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묵상] 주님 품에 있다는 것
사람을 세우시는 주님의 방법은 신비하고 놀랍고 인간이 쉽게 헤아릴 수 있는 것이 아닌 듯 합니다. 오랫동안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저 역시 함께 기도 해 드린 한 분이 계십니다. 같이 공부하는 선배님이시죠. 암투병중이신데도 꿋꿋이 더군다나 함께하는 학우들 기도까지 해주며 배움의 길을 걸어가시는 분입니다. 때로는 통증이 심하실 때는 교실 한 쪽 켠에 마련해 둔 간이 침대가 있는 공간에서 누워 계시기도 합니다. 그 모습을 볼 때는 마음이 많이 아프기도 하죠. 저희 친정 언니도 작년 초 암말기 판정을 받고 현재 항암치료중이어서 이렇게 아프신 분들을 보면 절로 기도가 되더라구요. 그렇게 제 마음으로 아끼던 분이신데 어느 날 대화중 부딪힘이 있었습니다. 제가 버거워하고 씨름하던 문제인 남편과의 소통문제와 학교 생활에 대한 부분을 저를 편하게 느끼셔서인지 관계의 선을 넘는 발언을 하시더라구요. 저는 불편해진 마음에 관계를 조금 거리를 두고 대화를 자제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안에서 함께 통성기도하는 시간이 있었고 그 계기로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또 다시 소통의 끈이 이어졌습니다. 생각해보면 그 분과의 관계에서만이 아니라 교회안의 관계에서도 같은 패턴들이 종종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은 끊어지는 경우도 있었고 기어코 또 다시 연결되는 경우도 있었죠.
지금 이 분과의 관계는 저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계속 원위치로 오게 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한편으로 그렇게 되는 상황이 안도감을 주기도 하면서 내 힘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며칠 사이 주님 품에 안겨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사람을 안아 줄때 절대 머리로는 안아줄 수가 없다는 것. 머리가 안아 주고 싶은 생각이 들면 손이 움직여서 손과 몸이 안아준다는 것.. 그래서 몸 된 지체들과의 연합이 중요한 것임을 깨닫습니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그분의 몸인 지체들과 서로 안고 안겨 있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그 품이 좋을 때가 많지만 가끔씩은 불편해지기도 하는 듯 합니다. 품에서 잠깐 빠져나오고 싶기도 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머리되신 분이 허락치 않으시는 듯도 합니다. 흔들림 없고 한결같은 그 분의 뜻으로.. 또한 교회가 된 그 한 자녀를 사랑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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