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문제) 심란하네요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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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굿○타 댓글 1건 조회 414회 작성일 24-06-10 17:29분류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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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1살 대학생입니다.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최근에 아버지의 혼외자식의 존재를 알았습니다. 조금 부연 설명을 하자면 저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제가 고1, 고2 때 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뭐, 그래도 주변 친척들이 잘 챙겨주기도 해서 부모의 빈자리를 가끔 느끼는 정도를 제외하면 나름 잘 지냈습니다. 공부는 그럭저럭이라 수원의 대학에 입학하고 자취방을 구해 살기 시작했습니다.
제 친척분들이 잘 챙겨주셨다고 했는데 여러모로 감사한 일이 많아 매달 할아버지 댁에 가서 하루 자고 오는 게 전통이 되어버렸어요. 지난주에도 할아버지 댁에 하루 자러 간 날이었습니다. 피곤해서 먼저 잔다고 하고 잠들었는데 잠에서 깨니 새벽 2시쯤이었습니다. 잠이 깨버려서 거실로 나가려 했는데 할아버지와 고모, 작은 아버지의 말소리가 들리더군요. 문을 넘어서도 분명히 들리던 말은 'xx이(저희 아버지 입니다) 딸래미는, 어떻게 지내더냐?' 였습니다. 전 외동이라서 여자 형제는 없습니다. 이걸 듣곤 당황해서 뛰쳐나가 따져 물었죠. 세 분 다 엄청 당황하셨지만 할아버지는 빨리 진정하시고 자초지종을 말씀해주셨어요. 제가 초등학생 때부터 아버지는 몰래
만나던 여자가 있었고 사실상 두집 살림을 하던 거라고 말이죠. 심지어 제가 12살 때 그 불륜녀랑 애까지 낳았다고 말이죠. 듣자하니 그 불륜녀가(술집 여자였답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자살을 해버렸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이 사실을 친가쪽 친척들에게만 알리고 죽은 거고요.
당연히 미치도록 심란했습니다. 출장간다던 아버지의 뒷모습, 출장 간 아버지에게 전화하자 운동중이라며 숨을 거칠게 내쉬던 아버지가 떠오르며 구역질까지 났습니다.
그렇게 잠을 자지 못하고 다음날 수업도 결석했습니다. 그렇게 저녁이 되자 이 심란함을 풀 대상을 찾았죠. 그 여자. 죽었지만 그 장례식에 가서 난장판이라도 벌이면 기분이
풀릴까 해서 고모에게 따져물어 장례식장을 찾아냈습니다. 장례식장에 들어가며 어떻게 난장을 칠지 미친듯이 생각했습니다. 상을 뒤엎고, 침을 뱉고, 욕을 쏟아내면 심란함도 풀릴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영정을 마주하자 아무도 없더군요. 단 한명, 초등학생 저학년 정도로 보이는 여자애만 빼고요. 울지도 않고 멍하니 앉아있더라고요. 그 애를
보자 차마 그 자리에서 난리를 칠 마음이 왠지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그 애 옆에 멍하니 앉아 몇분을 그렇게 있었습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는데 그 애가 따라나왔습니다. '누구세요?' 하고 묻더라고요. 그 질문에 당황해서 저도 모르게 '네 오빠야......'라고 답해버렸습니다. 그러자 애가 참 활짝 웃더라고요. 그 웃음에 또 잠시 정신이 나가 멍하니 있다가 물어봤습니다. 잘 데가 있는지. 없다더군요.(나중에 알았는데 그 여자가 방세를 반년 가까이 밀렸다고 합니다. 죽어버리자 아예 쫓아낸거고요.) 이번에도 정신이 나갔는지, '오빠 집에서 잘래?'라고 물었습니다. 말없이 손 잡고 따라오길래 차에 태워서 그대로 데리고
왔습니다. 그 애는 좁은 침대에 누워 재웠고 전 의자에 앉아서 한 숨도 자지 못하고 밤을 새웠습니다. 다음날 그 애의 학교에 데려다 주고, 저도 학교로 갔습니다. 그 애와의 연은, 여기까지라고 굳게 다짐하면서. 그 뒤는 뻔한 이야기죠. 저도 모르게 그 애를 태우러 학교로 갔습니다. 집에서 재우고 밥해주고, 학교에 데려다주기, 그리고 오후에 태워오기, 이걸 1주일 가까이 반복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애를 져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아버지놈이 남기고 간 돈은 상당한 수준이고, 애를 종일반에 맡기면 6시쯤까지도 학교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렇다면, 이 애를 어떤 식으로 데려와야 하는 거죠? 이복남매인데 법적으로도 남매관계인가요? 고아인데 복지센터같은 데서 고아원에 보내려 하지 않을까요? 아니 애초에
제가 순간의 동정심에 흔들려 애를 키우는 게 맞는 걸까요?
제 친척분들이 잘 챙겨주셨다고 했는데 여러모로 감사한 일이 많아 매달 할아버지 댁에 가서 하루 자고 오는 게 전통이 되어버렸어요. 지난주에도 할아버지 댁에 하루 자러 간 날이었습니다. 피곤해서 먼저 잔다고 하고 잠들었는데 잠에서 깨니 새벽 2시쯤이었습니다. 잠이 깨버려서 거실로 나가려 했는데 할아버지와 고모, 작은 아버지의 말소리가 들리더군요. 문을 넘어서도 분명히 들리던 말은 'xx이(저희 아버지 입니다) 딸래미는, 어떻게 지내더냐?' 였습니다. 전 외동이라서 여자 형제는 없습니다. 이걸 듣곤 당황해서 뛰쳐나가 따져 물었죠. 세 분 다 엄청 당황하셨지만 할아버지는 빨리 진정하시고 자초지종을 말씀해주셨어요. 제가 초등학생 때부터 아버지는 몰래
만나던 여자가 있었고 사실상 두집 살림을 하던 거라고 말이죠. 심지어 제가 12살 때 그 불륜녀랑 애까지 낳았다고 말이죠. 듣자하니 그 불륜녀가(술집 여자였답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자살을 해버렸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이 사실을 친가쪽 친척들에게만 알리고 죽은 거고요.
당연히 미치도록 심란했습니다. 출장간다던 아버지의 뒷모습, 출장 간 아버지에게 전화하자 운동중이라며 숨을 거칠게 내쉬던 아버지가 떠오르며 구역질까지 났습니다.
그렇게 잠을 자지 못하고 다음날 수업도 결석했습니다. 그렇게 저녁이 되자 이 심란함을 풀 대상을 찾았죠. 그 여자. 죽었지만 그 장례식에 가서 난장판이라도 벌이면 기분이
풀릴까 해서 고모에게 따져물어 장례식장을 찾아냈습니다. 장례식장에 들어가며 어떻게 난장을 칠지 미친듯이 생각했습니다. 상을 뒤엎고, 침을 뱉고, 욕을 쏟아내면 심란함도 풀릴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영정을 마주하자 아무도 없더군요. 단 한명, 초등학생 저학년 정도로 보이는 여자애만 빼고요. 울지도 않고 멍하니 앉아있더라고요. 그 애를
보자 차마 그 자리에서 난리를 칠 마음이 왠지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그 애 옆에 멍하니 앉아 몇분을 그렇게 있었습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는데 그 애가 따라나왔습니다. '누구세요?' 하고 묻더라고요. 그 질문에 당황해서 저도 모르게 '네 오빠야......'라고 답해버렸습니다. 그러자 애가 참 활짝 웃더라고요. 그 웃음에 또 잠시 정신이 나가 멍하니 있다가 물어봤습니다. 잘 데가 있는지. 없다더군요.(나중에 알았는데 그 여자가 방세를 반년 가까이 밀렸다고 합니다. 죽어버리자 아예 쫓아낸거고요.) 이번에도 정신이 나갔는지, '오빠 집에서 잘래?'라고 물었습니다. 말없이 손 잡고 따라오길래 차에 태워서 그대로 데리고
왔습니다. 그 애는 좁은 침대에 누워 재웠고 전 의자에 앉아서 한 숨도 자지 못하고 밤을 새웠습니다. 다음날 그 애의 학교에 데려다 주고, 저도 학교로 갔습니다. 그 애와의 연은, 여기까지라고 굳게 다짐하면서. 그 뒤는 뻔한 이야기죠. 저도 모르게 그 애를 태우러 학교로 갔습니다. 집에서 재우고 밥해주고, 학교에 데려다주기, 그리고 오후에 태워오기, 이걸 1주일 가까이 반복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애를 져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아버지놈이 남기고 간 돈은 상당한 수준이고, 애를 종일반에 맡기면 6시쯤까지도 학교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렇다면, 이 애를 어떤 식으로 데려와야 하는 거죠? 이복남매인데 법적으로도 남매관계인가요? 고아인데 복지센터같은 데서 고아원에 보내려 하지 않을까요? 아니 애초에
제가 순간의 동정심에 흔들려 애를 키우는 게 맞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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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원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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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끼리는 보호자가 될 수 없습니다. 이복형제는 더 복잡한 상황입니다. 특히 호적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도 살펴보면 어려운 문제가 될 것입니다. 어쩌면 아버지 호적이 아닌 어머니 호적에 올라가 있거나 아니면 아버지 호적에 올라가 있더라도 다른 형식으로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법 관계는 가정법률 전문가에게 문의해서 자세한 정보를 얻어야 하겠습니다. 다만 난리를 치고 싶었던 장례식장에서 이복동생에게 베풀었던 호의와 정성은 귀한 것입니다. 그것이 부모님에 대한 원망과 괴로움을 다 상쇄하는 좋은 것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부모님의 장례 이후에 평이한 삶이 될 수도 있었지만 아버지의 혼외자식 이야기로 괴로움에 빠졌다가 다시 이복동생과의 만남을 통해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 생겼다면 오히려 괴로움이 해결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를 생각하고 가능한 대로 도와주려고 한다면 보호자로서가 아니라 후원자로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좋은 마음은 앞으로도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으니 상태야 어떻든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계속 대해 보세요. 그것이 모든 괴로움을 해결해 줄 것입니다. 평안한 삶 살게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