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식] 소유냐? 존재냐?몇 년 전에 슬로베이나 국경에 있는 오스트리아에서 10박11일 동안의 독일 장애인캠프가 있었다. 거기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케이블카를 타고 동쪽 알프스산맥을 오른 적이 있었다. 이것은 하나님이 늘 우리에게 최고의 것으로 채워 주시는 원리를 따라 우리 또한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한 장애인들에게 이런 하나님의 사랑을 담아 최고의 것으로 돌려 주고자 기획된 오후 야외 프로그램이다. 장애인들과 정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형형색색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드넓게 펼쳐진 푸르른 광경과 광활하게 펼쳐진 하늘과 고요하게 드리워진 호수와 그 사이사이 평온하게 놓여 있는 동네들이 한눈에 훤히 내려다보이는 것이 숨이 탁 트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야말로 찬양이 그냥 흘러나오는 시간들이었다. 이렇듯, 상담 8단계의 영역에서부터 은혜를 거쳐 실천의 단계로 올라오니 내 앞에 무궁무진하게 펼쳐진 엄청난 것들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가! 그야말로 도전이다. 그동안은 인생이 목표 없는 달음질은 아니었으나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싸우는 싸움들이 허공을 치는 듯한 것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열심히 싸우는 것에 비해 왜 열매가 적을 수밖에 없었는지 분명하게 보고 깨닫게 된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 무궁무진한 것들을 소유하는 것이 이렇게 쉬운 것인지 몰랐다는 것이다. 그동안 내가 살아온 열심이 허무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예수님을 알고 난 이후에 온전히 주님 뜻에 순종하고자 했는데 내 몸만 부서지는 걸 느끼게 되었다. 그런데 성경적 상담을 알고 나니 이 또한 타락한 본성에 의지해서 싸우는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다이루었다!“ 라고 말씀 하셨고 골로새서에서 우리는 이미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충만해졌다 한다. 그러니 예수 그리스도 안에만 머물러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내 안의 저 깊은 곳에서 끊임없이 내가 원하는 것들이 꿈틀거리고 있고 그것에 의해서 내가 무의식 중에 조정 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온전히 주님 안에 머물지 못하는 것이다. 저 무궁무진한 것들의 소유 여부는 내 마음에 달려있다. 여기서 마음은 정확하게 내 안에서 끊임없이 나를 중요하게 만들고 내중심주의로 행동하게 만드는 욕구이다. 이 욕구를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내 인생의 승패가 달려 있다. 주렁주렁 맺어지는 성령의 열매로 주님이 약속한 풍성한 삶을 살 것인지 아님 구원은 받았지만 열매 없는 가시를 내는 빈약한 삶을 살 것인지는 내가.결정해야 하는 내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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