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을 당하고 힘들어하거나 심리적으로 이상이 생기지 않고 피해자 자신도 아무렇지도 않다라고 주장한다면 오히려
이것이 불안해하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라는 말을 들은 적 있습니다... 성폭력을 당하고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어하는 피해자와 성폭력을
당했을 때 있었던 신체적 고통만이 후유증이었던 피해자가 거의 같은 상황에서(폭력을 동반한 강제적 관계, 알지 못하는 사람 등)
성폭력을 당했다고 하면 정말 후자가 더 위험한 건가요? 좋지도 싫지도 않았고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트라우마나 심리적으로 힘듦은
없다고 말합니다. 그게 정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신이 당한 성폭력에 대해 얘기를 해 달라고 해도 거부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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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을 당하고 힘들어하거나 심리적으로 이상이 생기지 않고 피해자 자신도 아무렇지도 않다라고 주장한다면 오히려 이것이
불안해하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는 이유는 표현되지 않는 감정상의 상처가 더 깊이 마음속에 피해를 입히기 때문입니다. 몸의 상처도
마찬가지인데 아주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몸의 상처가 있고 상처가 났고 피해를 입었지만 하나도 아프지 않는 상처가 있습니다. 둘 중
무엇이 더 큰 피해를 입히는가 하면 두 번째입니다. 왜냐하면 고통을 자각하는 수준을 이미 벗어나 버렸기 때문에 그 다음에는
죽음만이 남아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렇지 않고 별로 괴로워하지 않는다면 그로 인해서 완전히
변해버렸거나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상처입었거나 하게 된 것입니다(이로 인해서 인간성이 완전히 돌변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를 다시 정상으로 돌리려면 감정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무감각한 팔과 다리에 감각이 돌아오게 해야 마비에서 풀릴 수 있는 것처럼
정상적으로 느껴야 하는 감정(미움, 분노, 절망 등)이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면 다시 그것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정상적인
삶을 다시 살수 있습니다.
주변에 성폭행으로 인해 힘들어하시는 분이 있다면 이러한 이해를 가지고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도움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