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4정신질환상담] 신피질 데이터 해석

         
  인간 두뇌 신경회로는 11차원

  대수 기하학으로 신피질 데이터 해석

   
  2017.06.19 09:55 심재율 객원기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차원을 이해하는 것은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3차원까지는 이해할 수 있으며, 4차원에 들어가면 머리에서 쥐가 날 정도로 힘들다.

 

5차원 6차원으로 넘어가면 보통 사람은 그 차원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복잡한 공간에 형성되는 다차원 구조를 이해하는데 딱 어울리는 학문이 대수기하학(algebraic topology)이다.

 

유럽의 세계적인 뇌과학자와 세계적인 대수기하학자가 만나 인간의 뇌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그랬더니 두뇌의 신경세포가 모여 형성하는 네트워크는 최대 11차원의 공간을 형성한다고 연구팀은 최근 발표했다.

 
볼 수 없는 다차원 신경회로를 볼 수 있게 표현한 개념도 ⓒBlue Brain Project

볼 수 없는 다차원 신경회로를 볼 수 있게 표현한 개념도 ⓒBlue Brain Project

 

지난 12일 ‘프론티어스 인 컴퓨테이셔날 뉴로사이언스’ (Frontiers in Computational  Neuroscience)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스위스 연구팀은 신경세포(뉴런)가 무리(clique)를 이룰 때 다차원 구조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신경세포가 다차원 구조물 만들어   

 

하나의 신경세포는 같은 그룹의 다른 신경세포와 각각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연결되는데 이것이 매우 정말한 기하학적 물체를 형성한다. 한 무리 안에 더 많은 신경세포가 있을수록 기하학적 물체의 차원은 더 높아진다.

 

“우리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세상을 발견했다”고 ‘블루 브레인 프로젝트’ (Blue Brain Project)의 소장이며 스위스 로잔 EPFL 교수인 뇌과학자 헨리 마크램(Henry Markram)박사는 말했다.

 

마크램 박사는 “아주 적은 알갱이 만한 뇌에도 수 천만 개의 기하학적 물체가 있으며 이들은 7차원의 공간을 구성한다. 어떤 네트워크에서는 심지어 11차원에 이르는 구조를 발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크램은 아마도 이같은 복잡성이 지금까지 뇌를 이해하기 힘들게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뇌의 회로를 연구하는데 적용됐던 수학은 다차원 구조와 공간을 탐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4차원의 세계를 상상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5차원 6차원이나 그 이상의 차원의 세계는 너무 복잡해서 이해하기  힘들다. 여기에서 바로 다양한 차원의 시스템을 설명하는데 필요한 대수기하학이 시작한다. ‘블루 브레인 프로젝트’가 하는 두뇌  신경회로 연구에 ‘대수 기하학’을 도입한 것은 EPFL의 캐슬린 헤스(Kathryn Hess)와 애버딘대학의 랜 레비(Ran  Levi)이다.

 

세계적인 대수기하학자로 오래동안 이 분야를 연구해온 캐슬린 헤스는 “대수기하학은 망원경이면서 동시에 현미경과 같은 역할을  한다. 대수기하학을 활용하면, 뇌세포회로를 깊이 들여다보면서 숨겨진 구조를 발견하는데 이는 마치 숲에서 나무를 보는 것과 같다.  대수기하학은 동시에 빈 공간을 들여다보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재구성한 두뇌 신경세포 회로 ⓒBlue Brain Project

재구성한 두뇌 신경세포 회로 ⓒBlue Brain Project

 
신경세포를 재구성한 개념도 ⓒ Blue Brain Project

신경세포를 재구성한 개념도 ⓒ Blue Brain Project

 

 

 

두 사람이 합류하면서 연구팀은 2015년에 두뇌 신피질(neocortex) 조각의 첫 번째 디지털 카피를 발표했다. 신피질은 두뇌에서 가장 진화한 부분으로서, 인간의 감정과 행동 그리고 의식이 자리잡은 곳이다.

 

연구팀은 이어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구축한 가상두뇌조직에서 다양한 실험을 벌여, 다차원의 두뇌구조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어  스위스 로잔의 ‘블루 브레인 프로젝트’ 실험실에서 진짜 두뇌조직을 가지고 실험했다. 그 결과는 가상 뇌에서 수행한 실험결과와  일치했으며, 생물학적으로 맞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이 가상두뇌조직에 자극제를 들이대면 점차 신경회로들이 다차원의 구멍을 형성했다.  “두뇌가 정보를 처리할 때 다차원 구멍이 나타나는 것은 신경세포들이 매우 조직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레비는 말했다.

 

신경회로는 모래성처럼 생겼다가 쉽게 사라져    

 

그것은 마치 두뇌가 자극을 받으면, 다차원의 블록으로 된 빌딩을 세우는 것과 같다. 처음에는 막대기(1차원)를 만들었다가,  다음에는 판을 만들고(2차원) 이어 입체를 건설한(3차원) 다음으로 4차원, 5차원 등의 좀 더 복잡한 기하학적인 구조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같이 변화하는 두뇌 활동은 “마치 모래를 가지고 다차원의 모래성을 만들었다가 허무는 것과 같다”고 레비는 보도자료에서 설명했다.

 

현재 연구원들이 던지는 커다란 질문은 과연 두뇌는 기억을 어디에 저장하느냐는 것이다. 마크램은 “아마도 기억은 다차원 구멍에 숨어 있을지 모른다”고말했다.

 

와이어드(wired)보도에 따르면 캐슬린 헤스와 헨리 마크램은 12년 전에 동료 연구자로 만났다. 헤스는 세계적인 대수기하학  전문가로서, 마크램 박사팀이 수집한 두뇌 데이터를 받아 대수기하학으로 재해석해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다차원의 세계를 보게  해준다.

 

마크램은 두뇌 신피질에 있는 신경세포에서 추출한 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IBM수퍼컴퓨터에 넣어놓고 어떻게 풀어갈 지를 고민해왔다. 헤스와 마크램은 만날 때마다 신피질 데이터 이용법을 논의하곤 했다.

 

토론을 할수록 헤스의 전문영역인 대수기하학을 이용하면 단순한 수학으로 볼 수 없는 입체적인 두뇌 신경회로의 세계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마침내 헤스가 2015년 마크램 연구팀에 합류하면서 두뇌의 신경세포 회로가 다차원 구조로 되어있음을 발견했다. 두뇌 신경세포  회로가 다차원으로 이뤄졌다는 놀라운 발견이 나오기까지 유럽의 신경세포학자들 사이에서는 격렬한 논쟁이 있었다.

 

이번 연구결과가 과학계에 확산될 경우 인간의 두뇌 연구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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