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3 된 학생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근래 들어서 우울증인 것 같은데 부모님 몰래 병원에 간다거나 하는 방법이
있을까 싶어서 질문 남겨봐요. 현재 저는 가족들이 지방에 있는 상태고 집안 사정이나 부모님께 말씀 드릴 수 없는 일들이 있어서
치료를 받고 싶어도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조금만 더 견디다 성인이 된 후에 병원에 갈까 싶었지만 정말 숨쉬는 것도 괴롭고 우울함이
몸에도 영향을 줘서 견디기가 힘듭니다. 그림이 전공인데 슬럼프가 이년째 지속되고 있고 팔뚝을 긋거나 할퀴고 뜯는 버릇도 일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울음이 나오는데 이제는 눈물도 안나와요. 말 할 상대도 없고 학교에선 반장, 동아리
부장, 취업준비, 과제 등 바쁘게 살고있는데다가 친구들한테 이런 모습 보여주기는 싫습니다. 거울 보는것도 시계소리 듣는 것도
무서워서 다 뜯어내버렸구요. 부모님과는 전화로밖에 소통할 수 없어서 항상 괜찮다고 말씀드렸는데 여기서 힘들다고 부르기엔 좀 힘들 것
같고 하고싶지 않아서.. 혹시 혼자서 병원치료를 받을 수는 없나요? 그리고 병원비는 어느정도 할까요? 이런 질문 남겨서 죄송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re: 청소년 우울증
정말 필요하게 되면 병원에 가고 싶지 않아도 가게 될 테니까 그 전에 할 수 있는 일을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 받게 되는 정신과 약물이 효과가 있어도 문제고 효과가 없어도 문제가 됩니다. 효과가 있으면 그만큼 두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효과가 없으면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는데도 이렇게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절망감때문에 더욱 문제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병원과 관계된 부분은 좀더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시고 그전에 우울증 증상을 상담을 통해서 해결할
수있는 대로 해결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상담을 받아서 해결할 수도 있지만 자가상담을 통해서 자신의 복잡한 상태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을 감기에 비유한다면
감기의 종류가 여러종류가 있는것처럼 우울증의 증상도 여러증상이 있습니다. 현재 나타나는 증상은 슬럼프, 팔뚝 긋기 할퀴기 뜯기,
울음, 거울공포증, 시계소리공포증 등이 있지만 그런 증상만으로는 본인의 우울증을 제대로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좀더
구체화시키다 보면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자가 상담을 통해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먼저 다음 감정 중에서 느껴지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십시오. [미움, 분노, 절망, 두려움, 죄책감, 수치심]
그리고 그런 감정을 누구에 대해서 어떤 상황에 대해서 느끼는 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런 감정을 왜 느끼는 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여기에 대해서 진실하게 대답하다 보면서 자신의 문제의 핵심이 결국은 무엇인지를 자각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길에서 넘어져서 무조건 우는 경우를 생각해 보십시오. 별로 다치지도 않았는데 놀라서 우는 것일 수도 있고 정말 다쳤다면
그 부분을 치료받을 수도 있고 혹은 그렇게 울면서 어머니가 도와주기를 바라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낼 수 있다면 의외로 간단하게 현재 고3으로서 겪는 우울증을 잘 극복해 낼 수 있습니다.
무작정 병원에 가는 것보다 한번 더 생각해 보면서 현재 문제의 해결을 얻게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