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 사람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떨어졌어요
30대 초반 남자입니다
저는 사실 고민상담을 오히려 하는 편이고 제 고민이 과연 해결이 가능한 고민일까 싶기도 해서 이제는 정말 제 생각을 접어야하나 싶네요 저는 어릴 적부터 인간관계에서 친한 관계일수록 애인이든 친구든 상호 간에 노력이 필요하고 그 중에서 굉장히 중요한 게 취미를 공유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거의 그게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 않을까 할 정도로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는 말도 있는데, 몸이 가까워지려면 같은 취미라도 가져야 이야깃거리, 자주 만날 이유, 추억, 유대감 등등 많은 것이 쌓이고 그래야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관계를 이어나갈 이유도 생긴다고 느끼거든요 주변만 둘러봐도 모두 나이 먹어가면서 먹고사느라 바쁘고, 결국 오랜 친구들은 해에 한번 볼까말까하고 결국 나이들면 산악회나 조기축구 같은 취미를 매개체로 한 새로운 모임이나 다니면서 결국 새로운 인연을 쌓고 하면서 사는게 제 생각을 증명하고 있다고도 보고요 그러니 잘나가는 인기있고 돈많은 사람과 친해지려는 그런 현실에 찌든 관계가 아니라 우정, 사랑, 유대감을 베이스로 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당연히 서로 시간과 에너지 투자를 해서 공통분모 취미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취미가 그렇게 좋으면 너랑 취미 맞는 사람들이 있는 모임에 다니면 되지 않느냐 할 수 있지만 저는 취미 맞는 사람과 친해지고 싶은게 아니고 이미 좋아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취미를 맞추고 싶거든요 제 입장에서는 그게 그렇게 힘든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제 나이가 될때까지 느껴보니 이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더라구요 저는 어릴 때부터 친구, 애인이랑 항상 이것저것 같이하자면서 으쌰으쌰 해보려는데 제 주변에는 저랑 재밌게 즐겁게 지내기 위해서 새로운걸 시도하려는 사람이 없어요 다들 자기 취향이 우선이고 자기의 재미가 우선이고 결국 30대가 넘어가니 점점 오랜 친구들은 먹고살기 바빠져서 안그래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불가능한 수준까지 와버렸구요 당연히 새로운걸 시도하는건 어렵고 고민되는 일인걸 알아서 저는 항상 뭔가를 하자고 어필할 때 미리 사전에 다 해보고 엄청 준비를 해서 다 도와주고 알려주고 최대한 지원도 해주겠다 해도 다들 바쁘다 힘들다 피곤하다 시간없다 나는 그런거 취향이 아니다 하면서 저의 이 더 돈독한 관계를 다지려는 의도를 거절하네요 근데 여기서 더 안타까운건 다들 바쁘다 힘들다 하면서 자기 좋아하는건 꼬박꼬박 하고있거든요 게임도 하고~ 유튜브도 보고~ 놀러도 다니고~ 같이도 안해요 혼자하지 제가 하자고하는걸 안할거면 자기가 먼저 저한테 다른걸 같이 하자고하면 그것도 좋은데 다들 현생에만 집중하고 너무 주변사람에게 투자를 안하는게 아닌가 저는 요즘 시대가 뭐 개나소나 친구도 애인도 없고 이혼하고 손절하고 새로운 사람도 잘 못만나고 하는게 다 서로에게 에너지나 시간을 투자 안하는 이런 분위기 때문에 그렇다고 봐요 당연히 다들 먹고살기 힘든데 자기 자유시간 살짝 떼고 유튜브 드라마 보는시간 쪼끔 떼고 잠자는시간 쪼끔 떼서 좋아하는 사람한테 투자해야 좀 관계 유지개선이 되는건데 대체 왜 이렇게 이기주의 개인주의일까요 아예 나한테만 다 올인하라는것도 아니고 그냥 짜투리시간만 함께해도 되는데 다들 바쁘면 얼마나 바쁘다고 솔직히 최근에 20년지기 베프에게 크게 잔소리를 했는데 그 내용이 뭐냐면, 이 친구는 제가 뭘 하자하면 거의 모두 거절하다가 자기 좋아하는거 하자할때만 찔끔 하고 마는 그런 친구인데 퇴사를 하고 한동안 쉰다길래 그럼 잠깐동안 취미 하나 만들어볼래 했더니 자기가 '좋다' 말하더니 막상 퇴사한후에 별의별 이유를 대면서 안하더라구요? 뭐 다이어트한다, 공부한다 하더니 살은 점점 찌고 공부한다더니 게임엔 하루종일 접속해있고 뭘 하고다니는지 퇴사한지 얼마됬다고 돈도 다 떨어졌다 그러고 그래서 제가 너 나랑 진짜 오래된 친구인데 내가 널 힘들게 하거나 잡아먹는것도 아니고 그냥 같이 재밌게 놀자는건데 겨우 그따위로 지내려고 내가 잠깐 뭐좀 해보자는거 그렇게 하기싫어서 도망다니냐 너는 안그래도 20년동안 뭐 하자하면 다 안하던 놈이었는데 이제 나이 30먹고 더 바빠지기 전에 마지막 기회일수도 있는걸 뭘 이렇게 피하냐고 뼈가 부서질정도로 잔소리했죠 그 이후로 그 친구 연락도 안되네요 이제 안볼 생각인건지 이게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요? 저는 솔직히 친구도 정말 많은 편이고 싫어하는게 없을정도로 취미든 음식이든 진짜 그게 뭐든 좋아하는게 훨씬 많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은걸 좋아하고싶은것 뿐인데 다들 서로에게 노력은 안하고, 그게 하루이틀이면 아쉽고말테지만 10년 20년되니 서운하고 짜증날 지경이고 제가 아는사람들은 저랑 취미 만들생각이 없는데 또 건너 건너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들으면 동창들끼리 모여서 취미 정해서 모임을 한다거나 그런 이야기도 자주 들려오더라구요? 제 생각이 잘못된건지, 제 성격이 잘못된건지, 제가 어쩌다보니 특이한 친구들을 사귄건지, 요즘 세상이 다 그런건지 이제는 그냥 사람을 만날때 그 사람이랑 오래오래 만남이 지속되는 관계로 남는건 포기해야 하는건지 저는 그냥 뭐 1년만에 몇년만에 만나서 술한잔하면서 그땐 그랬지 추억팔이 하는것보다 그냥 쪼끔씩만 서로 노력해서 즐거운 관계로 지속하고싶을 뿐인데 제가 이상한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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