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정말 총체적 난국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올해 졸업한 취준생입니다. 이제 자기소개서를 써야하는데, 경험이 별로 없어요. 아토피를 심하게 겪어서인지 웬만하면 집에 붙어있는게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부모님도 밖에 나가는 걸 별로 안좋아하시구요. 저녁 6시만 되도 빨리 오라고 전화가 왔습니다.
대학 다닐 땐 아무 생각 안했는데, 지금 나이 되니까 그냥 제가 한심해요. 맨날 집에 붙어있었으니까 알바 경력도 재택근무 뿐, 대외활동 없음...쓸 게 아무것도 없는 겁니다. 너무 한심했어요. 그래도 써보고는 있지만 쓰는 족족 다 떨어집니다. 저라도 저 안뽑을 것같아요. 집에서만 있었던 애를 누가 뽑을까요? 자격증이랑 토익만 갖고 덤비니 어림도 없네요. 상반기 때는 경험만 쌓아보자고 생각하고 넣었지만...떨어질 때마다 멘탈이 너무 흔들립니다. 새벽에 잠이 잘 안와요. 종종 깨면 심한 자기혐오와 함께 눈물이 납니다. 그리고 아침이 되면 자고, 오후 2~3시쯤에 일어나면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요. 새벽이랑 비교도 안될 정도로 좋아져서 운동도 하고 그럽니다. 그러다 6시 정도되서 어머니가 오면 갑자기 내가 쓰레기같은 기분이 들어요. 어머니는 제게 아무 말도 안합니다. 그냥 밥 주시고 그래요. 24살 먹어서 취업도 못한게 차려준 밥이나 먹고 그러니 더 쓰레기같은 것같아요. 몇 시간 뒤에 또 아버지가 오면 전 갑자기 신경이 곤두섭니다. 혹시라도 부모님들이 저에 대해 얘기할까 귀를 기울여요. 저도 왜 듣고 싶은지는 모르겠어요. 이런 버릇은 고등학교 때 부모님이 제게 말 안하고, 인터넷으로 성적을 몰래 본 걸 보고 충격받은 뒤로 시작된 것같습니다. 제게 말하지는 않았어요. 그냥 몰래 보더라구요. 그 뒤로 온 신경을 써요. 너무 우울해서 친구를 만나니까, 저 말고는 다 취업한 것같습니다. 친구는 괘념치 말라고 합니다. 원래 남과 비교하는 거 아니래요. 근데 비교되는 걸 어쩝니까. 이번 상반기에는 인턴에 붙어서 경험을 쌓고 싶은데, 제 계획대로 안되니 죽고만 싶네요. 내 맘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어요. 어릴 때부터 가진 이상한 완벽주의도 제 인생을 망치는 것에 한 몫 하는 것같습니다. 어차피 떨어질 거 아는데, 굳이 넣어봤자 뭐하냐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제대로 살아보려고 해봤자 뭐하냐는 생각도 들고요. 쌓아놨던 생각이 많아 주절주절 말이 기네요...정리도 안되어있고.. 마지막으로 계속 생각나는 건...저는 늦둥이고 외동딸입니다. 이런 생각을 되새길 때마다 자꾸 죽고싶어져요. 저는 아직 취업준비를 더 해야할 것같은데, 부모님은 벌써 60이 되려고 하십니다. 저는 얼마나 더 부모님을 힘들게 해야하는 걸까요? 가끔은 그냥 죽어서 보험금 챙겨주는게 지금 사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될 것같습니다. 자꾸 이런 생각이 강해져요...대체 어떡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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