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정신질환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ㅜㅜ너무 힘들어요. 꼭 답변해주세요
저는 22살 여대생입니다.
되짚어보면 제가 처음 이런 증상에 시달린건 초등학교 4학년 11살 때 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덧 10년이 지났네요...
병원도 가볼 마음은 있지만 저희 가족분위기가 정신과를 다닐 만큼 개방적이진 않아서요.. 그래서 여기밖에 얘기할 곳이 없어요
얘기가 좀 길어도 꼭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증상을 설명 드리자면.. 어렸을때부터 정리벽이라고 하나요? 그런게 있었어요. 정리를 한다고 마음먹으면 온 집안을 뒤집어서 제 기준에 맞게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물건들은 군대에서 각 잡는거 마냥 반듯이 놔둬야합니다. 물건들을 배열하는 작업때문에 제가 정리를 시작하면 두 세시간은 걸렸어요. 물건들을 제가 마음에 드는 모양으로 놔둬야하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제가 깔끔한건 아니었습니다.
평소엔 어질러놓고 살다가 어느날 딱! '내일부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완벽하게 좋은 삶을 살겠어!'라는 생각이 들면 그날 저녁은 청소하는 날이에요.. 처음엔 엄마아빠한테 정리 잘 해놨다고 칭찬도 받고 좋았어요. 근데 이런 저의 행동이 해가 지나면서 점점 저를 힘들게 하는걸 느꼈어요.
간단히 청소하는게 힘들고, 아니 못 했어요. 완벽하게 하지 않으면 내일부터 완벽한 하루를 보내는게 불가능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런 마음가짐 때문에 청소에 많은 시간을 쏟아붓는게 중학교때 부턴가..? 벅차고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정리하는걸 멈출수는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일 새로운 시작을 하는게 불가능하니깐요.
하지만 대청소를 한 그 다음날도 항상 완벽한 하루는 아니었어요. 학교나 집에서 뭔가 제 기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그날은 오후 3시도 안 넘었도 포기해버렸습니다. 포기하고 또 그날 저녁에 제 모든걸 정리했어요. 책상, 서랍, 컴퓨터, 가방.. 이걸 고치려 얼마나 노력했나 몰라요. 현재는 덕분인지 물건을 반듯하게 놔야된다는 생각은 많이 줄었는데 대신 항상 물건 몇 개는 비스듬하게 놓아야 안심하게 돼요ㅜㅜ 중학교 때 부터는 스마트폰을 쓰게되면서 현재까지 새로운 날을 시작하기전에 스마트폰의 통화기록, 인터넷기록 등 다 지우고있어요. 이 작업 역시 5년 넘게 하다보니 정말 지치고 힘듭니다.
중학교에 다니면서는 또 정리벽이랑 비슷한류의 이상행동이 또 냉겼습니다. 문제집을 많이 풀게되면서 책에 집착하게 됐어요. 문제집이나 참고서에 예쁜글씨로 글씨를 쓰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심지어 책을 사고 이름을 맘에들게 못 쓰면 버리고싶어 견딜 수가 없었어요. 이 문제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칠 수가 없어요.. 또, 그 당시에는 그 글씨가 제 맘에들게 쓰였다고 생각했어도 나중에 다시 봤을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리게돼요.
참 이상하고 답답하죠..
학창시절에 이런문제 때문에 공부에 온전히 집중하기가 힘들었어요. 글씨를 쓰다가도 띄어쓰기나 글씨자체에 갑자기 집착하게 되면 더이상 공부를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지금은 중고등학교 때 만큼은 아니지만 이런 습관이 여전히 저를 원래 목표에 집중하는데 너무나도 어렵게 하고있습니다.
또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것'에 선행해야하는 정리 등의 일종의 의식이라고 해야하나요.. 그런 것들이 저의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고 나는 대체 왜 이래야할까라는 생각이 들게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습관때문에 지금 가지고있는 책이 많이 없어요. 이제 일부러 책에 이름도 쓰지않고 밑줄을 긋거나 메모도 하지 않아요. 나중에 맘에 들지 않으면 버려야되니깐요. 핸드폰과 컴퓨터를 리셋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폰을 투지폰 같은 폴더폰으로 바꾸면 더 나아질까도 고민하고 있어요.
어떻게하면 이러한것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런 이상한 제가 너무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