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성: 40대 중반까지 나는 아내의 삶에 적응한 부분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아내는 나의 삶에 전적으로 적응하려고 자신의 모든 삶을 헌신하였다. 나와 아내는 이러한 부분을 조금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누구나 다 그랫고 우리도 그랫다. 그건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나중에는 이것이 문제가 되었다.
융통성: 여러가지가 부딪쳤다. 처음에는 한방에서 살게되니, 나는 더운데 아내는 추워하는 온도 차가 제일 불편했고, 여자와 함께 살게 되니, 여름엔 더운데도 문을 닫거나 조금만 열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너무 불편했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음식과 아내가 좋아하는 음식도 달랐고, 좋아하는 음악 영화 스포츠 여러가지가 달랐다. 그러나 우리는 잘 맞추어 보려는 노력도 하기 전에, 아이가 태어나면서 모든 것은 뒤로 미루어 졌다.
의사소통: 이제와 생각하면, 아마 가장 안되는 부분이 이 부분이었던 같다. 아이러니한 것은 나는 40대 중반이 되기 전까지 우리 부부는 의사소통이 잘되는 줄 알고 살았었다. 아내는 별다른 저항 없이 내 의견을 수용했고, 난 내가 잘나서, 혹은 여자들은 당연히 그러는줄 알고 살았다. 그러나 40대 중반 이후 몇가지 계기로, 아내는 많은 경우 나와 의견이 달랐으나, 그냥 참은 것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내에게 왜 그동안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말하지 않았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자신은 그동안 여러차례 자신의 의견을 말했었고, 나는 완전히 무시하거나,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고 했다. 한가지 의아한 것은 왜 여자들은 말로하면 금방 알아들을 것도, 끝까지 말을 하지 않는채, 상대방이 알아챌 때까지 눈치만 주다가, 알아채지 못하면, 눈치 없다고 책망하며 스스로 삐치면서 포기해 버리는지 잘 이해는 안간다. 그냥 말하면 되는데... 그러나 이제는 그것도 왜 그러는지, 딸들을 키워보니 대충 이해가 간다.
가정에의 헌신: 우리 부부는 이 부분은 모두 잘 했다. 나는 가정을 위하여 열심히 일했고, 나름 돈벌이에 문제를 일으킨 적도 별로 없고, 아내도 자신의 할 일을 열심히 했다. 우리는 둘다 가정을 위하여 열심히 헌신했으나, 다 좋은 것은 없다. 어느 시점을 넘어서자 서로는 서로에게 자기 헌신에 대한 보상을 바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큰 아이가 외국생활에 적응을 잘 못하고, 한국에 돌아온 이후에도 공부를 잘 못하자 아내의 관심은 모두 작은 아이에게 가버렸는데, 아마 그건 자기 헌신에 대한 보상을 거기서 찾고 싶어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때는 몰랐으나, 전업 주부이던 아내에게 아이들의 성적이란, 하나의 보상 혹은 자신의 성취물로 여겨지는 것 같았다.
명확한 역할 규정: 처음엔 역할 규정이 더할 나위 없이 명확했으나, 지금은 오히려 역할을 바꾸어 하는 경우도 많다. 내가 집안 일을 할 때도 많고, 아내도 나름 일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전에는 가정내 돈 관리도 다 아내가 관리했었는데, 이제는 다 귀찮다고 나에게 맡겨서 내가 하고 아내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상호격려: 우리는 이제야 상호격려를 조금이나마 할까 그전에는 서로 비난하기에 더욱 집중하였었다. 나는 아내가 잘 이해가 안가는 부분을 이해시킬려는 고집이 있었고, 아내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자존심이 강해지다보니, 나중에는 서로 잘났다고 서로 비난하는 일도 많았다. 이제는 여기저기서 들은게 좀 있어서 그저 격려하려고 애쓰기는 하나 잘 안되는 부분이 더 많다.
감사: 마음 속으로는 그전에도 감사하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말을 잘 하지 못하면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서로에게 감사하는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했던 것은 아내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아무래도 매일 보는 사이에 새삼스럽게, 낯간지러운 표현이 왠지 가식적으로 느껴지는 경우도 있고, 잘 하게 안된다. 특히나 이런 아내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 일은 거의 없었다. 요새 좀 그런 마음이 든다.
사회적 관련성: 내가 직장 일에 매여 있을 때는 거의 관련성이 없었다. 나는 새벽에 나가서 밤늦게 들어오고, 주말에도 일하고, 거의 일 관계된 사람들 하고만 지내고,, 내가 내 일을 차린 뒤로는 모든게 변했다.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함께 커피를 마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느즈막히 회사에 나가고, 저녁에는 거의 매일 함께 운동하고, 주말에는 함께 교회 봉사나 예배를 나가고,,, 서로가 서로의 일에 관계되어지는 부분은 없다. 앞으로는 될 수도 있다.
시간의 공유: 사회적 관련성과 비슷하다. 함께하는 시간은 많아졌다.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 수록 피곤한 것도 많다. 원래는 잔소리가 별로 없는 사람이었는데, 나이 탓인지 이제는 아내도 잔소리도 많아졌고, 자꾸 나를 고치려고 하는 것도 많아져서, 피하고 싶을 때도 많다.
영적생활: 아내와 나는 하나님께 대하여는 같으나, 교회생활에 대하여는 좀 다른 부분도 가지고 있다. 나는 교회 신도들 사이에서 너무 지나친 사생활 공유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데, 아내는 그 공유의 정도가 너무 심한 경우도 많아서.. 아무리 화가나도 교회에 소문날까봐 무서워서 부부싸움도 못하기도 하고... 그리고 나는 대형교회 시스템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 반면에 아내는 대형교회의 웅장하고 스케일 크고, 잘 갖추어져 있고, 일면 멋들어진 사역을 더 좋아하는 것 같고, 아내는 성가대 활동을 너무 좋아하고, 나는 음악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하고, 나는 교구 중심 사역이 더 맞는 것 같은데, 아내는 사역단체 중심 사역을 더 좋아하는 것 같고, .. 특히나 대형교회의 서류결제 시스템은 거의 대기업 체계와 비슷할 정도로 복잡한데, 그런 건 하나도 모르는 아내가 어느 단체의 임원을 맡으면, 서류작업은 다 내가 대신 해 줘야 하고,, 구제나 선교를 위한 행사를 벌이면, 팔다 남은 물건들은 목표액을 채우기 위해, 남편들 끼리 모여서 다 사줘야 하고.. 그냥 헌금을 하지, 뭐하러 행사를 벌여 가지구... 아무튼 함께 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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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 부분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네요. 잘 듣고 잘 말하기 위해서 이해해야 하는 것은 대화의 강점과 약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하듯이 아내의 대화수준과 자신의 대화수준을 이해한다면 더욱 대화 외적인 요소를 통해서 의사소통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의사소통이라는 것이 꼭 대화만을 통해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상황에서 필요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협력하려고 한다면 눈빛만으로 손짓만으로도 의사소통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말에 매이지 않고 커다란 의사소통이라는 주제를 항상 생각하신다면 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과제 내용은 더욱 추가하셔도 되고 지금까지만의 것으로도 과제를 잘 해주셨습니다. 진솔한 내용도 감사드립니다.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