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는 지,정,의(지식, 감정, 의지) 세가지 능력이 있는데 자살충동이 일어날 때에 가장 발현되는 것은 '의지'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그냥 그냥 살아가고 있어서 특별한 의지가 드러나지 않지만 죽으려고 할 때에는 아주 특별한 의지가 나타나서 죽음에의 두려움을 극복하게 만들어버립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죽고 싶어할 때에 그때는 인생에서 가장 의지가 넘쳐나는 때입니다. 그 어떤 힘든 때보다도 죽고 싶어할 때에는 못하는 것이 없는 가장 강한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그목적이 죽고자 한다는 것이 문제이지만요.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해프닝'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그 영화에 보면 꽃가루의 영향을 받아서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든지 죽으려고 하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그럴때 죽는 방식은 너무 다양하고 끔찍해서 어떻게 저렇게 죽을 수 있을까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이 스스로 죽습니다. 죽으려는 의지가 강하니까 별의별 방법으로 죽는 것입니다. 결국 그렇게 죽으려고 하는 이유의 핵심에는 더 원하는 것이 있고 더 추구하는 것이 있고 더 얻으려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죽는 것입니다. 지금도 죽고 싶다는 글에 나타나는 것은 더 편하고 싶고 더 무미건조하지 않고 싶고(재미있고 싶고), 더 짜증나지 않고싶고, 재미없고 쓸데없고 싫고 한숨나는 삶에서 도망가고 싶은 그런 원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 의지가 발현되는 시기를 잘 견디면 다시 지식과 감정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옵니다. 세상은 넓고 배울 것도 많고 달라질 수 있는 것들도 많습니다. 느낄 수 있는 감정도 너무나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기에 잘못된 의지로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해버리면 그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립니다. 죽음 이후의 어떠한 세계가 있는 것은 둘째치고 죽어버리면 이 세계와는 영원히 끝이 나게 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또한 이 세계에서 그렇게 원하는 것을 선택함으로 부모님에게, 가족에게, 주변사람들에게 커다란 슬픔이 되었는데 앞으로 가는 세계에서 좋은 것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원하는 것을 잠시 뒤로 미루고 삶을 살아내고자 해보세요. 다시 지식을 쌓고 감정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 새로운 의지를 가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부디 이 세상에서의 귀한 시간을 더 향유하게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