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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적 상담과 설교의 통합 방안

성경적 상담설교의 구조를 중심으로

전형준 백석대학교

논평 하재성 고려신학대학원

Ⅰ. 들어가는 말

오늘날 많은 종류의 상담 이론과 심리치료법이 소개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정신분석이론에 근거한 상담, 심리역동적인 심리요법들, 융의치료법, 행동요법, 합리적 감정요법,현실요법, 인간 중심적 요법, 실존주의적 요법, 게슈탈트 요법, 교류분석법, 가족 요법,기독교적 심리요법 등이다.1)

이러한 상담 및 심리치료 이론들은 매우 다양하고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약점이 있다. 제이 아담스(Jay Edward Adams)는 성경적상담의 조직화된 체계를 세우는 일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2) 아담스는 목회상담의 원리와 틀을 항상 하나님 말씀과 성령의 사역에 근거하였다.3) 이것은 매우 의미 있는 진술이다.

지나온 세기의 심리학에 치우친 목회상담의 흐름을 개혁신학에 근거한 성경중심의 목회상담학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곧 개혁신학에 근거하여 하나님 말씀과 성령의 사역을 강조하는 성경적 상담학이다. 오늘날 ‘성경적 상담학’의 필요성은

점점 더 증대되고 있다. 그 이유는 심리학이 기독교적 관점으로 평가되지 않고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담 이론 가운데는 비기독교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프로이드(Sigmund Freud, 1856-1939)는 “종교는 일종의 마취제와 같은 하나의 환상 또는 망상적 신경증의 보편적인 한 형태”4)라고 말했다. 이러한 프로이드의 주장에서 종교에 대한 편향적이고 왜곡된 생각을 발견할 수 있다. 종교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가진 정신분석학에 근거한 상담을 기독교 상담에서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수가 없다.

스탠톤 존스(Stanton L. Jones)와 리차드 버트만(Richard E. Butman)은 허딩(R.Hurding)의 말을 인용하여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이 받고 있는 비평을 지적하였다. 프로이드는 “학문적인 심리학자들로부터는 비과학적이라는, 인문주의적 심리학자들과 유신론적 심리학자들로부터는 지나치게 환원주의적이라는, 행동주의학파 사람들로부터는 충분히 환원주의적이 아니라는” 비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5)

또한, 존스와 버트만은 정신분석학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비평하면서 종교가 하나의 환상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는 하나의 불가지론적 또는 무신론적 시스템이라 지적하였고, 하나의 치료법으로서 정신분석학은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는 부적합하며 비실제적이라 비평 하였다.6) 이러한 비평은 적절한 것이라 하겠다.

죤스와 버트만은 행동요법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비평하면서 자연주의는 기독교 신앙과는 맞지 않는다고 하였고 육체적인 존재만을 강조하면서 몸과 영혼의 상호작용과 인간 본질의 주요 국면을 간과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7) 성경은 인간의 마음의 문제를 중요시 하고 있다.

칼로저스(Carl Ransom Rogers, 1902-1987)의 인간 중심 상담 또는 내담자 중심 상담은 간은 본래 선한 존재이며, 이해와 공감을 받으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간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성경적 인간관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며 기독교의 진리에 대해 도전하는 것이다.8) 성경은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으나 하나님께 불순종한 죄로 인하여 전적으로 타락한 존재이며 자기 자신을 스스로 구원할 수 없는 존재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처럼 성경과 기독교의 진리를 왜곡하는 심리 상담 이론들이 성경적 관점으로 재해석됨이 없이 그대로 활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므로 심리 상담 이론들은 성경적으로 비평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러한 노력의 한 방법으로서 비기독교적인 심리학의 도전에 대한 효과적 대응으로서 철저히 성경에 근거한 상담학인 ‘성경적 상담학’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성경적 상담은 심리학에 성경을 첨가하는 정도의 것이 아니다. 성경을 모든 학문의 근거로 삼고 성경적 관점으로 모든 문제를 다루는 상담을 의미한다.

따라서 성경적 상담학은 성경의 원리를 기초로 하여 신학적 바탕을 세우는 데서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9) 이러한 성경적 기초 위에 성경적 상담학10)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성경적 상담학은 성경적 세계관을 확산시키는 하나의 영역이기도 하다.11)

필자가 본고에서 말하고자 하는 성경적 상담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기독교와 심리학을 단순히 합쳐 놓은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기본적인 기독교의 진리를 개혁신학의 관점으로 해석하여 상담에서 수용하는 성경적 상담12)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이 개혁주의 목회상담의 나아갈 방향이라고 믿는다. 특히, 성경적 상담에서 집단상담의 한 형태로서 회중을 향한 설교의 중요성은 점차 증대되고 있다. 그러므로 본고에서는 성경적 상담 이론과 설교의 통합을 시도하며 새로운 상담설교의 구조를 제안하고자 한다.

이렇게 성경적 상담학 이론과 설교를 통합한 설교 형태를 “성경적 상담 설교”(Biblical Counseling Preaching)13)라고 명명한다. 이것을 연구하는 것은 연구자 자신의 성장 뿐 아니라,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에 성경적 상담 설교의 필요성을 인식케하기 위함이다.

인간의 다양한 고통의 문제에 대한 예방과 치료를 통해 마음이 상한자를 고치고 슬픈 자를 위로함으로써,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고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일구어 나가도록 하는데 미력하나마 도움을 주고자 한다. 더 나아가 성경적 상담 설교에 대한 후속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Ⅱ. 성경적 상담의 이론적 이해

성경적 상담은 정신의학 또는 심리치료라는 양자택일의 상황 속에 있었던 1960년대 후반에 교회와 기독교인들을 위한 적절한 상담을 제공하기 위한 성경적 상담 운동(Biblical Counseling Movement)에서 시작 되었다.

데이빗 파울리슨(David Powlison)은 The Biblical Counseling Movement: History and Context14)에서 역사적 안목을 가지고 사려 깊은 학자로서, 눈으로 본 증인으로서 성경적 상담 운동에 대한 통찰을 제공 하고 있다.15)

파울리슨은 이 책에서 성경적 상담은 인간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성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하여 성경적 원리, 즉 성경적 인간관과 성경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성경적으로 상담 하는 역동적인 상담방법으로 보았다.16)

필자는 성경적 상담을 “상담자가 피상담자와의 대면관계에서 마음의 문제를 발견하고 성경을 도구로 사용하여 마음의 문제를 해결해 주며, 피상담자의 왜곡된 사고와 감정과 행동 그리고 인격을 성령의 역사하심을 의지하여 바람직한 성경적 변화를 가져오도록 돕는 의사소통의 과정이다”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그러한 “인간의 인격과 행동의 성경적 변화를 통하여 마음을 지배하는 우상을 버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성숙한 사람으로 세워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삼고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도록 돕는 것”이 성경적 상담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2.1. 성경적 상담의 개념

옥스퍼드 아메리칸 사전(Oxford American Dictionary)을 참고하여 보면, ‘counsel’의 의미는 advice(충고하다), consultation(충고를 찾아 주다)로 기록되어 있다.17) 그러나 ‘counseling’의 뜻은 “개인적, 사회적, 심리학적 문제들과 어려움들을 해결하기 위해 돕는 행동과 안내하는 행위(the provision of assistance and guideance in resolving personal, social, or psychological problems and difficulties)”로 되어 있다.18)

이러한 옥스퍼드 사전의 낱말 풀이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counsel은 ‘충고’ 등의 간단한 뜻으로 되어 있고, counseling에는 ‘개인적, 사회적, 심리학적 문제나 어려움’이라는 한정적인 표현이 들어가게 된 것은, 심리학적 상담의 급격한 발달이 상담에 대한 개념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베이커 사전을 참고하면 ‘counseling’의 의미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변화를 돕기 위해서 말을 듣기도 하고 또 그에 대하여 반응하기도 하는 관계(one person relating to another through listening and responding in such a way as to effect change in the one seeking help)”라고 기록되어 있다.19)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생각해 볼 때 ‘상담’이란 것은 특정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없다. 만약, 심리학적 방법을 사용한다면 심리 상담, 또는 심리 치료라고 표현하는 것이보다 더 정확한 명칭이라 할 수 있다.

성경적 상담은 철저히 성경말씀에 근거하는 상담이어야 한다. 그렇게 상담의 방법을 성경적 원리를 통해서 정립하고 사용하게 되면 그러한 상담을 성경적 상담(Biblical Counseling)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다.20)

제이 아담스(Jay E. Adams)는 상담이 “성령의 중생케 하시는 사역과 성화시키는 사역의 조화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21)고 하면서 “성경적 상담이란 ① 성경에서 동기를 찾고 ② 성경을 그 전제 조건으로 하며 ③ 성경의 목표를 그 뼈대로 삼아 ④ 성경이 모델로 주어지고 명령된 원리와 실천에 따라서 조직적으로 발전 시켜 나가는 것”22)이라 하였다.

이와 같은 아담스의 성경적 상담에 관한 정의는 의미 있는 것으로 상담에서도 성경을 강조하는 개혁신학의 입장을 반영해 주고 있다고 하겠다.

오늘날 기독교인들이 사용하는 상담을 ‘기독교 상담’이라 부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독교 상담은 심리학적 상담의 이론과 방법을 도입하여 이루어졌다. 그러나 본래 심리학은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무신론적 바탕에서 형성되고 발전한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기독교 상담학자들 중에는 심리학과 신학의 통합을 이루어보려는 시도를 한 학자들이 있다. 심리학에 대한 기독교적 접근 이론들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진다.23)

그러나 심리학을 도입하는 심리 상담이나 통합 주의적으로 기독교 상담을 하고자 하는 시도와는 다르게,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토대로 상담 이론과 방법을 정립하려는 상담학자들이 나타났는데, 그들은 이러한 상담학을 ‘성경적 상담(Biblical Counseling)’ 이라고 명명하였다.

따라서 ‘성경적 상담’이라는 명칭은 특정 상담학 이론과 그 학파를 지칭하는 이름으로 주로 사용되었다. 즉 성경적 상담은 성경 말씀을 바탕으로 상담이론과 방법을 정립하여 상담에 사용함으로 내담자에게 성경적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상담방법이다.

본고는 성경적 상담의 입장에서 성경적 상담이론을 설교에 통합하고자 하는 시도임을 밝혀둔다.

성경적 상담의 사역의 근거는 초대교회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도 바울이 에베소교회의 장로들과 작별인사를 하면서 “그러므로 여러분이 일깨어 내가 삼년이나 밤낮쉬지 않고 눈물로 각 사람을 훈계하던 것을 기억하라”(행 20:31)고 말하였다.

이 말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에베소 교회에서 그의 주된 사역은 다른 것이 아닌, 개인 상담 사역, 즉 한 사람 한 사람을 붙들고 간곡하게 훈계한 사역이었다. 이 사역을 일종의 성경적 상담이라 부를 수 있다.24) 즉 사도 바울이 한 지역에 머물면서 많이 사용한 방법이 ‘권면적’ 사역이었다. 그래서 아담스25)(Jay E. Adams)는 이를 ‘권면적 상담(Nouthetic Counseling)’이라고 불렀다.26)

그 이후 존 베틀러27)(John Bettler)와 에드워드 웰치28)(Edward Welch), 데이빗 파울리슨29)(David Powlison), 폴 트립30)(Paul D.Tripp), 그리고 티모티 래인31)(Timothy Lane)이 아담스(Jay E. Adams)의 권면적 상담을 성경적 상담으로 발전 시켰던 것이다. 즉 성경적 상담은 아담스의 권면적 상담의 한계를 뛰어 넘어 성경적 상담의 원리와 성경적 변화의 역동성을 강조 하였으며 성경적 상담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2.2. 성경적 상담 신학의 필요성

성경적 상담이 목적하는 인간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상담의 신학적 근거를 고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상담의 기초를 심리학이나 정신 병리학 정도로 생각하는데, 이러한 견해는 눈에 보이는 현상에 집착하면서 인간의 근원에 대하여 무시하는 경향에서 온 것이다.32)

상담에 관한 기독교적 토대는 성경이다.33) 성경은 상담의 근거다. 왜냐하면 성경은 인간이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성경은 인간을 변화시켜서 그리스도를 닮아 가도록 만든다.34)

상담은 말씀 사역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성경이 기독교 상담의 토대라는 것은 기독교 상담의 본질상 그럴 수밖에 없다. 성경의 가르침을 통하여 인간의 가치관, 사고,관계, 성품, 행동 등을 바꿀 수 있으며, 이것으로 인간의 삶을 변화시킨다. 이러한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변화의 방법을 추구하고, 그 변화를 통해서 실질적 열매를 추구하는 기독교 상담은 성경의 원리에 따라서 고찰해야 한다.35)

성경에 의하면 인간은 하나님에 의하여 창조된 존재요, 하나님을 의존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가는 존재다.(롬 11:36) 그러므로 인간은 자율적 존재가 아니다.36)

인간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존재로 지음 받았으나 범죄 함으로 인하여 그 영광을 가리게 되었다. 인간은 본래 하나님이 그의 형상대로 만드신 피조물로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야 했으나 죄로 인해 하나님의 형상을 상실하게 되었으므로 그 형상을 회복하도록 변화시켜야 하는데 이것은 성경 말씀과 성령의 역사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37)

그렇다면 “신학과 상담학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 조직 신학이란 여러 가지 주제에 관해서 성경이 가르치는 것을 조직적으로 이해하는 학문이다. 즉 신학이란 어떤 주어진 교리나 가르침에 관하여 성경이 무엇이라고 말하는가를 체계화시키는 작업이다.38)

목회상담학은 실천신학의 한 분야로서, 성경이 인간과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하여 무엇이라고 교훈하고 있는가를 규명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인간으로 변화된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학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궁극적 변화를 도모하려는 상담에서 신학적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너무도 마땅한 것이다.39)

아담스는 신학과 상담학을 연구한 저서로 A Theology of Christian Counseling40)을 출간하였다. 신학과 상담학의 관계는 유기적 관계이다. 성경적 상담은 신학이 없이는 불가능하며, 신학적 연구는 상담학의 연구를 증진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41)

여기서 필자의 신학적 입장이 개혁주의 신학42)이라는 점을 전제하고 시도하는 것이요, ‘개혁주의 신학의 입장에서 연구하는 기독교 상담이 바로 성경적 상담이란 점’을 밝혀둔다. 이것은 개혁주의 인간관과 성경적 상담에서의 인간관이 정확히 일치 한다는 점에서 명확히 알 수 있는 것이다.

2.3. 성경적 상담의 기본 원리

성경적 상담은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원리와 방법을 찾는 것이다. 성경적 상담이 어떠한 원리를 가지고 있는지를 제안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심리학과 신학의 범주안에 있다고 해서 어느 것이나 무분별하게 사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성경적 상담은 최소한 일곱 가지 원리를 포함한다. 이 원리들이 기독교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43)

첫째,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다는 것이다(창 1:26-28).44)

둘째, 인간은 죄로 인하여 타락한 존재라는 것이다(창 3:1-6).45)

셋째, 인간의 문제는 마음의 문제라는 것이다(눅 6:43-45).46)

넷째, 상담의 주요 도구는 성경이라는 것이다(히 4:12; 딤후 3:16-17).47)

다섯째, 성경적 상담의 본보기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이다(히 2:10-18; 요 4:7-26; 요 21:15-23).48)

여섯째, 인간은 세상에서 고통당하는 존재라는 것이다(시 10:1; 마 27:46; 눅 23:39-43)49) 일곱째, 인간의 마음의 변화는 성령의 역사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고후 5:17; 갈 2:20; 롬 12:2; 롬 8:26-27).50) 성경적 상담의 원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았으나 선악과를 따먹고 타락한 존재이다. 즉 사람은 영적인 존재인 동시에 죄인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총이 필요하며, 성령의 거듭나게 하시는 역사가 필요하다. 거듭난 신자라 할지라도 성화의 삶을 살기 위하여, 그리고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기 위해서는 매일 성령님의 도우심을 받아 마음이 변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성경적 상담은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님의 역사를 통하여 전인격적인 변화를 이루고자 상담이다.

2.4. 성경적 변화의 역동성

성경적 상담의 목표는 내담자의 마음과 행동에 성경적 변화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51) 이것을 성경적 변화의 역동성(Dynamics of Biblical Change)이라 한다. 이 변화의 역동성은 성경적 상담의 기본 원리 위에 놓여 있다. 성경적 변화의 역동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덟 단계로 이루어진 각각의 의미를 알아야만 한다.

2.4.1. 어려운 상황, 태양 또는 열(Heat)

이것은 피상담자가 처해 있는 상황이다. 뜨거운 태양과 같이 내담자를 괴롭히며 고통을 주고 어렵게 만드는 모든 환경과 형편을 말한다. 육체적 질병이나 영적인 문제들, 사회적 문제, 경제적 문제, 정치적인 어려움들도 모두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 해당한다. 중요한 것은 감당할 수 있는 어려움은 Heat은 아니다. 감당할 수 없고 괴로움을 자아내는 것이 Heat에 해당한다.52)

2.4.2. 나쁜 열매(Bad Fruit)

사막의 떨기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한다. 즉 피상담자는 어려운 상황(Heat) 속에서 나쁜 열매(Bad Fruit)를 맺고 있다. 그 상황 속에서 낙심과 좌절, 절망, 의기소침,분노, 신경질, 짜증, 불평과 원망, 비난 등이 그가 만들고 있는 나쁜 열매(Bad Fruit)이다. 이러한 나쁜 열매는 더욱 가중되어서 세상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원망과 소망의 상실, 자포자기로 인한 자살충동과 살인, 복수 등 극단적이며 악한 방법을 택하는 것으로 발전된다.53)

2.4.3. 나쁜 뿌리(Bad Root)

상황에 대한 반응은 마음의 지배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다르게 나온다.54) 인간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사는 것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사이에 긴장이 있다. 나쁜 뿌리는 나쁜 열매(Bad Fruit)을 맺고 있는 피상담자의 마음속에 실제로 있는 기대와 갈망, 욕구 등을 의미한다.

그것은 그의 꿈꾸는 환상이며, 자신의 평안과 명예와 같은 가치이기도 하고, 자신이 가장 소종하게 여기는 물건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그의 우상이 된다. 그것을 추구하고 성취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것이고 그러다 보니 악한 방법을 사용하고 따랐던 것이다. 하나님을 거부하는 것도 사실은 자신의 은밀한 목적을 채우기 위해서였다.55)

인간의 마음은 무엇인가를 요구하고 갈망한다. 상황이 열매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환경이 그렇게 만든다고 한다. 잘못된 열매가 나는 것은 좋지 못한 환경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나쁜 행동이 나의 잘못 때문이라고 인정하기를 싫어한다. 부모나 친구나 환경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성경은 나쁜 열매는 나 자신의 책임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무엇을 갈망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의 반응은 마음에서 갈망하는 욕구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즉 어떠한 일에 대한 나의 반응은 마음이 문제인 것이다. 그러므로 나쁜 열매는 나쁜 뿌리에서 비롯된 것이다.56)

2.4.4. 결과(Reap)

피상담자의 어리석음과 마음속의 악한 소원으로 인해 나타나는 모든 결과를 의미한다. 모든 일에 있어서 인간은 심은 대로 거두게 되어 있다. 갈라디아서 6장 7절에 보면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만홀히 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고 말씀한다. 그래서 자신이 심은 모든 악한 일에 대한 악한 결과가 찾아오는 것이다.

스스로 지혜롭게 행하지 못하고 본능적으로 행하였을 때 나타나는 모든 결과는 악한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낙심, 좌절, 우울증 등을 겪을 수 있고, 인간관계에서는 갈등과 분쟁이 발생하거나 심화될 수 있다.57)

마치 가시나무처럼 불평, 시기, 원망의 반응을 할 때가 있다. 우리는 생각하고 갈망한다. 우리의 반응에 따라서 상황을 악화 시킬 수도 있고 해결할 수도 있다. 이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의 악의 결과임을 깨닫지 못하면 상황은 계속해서 ‘어리석음의 악순환’(Vicious Cicle of Folly)이 반복 될 수밖에 없다. 그 결과를 직시하고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 때 비로소 구원과 변화가 일어난다.58)

2.4.5.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것(Sovereign Speaker)

놀라운 상담자인 예수 그리스도가 있다. 성경은 놀라운 상담자를 통하여 변화가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그분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이시다(Crucified Lord). 주님은 모든 고통과 괴로움을 감당하셨다. 주님의 고통을 통해서 우리의 고통은 작은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전능하신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하나님은 자신의 독생자를 죽는 데 내어 주셨다. 왜냐하면 인간을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믿는 자 마다 구원을 얻게 하셨다.

피상담자는 그 전능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되고 그에 따르고 순종 하게 된다. 또한, 우리가 그리스도를 따를 수 있도록 성령님이 도우신다. 성령은 생명을 주시는 분이시다(Lifegiving Spirit). 이 후 계속해서 성령님의 도우심이 임하게 되고 이러한 때 은혜의 물결이 피상담자에게 미치게 된다. 주의 말씀이 들려지는 곳마다 성령의 역사가 나타나는 것이다.59)

이것은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변화는 자기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는데서 시작 되는 것이다. 나에게는 돕는 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나를 도와주신다. 하나님은 인간의 정체성을 밝혀 주신다. 나는 피조물이며, 죄인이며, 고통당하는 자이며 하나님의 자녀임을 알게 하신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 자신에 대하여서만 말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하여 말씀한다. 하나님은 창조자이시며, 전지전능 하시며 고통당하는 자의 구주가 되심을 말씀한다. 이렇듯 성경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성경적 상담은 어떤 심리학이나 철학에 의존하지 않는다. 진정한 변화를 위하여 한 인격에 의존한다. 성경적 변화의 모델은 성육신 하신 한 인격에 의존한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시다.60)

2.4.6. 선한 마음(Good Root)

이제까지 악한 소원과 우상숭배로 가득 찼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난다. 말씀을 통해서 성령님이 주시는 은혜로 말미암아 자신의 어리석음과 더러움과 부끄러움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악한 마음이 변하여 선을 행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바뀌어 진다.

이것이 선한 마음(Good Root)이다. 자신의 상황에 대한 이해와 그리스도에 대한 깨달음이 마음을 변하게 만든다. 두려움이 변하여 용기가 되고 절망이 변하여 새로운 삶의 소망을 가진다. 슬픔이 변하여 기쁨이 되고 춤이 되게 하신다. 이러한 일은 그리스도께서 그의 마음과 상황에 임하셔서 깨닫게 하시고 역사하시고 도우시기 때문에 일어난다. 변화된 마음은 이전의 나쁜 열매(Bad Fruit)를 줄여나가기 시작하고 점차 겉으로의 모습에서 선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새로운 마음은 삶속에서 새로운 열매를 맺게 한다.61)

2.4.7. 선한 열매(Good Fruit)

여전히 같은 상황에 있더라도 반응이 달라진다. 마음이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물가에 심은 나무가 풍성한 열매를 맺는 것과 같다. 마음이 바뀌었기 때문에 변화된 행동은 임시적인 것이 아니라, 꾸준히 일어나게 된다. 마음이 변화된 사람은 그리스도의 은혜를 깨달았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 은혜를 사모한다. 그리고 그 마음의 변화를 실제적인 삶의 열매들로 나타내려고 한다. 그 선한 열매는 이전에 악한 열매에서 변화하여 선하게 바뀌어 지는 것들이다.

이전의 악한 열매를 통해서 변하지 않던 모든 삶이 전혀 새롭고 유익한 방향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새로운 결심과 노력이 일어나고 그를 통해 구체적인 일들이 실행된다. 그 변화는 은밀한 것이 아니고 실제적인 삶 속에서 일어나기 시작한다. 악한 열매들이 사라지고 성령의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갈5:22-23).62)

2.4.8. 새로운 결과(New Reap)

좋은 열매(Good Fruit)의 결과가 나타난다. 그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생명과 평안이다. 삶의 변화는 관계의 변화로 확장된다. 자기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충만한 관계를 갖게 된다. 이러한 좋은 열매를 통한 변화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그리고 열매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결과로 드러나게 된다. 이것은 악을 뿌렸을 때 그 결과를 거두는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선을 뿌리므로 그를 통해 분명한 결과를 거둔다.

이와 같은 변화가 일어난다고 해서 전체적인 상황이 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문제상황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 하나님께 더 큰 영광을 돌리게 된다. 이제 피상담자는 최초의 문제 상황에 다시 직면해도 흔들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그는 구체적인 변화를 이루었고 다음번에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다시 하나님께 의지하고자 함으로써 '지혜의 은혜로운 순환'(Gracious Cicle of Wisdom)을 이룬다(사 1:18). 그 속에서 피상 담자는 계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다.63)

Ⅲ. 성경적 상담설교의 이해

3.1. 성경적 상담 설교 개념의 독특성

성경적 상담 설교를 논하기 전에 ‘상담 설교’와 ‘상담적 설교’ 그리고 ‘성경적 상담 설교’의 구분64)을 시도해야 한다. ‘상담 설교(counseling preaching)’는 상담주제를 설교하는 것이며, ‘상담적 설교(preaching of counseling)’는 상담적 관점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상담기법을 반영 또는 발휘하여 설교하는 것을 의미한다.65) 반면, ‘성경적 상담 설교’는 개혁신학에 근거한 목회상담학인 성경적 상담 이론의 관점에서 성경을 해석하고 성경적 상담기법을 적용하여 설교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담 설교는 신자들이 가지고 있는 삶의 문제들을 예방, 치료하기 위해 상담주제를 가지고 설교하는 것이다.

그리고 설교의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에 감동하게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영적 건강이 촉진되고 다양한 심리적 문제들에 대한 회복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상담적 설교는 상담적 관점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상담기법을 반영하여 설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경적 상담 설교는 무엇인가? 성경적 상담 설교는 상담 설교라기보다는 상담적 설교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상담적 관점으로 성경을 해석하되, 심리 상담적 관점이 아닌 성경적 상담의 관점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성경적 상담기법을 설교에 도입, 적용하여 신자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보다 깊고 분명하게 경험하도록 도우며 마음의 변화를 통하여 삶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설교이다.

이러한 점에서 성경적 상담 설교는 하나님에 대한 이해와 성경적 인간 이해가 병행될 때 회중에게 더욱 깊이 다가갈 수 있다. 이를 위해 회중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깊이를 깨닫고 느끼게 하며 그 안에서 삶을 돌이켜 하나님께 더욱 더 가까이 나아가도록 하는 사랑의 호소가 있는 설교이다.

3.2. 도날드 캡스의 상담 설교와 성경적 상담 설교의 구조 비교

도날드 캡스(Donald Capps)는 그의 저서 Pastoral Counseling and Preaching에서 목회상담과 설교의 관계를 다루면서 상담 설교의 구조를 제안 하였다.

첫째, 청중의 문제를 확인하는 것이다. 상담 과정의 첫 번째 단계는 어떠한 문제 때문에 내담자가 상담을 청하게 되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66)

둘째, 문제를 탐색하는 것이다. 이 단계는 현재와 같은 상황으로 문제를 일으킨 원인이 무엇이며, 그 문제가 내담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67)

셋째, 진단적 해석이다. 여기서는 내담자의 문제를 탐색했다면, 이제는 상담자가 문제에 대하여 자신이 이해한 바를 긍정적, 부정적 측면을 말해 주어야 한다. 여기서는 문제의 중심을 면밀히 살피는 성경적, 신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전체의 문제를 분석하여 활용한다.68)

넷째, 목회적 개입이다. 이 단계에서는 앞서 실시한 해석에 기초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이나 전략을 수립하여 상담과 기도를 포함한 영적인 요소들을 활용할 수 있다.69)

이상에서와 같이 캡스는 설교의 구조를 네 단계로 나누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청중의 문제를 확인하는 것. 둘째, 문제를 탐색하는 것. 셋째, 진단적 해석. 넷째, 목회적 개입이다. 이러한 구조는 탁월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캡스의 상담 설교 구조의 약점은 이러한 구조가 설교를 위한 구조로 조직된 것이 아니라 상담을 위한 과정이란 점이다. 그러므로 캡스가 제안한 구조를 적용하여 설교할 때, 취약점이 있다.

첫째, 성경기록 당시 저자의 의도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성경기록 당시 삶의 정황은 설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당시의 상황 속에 저자의 진정한 기록 의도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둘째, 성경본문 자체를 해석하는데 소홀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상담의 주제를 가지고 설교하므로 본문의 의미를 충분히 해석하고 드러내는데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담의 주제와 구조를 곧 바로 설교에 가져오는 상담 설교보다는 개혁신학의 관점에서 세워진 상담학인 성경적 상담을 설교에 적용한 성경적 상담 설교에서 새로운 구조를 제안할 필요가 있다.

캪스는 상담과 설교에는 통합할 수 있는 공통점이 있는가 하면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보았는데 그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의사소통의 방법론에서 상담은 상호 대화적이며 간접적 접근을 시도하는 반면에 설교는 일방적인 선포의 방법으로 직접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둘째, 접촉점의 차이이다. 설교는 말씀과 교리에 의존하여 접촉을 시도하는 반면 상담은 심리학적인 이론을 통해 접촉점을 활용한다.

셋째, 방향성의 차이다. 설교는 위로부터 하나님의 말씀에 대하여 인간이 결단하도록 하는 초청인 반면에 상담은 아래로부터 인간의 문제를 제시하고 하나님의 해답을 찾는다.

넷째, 시간과 공간의 차이다. 설교는 일정한 장소에서 정한 시간에 이루어지며 공적이며, 집단적인 선언의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상담은 개인적이고, 사적이며, 일대일의 관계 속에서 장소와 시간이 자유로울 수 있다.70)

이상의 내용을 종합할 때, 상담과 설교는 의사소통의 방법, 접촉점, 방향성, 시간과 공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성경적 상담 설교에서는 이 가운데 접촉점과 방향성의 차이가 극복된다.

첫째, 접촉점의 차이가 극복된다는 것은 설교가 말씀과 교리에 의존하여 접촉점을 시도하는 것과 같이 성경적 상담에서는 심리학적 이론을 통해 접촉점을 시도하지 않고 성경 말씀을 통해 접촉점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둘째, 방향성의 차이가 극복된다는 것은 위로부터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결단을 촉구하는 설교의 방향과 달리 일반 상담 설교에서는 아래로부터 인간의 문제를 제시하나, 성경적 상담에서는 성경말씀에 나타난 인간관을 상담의 원리로 삼기 때문에 방향성의 차이가 극복되는 것이다.

그러면 성경적 상담 설교의 구조는 무엇인가? 필자는 다음과 같이 성경적 상담설교의 구조를 제안하고자 한다.71)

첫째, 상황 속에서 진입구를 발견하라. 진입구란 삶의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갈등이다.72)

둘째, 마음의 동기를 살피라.73)

셋째, 하나님의 말씀을 해석하며 하나님의 성품과 예수 그리스도에 초점을 맞추라74)

넷째, 말씀과 성령을 통해 새로워진 마음의 변화를 인식하라75)

다섯째, 변화된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계획하라.76)

3.3. 성경적 상담 설교의 구조

3.3.1. 상황 속에서 진입구를 발견하라

성경적 상담 설교의 첫 번째 구조는 상황 속에서 진입구를 발견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회중이 처해 있는 상황이다. 상황은 회중이 처한 압박들이다. 뜨거운 태양과 같이 회중을 괴롭히며 고통을 주고 어렵게 만드는 모든 환경과 형편을 말한다. 회중이 가지고 있는 매일의 책임, 기회, 임무, 유혹, 인간관계, 육체적 질병이나 영적인 문제들, 사회적 문제, 경제적 문제, 정치적인 어려움들도 모두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 해당한다.

중요한 것은 감당할 수 있는 어려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감당할 수 없고 괴로움을 자아내는 것이다.

진입구라는 것은 일반적인 관계에서 상담관계로 들어가는 문이라고 할 수 있다. 진입구는 그 사람이 겪고 있는 문제 자체가 아니다. 그 문제에 대한 그 사람의 특별한 경험, 또는 지배적인 감정(두려움, 분노, 죄의식, 초조함, 절망, 외로움, 질투, 낙심, 복수심 등)이다. 결국 진입구라는 것은 회중이 갈등을 겪고 있는 느낌이 어떤 것인가를 아는 것이다.77)

즉, 진입구의 의미는 회중의 닫혀 진 마음의 문을 열고 회중 각 사람의 마음으로 진입하는 입구라는 뜻이다. 이때 다루어야 하는 요소들은 첫째, 상황. 둘째, 반응, 셋째,사고 등이다.

예를 들면, 민 11:4-23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의 진입구는 어려운 광야의 삶속에서 불만, 불평, 공포, 절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문의 상황 속에서 진입구를 발견한 후에는 회중을 향하여 “오늘 여러분들도 이스라엘 백성들과 같이 인생에 불평과 불만, 공포와 절망을 경험하고 있지는 않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지면서 설교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도록 초청하는 것이다.

3.3.2. 마음의 동기를 살피라

성경적 상담 설교의 두 번 째 구조는 마음의 동기를 살피라는 것이다. 성경적 상담의 세 번째 원리는 인간의 문제는 마음의 문제라는 것임을 밝혔다. 그러므로 성경적상담 설교에서는 인간의 마음의 동기를 살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성경적 상담 설교의 목적이 인간의 마음의 변화라는 점을 시사해 준다.

성경적 상담에서는 인간의 마음이 중요하다. 행동만을 고치고자 하는 것은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 마음의 변화가 있어야만 인격이 변화되고 삶이 변화되는 것이다.

민수기 11장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어리석은 행동을 촉발시킨 첫 번 째 동기는 음식에 대한 탐욕이다. 민수기 11장 4절에서도 “무리가 탐욕을 품으매”라는 말씀이 그들의 마음의 동기를 잘 드러내 주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이러한 동기는 단순히 음식에 대한 그리움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다. 힘들고 괴로운 광야 생활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에 대한 불안과 그로 인한 하나님에 대한 불신이 그들로 이러한 행동을 하게 한 것이다.

생각과 원하는 것이 마음의 두 가지 중심된 기능이다. 마음은 언제나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 생각과 동기들이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다. 히브리서 기자는 “오늘 너희가 그의 음성을 듣거든 광야에서 시험하던 날에 거역하던 것 같이 너희 마음을 완고하게 하지 말라”(히 3:7-8)고 하였고, “매일 피차 권면하여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의 유혹으로 완고하게 되지 않도록 하라”(히 3:13)고 하였다. 그들의 불신과 완고함이 그들의 마음을 지배한 것이다.78)

3.3.3. 성경 말씀을 해석하며 하나님의 성품과 예수 그리스도에 초점을 맞추라

성경적 상담 설교의 세 번째 구조는 성경 말씀을 해석하며 하나님의 성품에 주목하고 예수 그리스도에 초점을 맞추어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것이다. 성경적 상담 설교의 특징은 개혁주의 설교이다. 그러므로 성경적인 성경 관을 바탕으로 하며 성경적인 설교 신학을 바탕으로 한다. 폴 스캇 윌슨(Paul Scott Wilson)은 “설교자는 성경본문으로부터 하나님은 누구신지에 관해 또는 하나님이 무슨 일을 하셨고 또 지금도 무엇을 하고 계시며 무슨 약속을 하셨는지 선포하여 이를 회중에게 확신을 심어 주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79)고 강조한다.

또한, 개혁주의 설교신학에 대하여 앨버트 몰러(Albert Mohler)는 “설교신학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출발해야 하며, 구원하시는 예수님이 설교의 근거가 된다. 모든 설교는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필연적인 연관을 지녀야 한다는 점에서 기독론 적이어야 한다”80)고 강조 하였다. 또한, “설교신학은 하나님의 자기 계시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삼위일체의 성격을 띠게 된다. 말씀하시는 성부, 구원하시는 성자, 조명하시는 성령하나님을 조명 한다”81)고 하였다. 즉 개혁주의 설교는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고 예수그리스도에 초점을 맞추는 설교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부분에서는 성경본문에 나타난 저자의 의도를 중시하며 충실하게 성경을 해석해야 한다. 특히,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고 예수 그리스도에 초점을 맞추며 성령께 온전히 의지하여 설교해야 한다.

3.3.4. 말씀과 성령을 통해 새로워진 마음의 변화를 인식하라

성경적 상담 설교의 구조 네 번째는 하나님 말씀과 성령의 역사를 통해 새로워진 마음의 변화를 인식하는 것이다. 하나님 말씀을 충실히 해석하여 증거 하고 하나님의 성품을 묵상하고 나면 회중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난다. 성령이 역사하시기 때문이다. 성경적 상담의 원리 가운데 일곱 째, 인간의 마음의 변화는 성령의 역사를 통하여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상황 속에서 진입구를 발견한 후, 마음의 동기를 살필 때 인간의 마음의 쓴 뿌리, 즉 나쁜 뿌리에 해당하는 상처 입은 마음, 부정적인 마음은 하나님 말씀을 들으므로 변화되어 마음이 치유되고 회복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 단계는 이렇게 새로워진 마음을 깊이 생각하고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변화된 새 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성경적상담 설교에서는 말씀과 성령으로 새로워진 마음의 변화를 인식한 후 새 마음을 구체

적으로 표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3.3.5. 변화된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계획하라

성경적 상담 설교의 마지막 단계는 진리를 삶에 적용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변화를 위한 계획을 명백히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는 새롭게 변화된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생각하고 방향을 제시하며 구체적 삶에서의 실천사항들을 점검해 보는 것이다. 이 때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이 누구인가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정체성 확립이 매우 중요하다. 이 단계가 곧 적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개혁주의 설교에서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하는 설교자는 설교에 대한 두 가지의 기본 정의를 유지해야 한다. 첫째는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해석하는 것이며, 둘째는 해석한 말씀을 청중에게 적절하게 적용하는 것이다. 성경본문을 해석한다는 의미에서 존 스토트(John Stott)는 모든 설교가 강해설교라야 할 것을 역설한다.82)

필자 역시 하나님의 말씀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을 설교라고 정의하기 때문에 ‘강해설교’(expository preaching)라는 용어가 성경적 설교의 의미를 잘 드러낸다고 확신한다. 성경적 상담 설교는 개혁신학에 근거한 성경적 상담을 설교와 통합한 것이며, 상담적 관점으로 성경을 보나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말씀을 해석하고 적용하기 때문에 성경적 설교이며, 본문에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가 강조되므로 그리스도 중심 설교이다.

그러므로 성경적 상담설교는 개혁주의 상담설교, 또는 상담적 강해설교라고 이해할 수 있다.

Ⅳ. 나가는 말

목회상담학의 역사 속에서 상담과 설교를 통합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가 있어 왔다. 현대에 들어서 상담학 이론을 설교와 통합한 형태의 상담적 설교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한 관심은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분야에 대한 활발한 논의는 없었으며, 상담을 설교와 통합하고자 하는 대부분의 시도는 심리학적 상담이론을 근거로 이루어져 왔다. 이에 필자는 본고에서 다양한 형태의 문제를 안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집단 상담으로 예방과 치유의 효과가 있는 설교의 한 유형으로서, 성경적 상담 이론과 설교를 통합한 형태인 성경적 상담 설교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먼저, 성경적 상담의 이론적 이해에서 상담신학의 필요성과 성경적 상담의 원리, 그리고 성경적 변화의 역동적 과정을 살펴보았고, 이러한 성경적 상담이론을 설교와 통합한 형태인 성경적 상담설교의 구조를 다섯 가지로 제안하였다.

첫째, 상황 속에서 진입 구를 발견하라.

둘째, 마음의 동기를 살피라.

셋째, 성경 말씀을 해석하며 하나님의 성품과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라.

넷째, 말씀과 성령을 통해 새로워진 마음의 변화를 인식하라.

다섯째,변화된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을 계획하라.

이러한 구조로 성경적 상담을 설교와 통합하여 성경의 메시지를 전달할 때, 회중의 마음의 변화를 통하여 삶의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 왜냐하면 상담과 설교에서 성경 말씀이 들려질 때, 성령께서 역사하셔서 사람의 마음을 변화 시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세계 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변화와 부흥의 길로 나아가는 길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바르게 상담하고 설교하는 길이라 믿는다. 그러한 점에서 개혁주의 신학에 입각한 성경적 상담을 설교와 통합한 성경적 상담 설교를 보급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성경적 상담 설교를 통하여 한국 교회의 강단이 새로워지고, 상처 입은 수 많은 영혼들이 치유, 회복되어 건강한 교회 공동체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이 시대 건강한 목회 상담자와 설교자들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힘 있게 쓰임 받는 건강한 교회를 세워가고, 성령의 크신 역사로 이 민족과 온 세계에 다시 한 번 부흥의 때가 임하길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