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1학차소감]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1, 2학기 강의를 듣고는 복잡한 우리의 모든 인생이 하나님의 손바닥에 있는것처럼 훤히 꿰뚫어지는 것이 너무 놀라웠습니다. 성경적 상담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었던 저에게는 충격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흥분된 마음에 정말 „대~ 박~“ 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인 적용으로 들어가는 3학기 수업을 들으면서는 그야말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아~! (어떻게 이럴 수가…) 하는 감탄사 외에는 이을 말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철저하게 성경적으로 살아왔다 자신 했는데 그럴 수 없다라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날마다 말씀과 씨름 하면서 주님이 기뻐하시는, 주님 뜻에 맞는 가정과 사역현장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하나님 나라와 이미 우리에게 허락하신 그의 풍성함을 누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온전히 누려지지 못했습니다. 뭔가 나의 발목을 붙잡는 것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를 위해 한번도 하나님이라는 말씀의 강력한 도구 외에 굳이 제3의 도구가 필요할 것이란 생각은 전혀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당연히 감당해야 하는 것인 줄 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3학기 과정 안에 있는 가정상담, 대화법, 진로상담, 고통 과목이 도구의 필요성을 명료하게 알게 해주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샤머니즘과 불교와 유교적인 요소들이 내 안에 이렇게 깊게 개입 되어 나를 옭아매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예수그리스도를 만난 이후 이 모든 것에서 자유해진 줄 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불완전한 한국 사회가 만든 여성의 정체성을 가지고, 한국 교회가 만들어낸 목사 사모의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 여전히 한국 사회가 원하는 가정을 꿈꾸며, 한국 교회가 원하는 사역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가정 상담, 대화법, 진로 상담). 이런 모든 복잡한 메커니즘들이 내 안에서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 고통이라는 과목을 통해서 분명하게 아주 논리적으로 설명이 잘 된 것입니다. 문제가 인식되고 보이면서 바로 동시에 답까지 보여진 것입니다.

그래서 드디어 나와 아주 익숙한 것들, 동시에 나의 발목을 붙잡는 것들과 결별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의 정체성을 가진 자가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피로 값 주고 산 새로운 피조물인 주님 자녀에 대한 온전한 정체성을 지닌 존재입니다. 그래서 이젠 이렇게 온전해진 정체성(하나님의 온전한 자녀로)으로 더이상,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가정,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사역 현장 아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가정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역 현장에서 그의 풍성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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