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오늘날 상담 현장에서 적용되는 다양한 이론과 방법이 모두 내담자에게 유익한가라는 문제의식으로 시작한다. 상담자의 세계관에 따라 임의로 채택되는 모든 이론과 방법은 특정한 인간관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인간을 바라보는 상담자의 시각은 상담의 과정과 결과를 좌우하고 내담자의 인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오늘날 인간을 바라보는 대부분의 시각은 인간의 존엄성을 넘어 인간을 절대화하는 인본주의 세계관에 기초한다. 하나님에 대한 불신앙을 토대로 하는 인본주의는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 잡은 시대사조가 되었고, 일반 상담은 물론 기독교상담에도 지배력을 행사하며 상담자의 인간관을 잠식하고 있다. 본 논문은 존 칼빈과 칼 로저스를 통해 성경적 인간관과 인본주의 인간관을 살펴보고, 각각의 인간관에 기초한 인본주의 상담의 한계와 성경적 상담의 독자성을 논한다. 성경적 인간관과 인본주의 인간관의 차이는 인간을 하나님께서 직접 창조하신 피조물로 이해하는가 아니면 진화의 산물인 자연 발생적 유기체로 이해하는가 하는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성경적 인간관은 창조-타락-구속의 역사적 관점에서 인간을 바라보며 타락으로 말미암아 훼손된 하나님의 형상이 마지막 날에 완전히 회복된다고 확신한다. 반면에 인본주의 인간관은 인간의 타고난 방향성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자아실현, 즉 충분히 기능하는 인간을 지향하지만 궁극적인 완성의 상태는 없다고 밝힌다. 성경적 인간관과 인본주의 인간관은 처음부터 끝까지 상반된 입장을 취하는데, 전자는 하나님 사랑을 전제한 ‘이웃 사랑’으로 귀결되고 후자는 ‘자기 사랑’으로 귀결된다. 로저스에게 인간의 변화는 건설적인 성격으로 바뀌는 과정을 의미했지만, 칼빈은 인간 본성과 존재의 ‘거듭남’을 추구했다. 본 논문은 성경적 상담의 독자성을 논하면서 로저스의 인본주의 기술을 차용하는 문제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표명한다. 모든 이론과 학문의 저변에는 세계관이 대립하고 있으며 학문을 포함한 인간의 모든 활동이 종교적 행위라는 명제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관의 차이가 신본주의 또는 인본주의에 속한 세계관의 차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성경적 상담의 독자성을 주장하며 성경과 신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영혼의 문제를 가장 깊고 정확하게 다루는 자원은 바로 성경과 신학이기 때문이다. 성경적 인간관은 문제의 뿌리를 발견하고 궁극적인 변화에 이르는 길을 보여준다. 따라서 영혼의 문제를 다루는 상담자는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성경적 인간관을 정립해야 한다. 또한 성경적 상담은 인간을 바라보는 성경의 독특한 관점에 입각하여 고유의 영역을 구축하고 인간의 정체성을 왜곡하는 인본주의 세계관에 맞서 성경적 인간관을 고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