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외도와 폭력에 시달리던 어머니는 큰 딸인 내가 결혼할 때까지는 이혼하지 않으려고 하셨으나 결국 버티지 못하시고 부모님은 내가 대학생때 이혼을 하셨다. 어머니는 모태신앙으로 늘 기도의 힘으로 사시는 분이셨으나 외도와 폭력으로 어머니를 힘들게 하는 아버지를 위해 기도하시면서도 늘 내 앞에서 아버지에 대해 부정적인 말로 괴로움을 쏟아놓곤 하셨다. 어머니는 모범생인 나를 아껴주셨지만 은근히 내가 성공해서 어머니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을 주셨고 장모와 함께 살 수 있는 사람을 사윗감으로 데려오라고 하셨다.
한국에 계신 어머니와 10년간 얼굴을 뵙지는 못하여서 한국에 나가려고 했을 때 어머니는 차라리 그 돈이 있으면 한국에 나오지 말고 돈만 보내라고 하셨고 이런 어머니의 말에 상처를 받고난 뒤로는 가끔씩 전화통화만 하며 지내오고 있다. 아버지는 어린시절 자신의 남동생의 자살로 인해 받은 마음의 상처와 여러가지 삶의 어려움들을 술과 여자들로 채우려고 하셨다. 심하게 이기적이며 괴팍한 성격으로 가족들에게 많은 상처를 주면서도 자신이 아주 훌륭한 가장인것 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과대포장하는 거짓말을 늘상 달고 사시는 분이셨다.
아버지의 거짓말로 인해 친척들은 오히려 어머니가 바람이 나서 두 분이 이혼하셨고 우리 남매가 어머니 편만 들어 아버지를 왕따시킨 나쁜 자녀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머님과 이혼하신 이후에는 아버지가 나와의 만남을 원하지 않으셔서 20년째 뵙지 못하고 지내오고 있다. 아버지는 가끔 연락을 주고 받던 남동생과도 아예 연락을 끊고 혼자 살고 계신다. 주로 내가 어머니를, 그리고 남동생이 아버지를 챙기며 살아왔는데 비록 나와는 다른 나라에서 살고는 있지만 칠순이 넘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관계를 잘 회복할 수 있다면 좋겠다. 아버지를 제외한 가족들 모두가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니 지난 일들을 서로 용서하고 먼저 손을 내밀어준다면 지난 날의 상처와 쓴뿌리도 주님의 은혜안에서 녹아질 수 있으리라 소망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