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 사람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떨어졌어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그○ 댓글 4건 조회 803회 작성일 23-11-17 14:06분류 | 내용 |
---|---|
담당자 | 그건 |
연락처 | |
상담가능일자 | |
상담가능시간 |
본문
저는 사실 고민상담을 오히려 하는 편이고 제 고민이 과연 해결이 가능한 고민일까 싶기도 해서 이제는 정말 제 생각을 접어야하나 싶네요
저는 어릴 적부터 인간관계에서 친한 관계일수록 애인이든 친구든 상호 간에 노력이 필요하고 그 중에서 굉장히 중요한 게 취미를 공유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거의 그게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 않을까 할 정도로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는 말도 있는데, 몸이 가까워지려면 같은 취미라도 가져야 이야깃거리, 자주 만날 이유, 추억, 유대감 등등 많은 것이 쌓이고 그래야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관계를 이어나갈 이유도 생긴다고 느끼거든요
주변만 둘러봐도 모두 나이 먹어가면서 먹고사느라 바쁘고, 결국 오랜 친구들은 해에 한번 볼까말까하고 결국 나이들면 산악회나 조기축구 같은 취미를 매개체로 한 새로운 모임이나 다니면서 결국 새로운 인연을 쌓고 하면서 사는게 제 생각을 증명하고 있다고도 보고요
그러니 잘나가는 인기있고 돈많은 사람과 친해지려는 그런 현실에 찌든 관계가 아니라 우정, 사랑, 유대감을 베이스로 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당연히 서로 시간과 에너지 투자를 해서 공통분모 취미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취미가 그렇게 좋으면 너랑 취미 맞는 사람들이 있는 모임에 다니면 되지 않느냐 할 수 있지만 저는 취미 맞는 사람과 친해지고 싶은게 아니고 이미 좋아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취미를 맞추고 싶거든요
제 입장에서는 그게 그렇게 힘든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제 나이가 될때까지 느껴보니 이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더라구요
저는 어릴 때부터 친구, 애인이랑 항상 이것저것 같이하자면서 으쌰으쌰 해보려는데 제 주변에는 저랑 재밌게 즐겁게 지내기 위해서 새로운걸 시도하려는 사람이 없어요 다들 자기 취향이 우선이고 자기의 재미가 우선이고 결국 30대가 넘어가니 점점 오랜 친구들은 먹고살기 바빠져서 안그래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불가능한 수준까지 와버렸구요
당연히 새로운걸 시도하는건 어렵고 고민되는 일인걸 알아서 저는 항상 뭔가를 하자고 어필할 때 미리 사전에 다 해보고 엄청 준비를 해서 다 도와주고 알려주고 최대한 지원도 해주겠다 해도 다들 바쁘다 힘들다 피곤하다 시간없다 나는 그런거 취향이 아니다 하면서 저의 이 더 돈독한 관계를 다지려는 의도를 거절하네요
근데 여기서 더 안타까운건 다들 바쁘다 힘들다 하면서 자기 좋아하는건 꼬박꼬박 하고있거든요 게임도 하고~ 유튜브도 보고~ 놀러도 다니고~ 같이도 안해요 혼자하지 제가 하자고하는걸 안할거면 자기가 먼저 저한테 다른걸 같이 하자고하면 그것도 좋은데 다들 현생에만 집중하고 너무 주변사람에게 투자를 안하는게 아닌가
저는 요즘 시대가 뭐 개나소나 친구도 애인도 없고 이혼하고 손절하고 새로운 사람도 잘 못만나고 하는게 다 서로에게 에너지나 시간을 투자 안하는 이런 분위기 때문에 그렇다고 봐요
당연히 다들 먹고살기 힘든데 자기 자유시간 살짝 떼고 유튜브 드라마 보는시간 쪼끔 떼고 잠자는시간 쪼끔 떼서 좋아하는 사람한테 투자해야 좀 관계 유지개선이 되는건데 대체 왜 이렇게 이기주의 개인주의일까요 아예 나한테만 다 올인하라는것도 아니고 그냥 짜투리시간만 함께해도 되는데 다들 바쁘면 얼마나 바쁘다고 솔직히
최근에 20년지기 베프에게 크게 잔소리를 했는데 그 내용이 뭐냐면, 이 친구는 제가 뭘 하자하면 거의 모두 거절하다가 자기 좋아하는거 하자할때만 찔끔 하고 마는 그런 친구인데 퇴사를 하고 한동안 쉰다길래 그럼 잠깐동안 취미 하나 만들어볼래 했더니 자기가 '좋다' 말하더니 막상 퇴사한후에 별의별 이유를 대면서 안하더라구요? 뭐 다이어트한다, 공부한다 하더니 살은 점점 찌고 공부한다더니 게임엔 하루종일 접속해있고 뭘 하고다니는지 퇴사한지 얼마됬다고 돈도 다 떨어졌다 그러고 그래서 제가 너 나랑 진짜 오래된 친구인데 내가 널 힘들게 하거나 잡아먹는것도 아니고 그냥 같이 재밌게 놀자는건데 겨우 그따위로 지내려고 내가 잠깐 뭐좀 해보자는거 그렇게 하기싫어서 도망다니냐 너는 안그래도 20년동안 뭐 하자하면 다 안하던 놈이었는데 이제 나이 30먹고 더 바빠지기 전에 마지막 기회일수도 있는걸 뭘 이렇게 피하냐고 뼈가 부서질정도로 잔소리했죠 그 이후로 그 친구 연락도 안되네요 이제 안볼 생각인건지
이게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요?
저는 솔직히 친구도 정말 많은 편이고 싫어하는게 없을정도로 취미든 음식이든 진짜 그게 뭐든 좋아하는게 훨씬 많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은걸 좋아하고싶은것 뿐인데 다들 서로에게 노력은 안하고, 그게 하루이틀이면 아쉽고말테지만 10년 20년되니 서운하고 짜증날 지경이고 제가 아는사람들은 저랑 취미 만들생각이 없는데 또 건너 건너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들으면 동창들끼리 모여서 취미 정해서 모임을 한다거나 그런 이야기도 자주 들려오더라구요?
제 생각이 잘못된건지, 제 성격이 잘못된건지, 제가 어쩌다보니 특이한 친구들을 사귄건지, 요즘 세상이 다 그런건지
이제는 그냥 사람을 만날때 그 사람이랑 오래오래 만남이 지속되는 관계로 남는건 포기해야 하는건지
저는 그냥 뭐 1년만에 몇년만에 만나서 술한잔하면서 그땐 그랬지 추억팔이 하는것보다 그냥 쪼끔씩만 서로 노력해서 즐거운 관계로 지속하고싶을 뿐인데
제가 이상한건가요?
댓글목록
원장님의 댓글
원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굉장히 중요한 게 취미를 공유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생각이 자신 만의 기준이라서 그런 기준을 중요하게 여기면 여길수록 스스로 힘들어집니다. 왜냐하면 그 기준에 자신과 다른 사람을 집어 넣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걸을 때에도 기준을 만들면 걷기가 힘들어지고 잘 때에도 기준을 만들면 자는 것이 힘들어집니다. 그렇다고 아무 기준을 갖지 않으려고 하면 스스로 무척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고 여겨질 것입니다. 그래서 그걸 해결하는 생각은 '동행'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친구들과 사람들과 따라가려고 하면 그건 매우 높은 고도의 의식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서 스스로 잃어버린 것 없이 얻은 것이 많게 되고 여유를 갖게 됩니다. 기준에 사람을 집어넣으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따라가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준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의식을 할 때 마음도 평안해지고 유연해질 수 있습니다. 대인관계를 이렇게 해보고 그것이 어려우면 그 이유를 찾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의 성장과정 속에서 동행을 했던 과정이 있을 텐데 그걸 잊어버리면 다시 하는 것이 잘 안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기억을 되살리면 다시 잘 할 수 있으니 한번에 안 된다면 과거를 돌아보면서 해볼 때 좀더 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고 추가 도움이 필요하면 상담을 신청해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보세요.
그건님의 댓글의 댓글
그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원장] 결국 '동행'도 말 그대로 함께 간다는 뜻인데 상대방도 같이 가려는 최소한의 노력이나 의지를 보여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어찌보면 취미를 함께하며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은 제 마음도 어찌보면 동행이라 생각하는데 기준을 정하지 않고 상대방이 함께하려 하지 않아도 혼자 따라기가만 하면서 동행을 성립시킬수가 있는건가요? 상대방이 싫어한다면 동행을 멈춰야하지 않나요
원장님의 댓글
원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혼자서도 따라가려고 하면 동행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하려고만 하면 상대방의 반응을 기대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상대방이 거부하면 그러면 동행은 끝이 나는 것이지요. 하지만 상대방이 원하는 수준에 이르지 않아도 동행은 지속될 수 있습니다. 다만 내가 원하는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고 해서 중단하면 그건 동행이 아니라 지배가 되는 것입니다. 동행의 개념을 좀더 폭넓고 유연하게 생각해 보세요. 그럴 때 고차원적이 되면서 스트레스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동행을 지배의 수준으로 내리면 그건 더 이상 동행이 아닌 것이구요.
그건님의 댓글의 댓글
그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원장] 말씀대로라면 서로가 노력해서 밝은 미래를 그리려는 것도 '지배'에 해당하기 때문에 저는 결국 포기를 해야하는게 맞겠네요.. 저는 좋은 방향성을 위해 서로가 '함께' 노력하는 것은 동행의 개념이라 생각했는데.. 결국 함께 노력하길 기대하는것도 지배의 개념이니 포기하고 그냥 내버려둬야겠네요.. 역시 사람은 어찌할수 없고 함께 개선해보려 하지 말고 그냥 묵묵히 서로 멀어지는 길로 가도록 내버려둬야겠어요.. 결국 제 인간관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상담은 아니었으나 '너의 기대치를 충족하도록 지배하려 들지마라' 라는 결론은 난것같으니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현실에 납득하고, 나이들면서 오랜 친구들과 계속 만나길 기대하지말고 등산 동호회나 주말 축구나 다니며 새로운 인연을 쌓아야할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