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문제] 안녕하세요. 제 신앙에 관해 물어보고 싶어 글 올려봅니다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34살 남성입니다. 저는 과거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의존성 성격장애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도 한 친구를 나의 멘토로 삼고 그 친구만 따르고 믿는 경향이 있었으며, 대학교 때는 그 대상이 바뀌어 카리스마 있는 또 다른 친구를 제 멘토로 삼았습니다. 대학교 때는 더욱 의존성이 심해져 그 친구를 멘토로 삼는 것을 넘어, 그 친구의 말투와 행동, 성격, 사고방식, 스타일, 그 모든 것을 흉내 내고 닮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 당시 자존감이 매우 낮았기 때문에 나 자신의 모습으로는 사랑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그 친구를 따라하지 않으면, 나는 영원히 사랑받지 못할 거야,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제 자신의 모습으로 서기보다는 제 자신을 아예 잊어버리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또 그 친구의 모습을 따라하지 못할 때면 두려움이 많이 생겨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매우 피했던 것 같습니다. 회피성 성격장애가 함께 있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다만 그 친구와 같이 지내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도 많았습니다. 그 친구가 부르면 새벽 2시에라도 나가서 같이 놀아줘야 했으며, 제게 심부름도 많이 시켰습니다. 또 항시 저를 무시하고 놀려도 많이 참아야 했습니다. 게다가 그 친구가 제게 교회를 소개해준 친구였기에 저는 그 친구에게 신앙적으로도 너무 많은 의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제 뺨을 때린 적도 있고, 저를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때린 적도 있습니다. 저를 무시한 적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그 친구는 제가 자기만 의지하도록, 쉽게 말해 자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교묘하게 저를 무시하거나 제 자존감을 낮춤으로써, 저를 조종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그런 모습과 정 반대로 저를 잘 챙겨줄 때도 있었기에, 저는 그 친구와의 관계를 오랫동안 끊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제 삶에 갑자기 큰 일이 발생했습니다. 저는 교회에서 선교를 갔다 온 이후, 몸이 이유를 모르고 너무 아파져서 2년 동안 끙끙 앓다가 병원에 갔는데,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난치병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에 직장을 관둘 수밖에 없게 되었고, 심각하게 몸이 아파져서 집에만 누워 있는 생활이 계속 되었습니다. 그러다 기도원에 가서 기도를 하다가 기적적으로 몸이 낫게 되었습니다. (완치된 건 아니고,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로만 회복되었습니다) 이후, 저는 하나님을 위해 내 삶을 드리겠다는 서원을 하고 신대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대원을 다니던 초기에 제 의존성이 너무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의존성을 끊어야 한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친구와 아주 큰 불화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걸 이유로 저는 의존성을 고치기로 결심하고, 다신 그 어떤 사람도 의지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과감히 그 친구와의 관계를 모두 끊게 되었습니다. 사설이 너무 길었습니다. 이제 본론입니다. 저는 그 친구에게 겪은 심한 상처 때문에, 앞으로는 절대 사람이 아닌 하나님만 의지하겠다고 굳게 다짐하였고, 이후 그것을 실제로 실천하면서 놀라운 일들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서 벗어나며 제 자신의 자존감도 많이 회복하고, 또 마음의 상처도 어느 정도 많이 치유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저는 또 다른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건 제 신앙생활이 조금 비정상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나는 그 친구를 의지했던 것처럼 하나님을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는 과거에 그 친구를 비정상적으로 많이 의지하고, 그 친구가 없으면 살지 못할 것처럼 굴었습니다. 그 친구가 내 전부였고, 그 친구가 나의 세상이었고, 나의 세계관이었습니다. 헌데 하나님을 의지한답시고, 하나님께 매달려 있는 내 모습을 보며 예전 친구를 의지하던 제 모습을 또 다시 발견하게 됩니다. 저는 하나님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의지하는 것 같습니다. 매일 모든 문제는 다 기도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물론이요, 하나님 없으면 살지 못할 것처럼 생각합니다. 매일매일 묵상 30분, 기도 30분, 성경 읽기 30분을 반드시 지키려 합니다. 불안함이 생기면 매일 습관처럼 기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언뜻 보기엔 좋은 것처럼 보이나, 문제는 제법 심각할 정도의 불안함이 이 안에 내재돼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내 삶에 없으면 어떡하지? 그분은 정말 나와 함께 하고 계신가? 그분이 날 도와주시지 않으면 어떡하지? 이런 불안함이 내 안에 깊이 스며들어 있어서, 그것이 비정상적으로 나를 하나님께 헌신하게 만들고, 그것이 비정상적으로 하나님께 집착하는 내 모습을 만들어내는 것을 발견합니다. 실제로 저는 신대원을 다닐 때, 몸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몸이 아프지만 약을 하루에 20개씩 먹으면서 수업을 들으러 가곤 했습니다. 수업을 들은 다음 날에는 너무 힘들어서 수액을 맞으러 가는 일도 비일비재했습니다. 3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으면서도 수업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2년 다니면서 단 한 번 수업을 빠져본 것 같습니다.) 통장에 몇 천 원이 남는데도 불구하고 백만원을 헌금하기도 했습니다. 주일 예배는 거의 죽음을 각오하고 빠지지 않으려 했고, 열이 40도까지 올라도 철야 예배와 주일 예배를 꼭 드리곤 했을 정도였습니다. 결국 신대원 교수님이 저와 상담을 하다가, 휴학을 하라고 권면하셨고, 이에 휴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 비정상적인 의존성향이 친구에게서 하나님께로 옮겨간 것을 이제야 발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제가 그 정도까지 한 것은 아니지만) 이단에 빠져 가족도 버리고, 집재산도 다 팔아 오직 믿음으로 그 이단 단체에 헌신하는 어떤 광신도의 모습과 제 모습이 일정 부분 닮아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까지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나님만은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라 배워왔기에, 비정상적인 의존의 형태라 할지라도 그 대상이 하나님이면 괜찮을 거라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를 비정상적으로 의지했듯이, 하나님을 그렇게 의지해왔던 것 같습니다. 이런 저의 극단적인 믿음 때문에 놀라운 일들을 많이 경험한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이런 믿음 때문에 제 병이 어느 정도 회복된 것이기도 하구요. (의사 선생님은 제 병을 고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골수이식이라 하였는데, 저는 골수이식을 하지 않고도 몸이 회복되는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이 극단적인 믿음 때문에 무모한 헌신, 그로 인한 병의 악화, 하나님에 대한 혼란(하나님의 뜻이라 믿고 올인했는데 실패한 경험 같은) 같은 것을 겪은 것도 사실입니다. 또 지금 제 삶도 재정활동보다는, 하나님의 복음을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재정활동을 제한하고, 하나님을 알리는 글을 쓰는 데 집중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신대원을 다니기 전, 출판사를 다녔고 책을 출간한 적이 있어서 글쓰기를 통해 하나님을 알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 생각되어 그 길을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극단적인 믿음의 삶을 사는 듯하여, 재정활동을 하는 다른 청년들을 보며 괴리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다 해결해주실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보다는, 좀 현실적으로 살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제 저희 아버지도 재정활동을 곧 있으면 못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집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저밖에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신앙생활은 올바른 것입니까? 좀 더 현실적으로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만약 올바르지 않다면, 건강하게 하나님을 의지한다는 것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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