화를 먼저 시도해보고, 그래도
실패했을 때 약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저도 일단은 생활습관의 변화와 수면 환경 등의 개선을 권유해드린 것이고,
그래도 안 되어서 비로소 약을 드린 것이지요.) 불면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수면위생을 소개하며 마칩니다.
http://www.koreahealthlog.com/?p=13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