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누구보다도 열심히 인생을 살아왔지만 이제는 모두 지칩니다. 저에게는 노부모님 두분 외에는 남편, 자식도 없고 형제도 없습니다. 이미 나이는 내일이면 50세가 됩니다. 몇년전부터 나의 미래가 이렇게 될 것을 알면서 우울증도 앓았습니다만 점점 더 심해지는군요. 그래도 부모님이 아직 살아계시니 제가 먼저 떠날 수가 없어 그분들 모시는 의무만 다하면 저도 세상을 떠날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이제까지 일과 취미와 여행과 많은 다양한 경험도 해봤고 뜨거운 연애도 해봤으니 이제 아무런 여한이 없습니다. 봉사활동으로 여생을 보내는 것도 생각해봤는데 우울증 때문인지 그것도 의욕이 안생깁니다.
유감스럽게도 몸이 건강해서 앞으로도 꽤나 오래 살 것 같은데 앞으로 남은 긴긴 시간이 걱정됩니다. 지금이라도 좋은 남자 구해서 가족을 가지고 살라는 충고는 사절입니다. 그런 일은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남자 친구가 있으면 조금은 낫겠지만 결혼할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요. 그래도 제가 살아야 할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