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상 어린이집을 옮긴지 한달쯤 됐습니다. 처음에 일주일정도는 재밌다고 좋다고 잘 다니다가 어느날 갑자기 예전 어린이집 가고 싶다고 때를 쓰기 시작합니다. 아직 적응이 안되서 그러려니 달래서 보냈습니다. 시골 갔다 오고
집안 일로 열흘정도는 등원을 못했구요. 그러다가 최근에 태권도 차량 전달이 잘못된탓에 아이가 엄마없는 집에 혼자 들어온적이
있었는데요. 아무도 없어서 무서워서 다시 밖으로 울면서 나갔나봅니다. 밖에 집짓는곳 아저씨한테 가서 엄마한테 전화좀 해달라고 말하여 다행히 제폰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그렇게 잠깐 10분정도 엄마가 없어서 겁에 질려 있었습니다.그이후로 계속 엄마보고 싶다면서 태권도도 안갈려 그러고 어린이집도 안갈려고 하여 등원차량에 울면서 올라탑니다. 배도 자주 아프다 그러고 지금은 연휴끼고 해서 어제부터 4일동안 또 등원
안해서 한편으론 사랑 많이 주면서 데리고 있어야겠단 생각에 잘됐다 싶었는데 집에 엄마랑 같이 있으면서도 틈나면
"엄마보고싶어"라면서 마음 약한 말을 계속 해대네요. 울먹거리기도 하고요.ㅠㅠ 이제 초등학교 입학할텐데 걱정입니다. 제가 어떻게
대해줘야 될지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자 이렇게 글 올립니다.
참고로 어린이집에서는 놀때는 잘 놉니다. 가끔 엄마찾는다고는 하고요. 태권도도 할때는 잘 하고요. A형고요 건강한 체질인데 편식은 있습니다. 뭐든지 적극적이고 활발한데 소심합니다.마음도 여리고 겁도 있습니다.
re: 7살남아우울증
우울증이라는 말은 이유가 아니라 증상입니다. 7세 남자아이가 우울증에 걸렸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이 이유가 비교적
성인보다는 그 이유를 찾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성인도 우울증에 걸렸다고 했을 때 우울한 증상이 있다는 것이지 감기바이러스에 걸려
감기를 앓는 것처럼 우울증이 이유가 되어서 우울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성인에게도 우울한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찾는 것이 복잡하고
어렵고 그 이유를 찾았다 하더라도 쉽게 해결해주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냥 우울증 약을 먹으면서 견디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다릅니다. 결국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이 있고 그 원하는 것을 잘 알아 주면 그로 인해서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하신 사건이 진짜 전부라면(다른 이유가 있다면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집니다), 확인을 위해서 왜 예전 어린이집에 가고 싶다고
하는지, 왜 태권도를 가지 않으려고 하는지, 왜 엄마를 보고 싶다고 말하면서 안가려고 하는지, 왜 태권도 갔다와서 엄마를 보면
안되는지, 그리고 심지어 엄마와 같이 있으면서도 틈만 나면 왜 엄마보고 싶어라고 말하는지를 물어보세요. 아이에게 두려움이 있고 그
두려움의 원인을 알아야 구체적인 마음의 위로를 전해 줄 수 있습니다. 예상되는 것은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거나 누군가 자신을
힘들게 한다거나 뜻대로 되지 않아서 혼자 힘으로 할 수 있을 지 겁이 난다거나 하는 것들이 있는데 좀더 두려워하는 이유를
물어본다면 더욱 명확해지겠습니다.
우울증에 대한 염려에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으로 방향을 잘 전환하시고 그속에서 원하시는 답을 잘 찾게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