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 우울하고 허무해요...
허무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상할 정도로 많이 합니다. 밥을 먹는 것, 일하는 것, 심지어는 잠드는 때까지 삶이 너무도 허무하고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스무 살 때, 처음으로 정신과에서 약을 처방 받고 약에 의존하고 지냈지만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로 잠이 쏟아지고 무기력해서 약을 끊었습니다. 다행히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있어서 바쁘게 시끄럽게 지내서 몇 년간 우울감 없이 지냈는데, 근래 아버지만큼 믿고 의지했던 친구와 틀어지고 모든 것이 허무하고 상실감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스무 살 때 이혼하셨고 제가 첫째다 보니 항상 우울하거나, 지친 모습을 감추고 살았습니다. 제가 집안의 보호자고, 어머니가 아버지 일로 우울감이 너무 크셔서 부러 밝고 생각 없이 지내는 것처럼 굴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의지를 많이 했고 친구들에게 만큼은 힘든 얘기를 많이 했지만 일이 이렇게 되고나니 허무하고 상실감 때문에 견딜 수가 없네요. 밝은 영화나 드라마를 매일매일 일부러 찾아서 보는데, 엔딩을 남겨두고 항상 웁니다. 엔딩을 맞는다는 것과 끝난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너무 큽니다. 하물며 다음 편을 기다리는 엔딩곡을 들으면 그냥 눈물이 쏟아지고 구역질이 납니다. 몇 개월쯤 전부터 구토를 시작했고 배가 불러 포만감이 들기 시작하면 마음이 불안하고 불쾌해져서 토하는 걸 시작했는데 이제는 버릇처럼 밥을 많이 먹으면 일부러 손가락으로 찔러서 토를 합니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바로잡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또 정신과에 갔다가 약만 받아온다고 해서 제가 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밝은 영화, 드라마, 만화, 소설도 못 보겠고 노래만 들어도 울적해집니다. TV광고에서 행복한 가족이나, 친구들을 보면 몸이 떨리도록 괴롭습니다. 매일 자해하는 꿈을 꾸고, 자해 생각이 떨쳐지질 않아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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