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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문제] 아빠가 불편합니다  

익명글쓴이 2020-12-31 (목) 01:26 4년전 2753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빠의 안좋은 모습을 보고자랐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아빠는 울음이 많고 소극적인 저를 항상 안 좋게 보셨습니다. 엄마를 닮아 그런다, 라는 말을 할 때도 있었고... 분명 좋은 기억도 있었을 텐데 아빠에 대해선 안 좋은 기억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제가 중학생 시절, 엄마가 갱년기 우울증을 겪고 계셨습니다. 우울증으로 인해 무기력함과 기분의 기복이 심했던 엄마를 아빠는 꼭 한심하게 보곤 했습니다. 그 시기에 저는 거의 엄마의 상담사였습니다. 당시 집안에서 엄마 얘길 가만히 들어주는 사람은 저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아픈데 집안일도 해야하는 엄마가 너무 불쌍했고, 회사가 끝나고 돌아와선 엄마에게 화를 내는 아빠가 너무나 미웠습니다.
이게 제가 아빠를 싫어하게 된 계기인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때도 부모님은 자주 싸우셨지만 중학교 땐 더 심해졌습니다. 저는 당시 저의 성격 탓에 학교에선 친구도 별로 없어서 학교에 가기 싫어했었습니다. 절 걱정해주었던 건 엄마였고, 아버진 절 그냥 마음이 약해서 그런다 하고 절 답답해하셨습니다.

아버지가 나쁜 분은 아니십니다. 제가 하고싶은 게 있으면 지원해주시고 저는 다른 아이들처럼 학교 등록금 대출 갚느라 알바를 하거나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아버지가 등록금도 대주시고 자취방까지 얻어주셨거든요.
저희집의 모든 가계는 아버지가 책임지십니다. 60대 후반이신 지금도 생계를 위해 돈을 벌러 다니십니다. 저는 아빠의 그런 면이 대단하고 고맙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근들어 아빠가 저에게 자꾸 자신의 서운함에 대해 말하기 시작합니다. 자신과 같이 밥을 안 먹어주는 것과 저의 쌀쌀맞은 태도에 관한 것들을 말합니다.
자기는 저한테 잘하려고 노력하는데 왜 너는 안 하려하냐고. 그래도 우리가 가족인데 이렇게 지내야 하냐고 하십니다.
저도 아빠와 잘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아빠와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본 적도 없고 어렸을 때는 회사에 다니느라 퇴근하면 피곤해서 짜증만 내셨는데요.
아빠가 고생하셨다는 거 압니다. 아버지 세대들이 어렸을 때는 저보다 더 훨씬 경제적으로도 여러모로 힘들었을 거라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아픔도 있듯 저의 아픔도 있습니다. 아버지의 아픔은 제가 감당하고 이해해야하는 게, 저는 이기적이게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자신도 그때 내게 말못할 아픔들이 많이 있고 자신의 상황도 힘들었고 , 나만 힘든 게 아니었으니 과거의 아픔은 잊고 조금씩 가까워지자고 합니다.
저는 아직 못 잊겠는데. 아빠가 조금이라도 불만을 얘기하면 금방이라도 두분이 싸우실까봐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항상 불안한데.

집에 와서 혼자 밥을 먹으니 이게 무슨 가족이냐며 앞으로는 밥을 같이 먹잡니다. 솔직히 그저 자기 좋은 얘기로밖에 안 들립니다. 저는 아직 그게 불편하다고 얘기를 드렸지만 아버지는 그러면 안 된다고, 내가 변해야된다고 하십니다.

저는 이게 ... 제 입장에서는 솔직히 가해자의 합리화라고 생각합니다. 자기도 똑같이 아팠으니 나와 엄마에게 어쩔 수 없이 그랬다? 이처럼 편한 말이 어디있나요... 제가 성격이 소극적인 것을 아빠는 한심하게 보십니다. 자꾸 내가 바뀌어야한다고 하십니다. 저도 바뀌려고 노력해봤습니다. 아빠는 제가 좋아하는 것도 모르고 제가 전공하는 분야가 어떤 걸 하는지도 정확히 모르면서 왜 내가 본인을 이해하고 알아가고 가까워져야 한다고 생각할까요..? 자신은 표면적으로 내게 다정하다고 내게 노력한다고 하는데 저는 여전히 아빠가 너무 싫습니다. 바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얼마전 친오빠가 전화로 아버지 얘기를 하며 아버지가 제 눈치를 많이 본다고, 아버지가 힘들어서 죽을 생각도 했던 적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엄마가 아플 때, 저는 엄마 입에서 죽어버리고 싶단 말을 몇번이나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빠 말이 맞습니다. 누가 특별히 아픈 게 아니라 모두가 다 똑같이 아프다는 거. 근데 그 시절 아빠의 힘듦은 제가 아빠에게 준 건가요? 회사가, 경제적 상황이 아빠에게 준 거 아닌가요...? 전 아빠 때문에 너무 힘들었는데... 아빠 때문에 항상 내 성격이 내 탓이라 자책해왔는데.

저는 무직이고 잘하는 것도 없고 돈만 축내는 딸입니다. 저도 절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아빠에게 받았던 아픔을 그저 참아야만 하나요 다 지나간 일이니까...?

사실 몇번 고민하고 물어봐야 소용 없다는 거 압니다. 아버지는 그냥 이 관계에세 제가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를 노력도 안 하고 속 좁고 무능력한 딸로 보시니까요... 그래도 낳아주신 도리는 다 해주신다는 걸 전 감사하게 생각해야겠죠.

아무래도... 아빠가 지원해준 돈으로 취직한 후 독립하는 게 최고의 선택인 것 같습니다 가족 중엔 절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한명도 없으니까요. 가끔은 저도 절 이해 못할 때가 많습니다. 단순히 아버질 좋아하면 되는데 그거 하날 못해서... 제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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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0-12-31 (목) 17:27 4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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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거진나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9-05 (일) 13:03 3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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