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 사역이야기: 성경적 상담을 만나고
젖과 꿀이 흐르는 땅, 밀알! 2월 7일, 밀알에 대한 부르심에 나를 복종시킨 지 만 25년이다. 이 독일 땅에서 장애인을 통해서 하시고자 하시는 주님의 뜻에 나의 모든 젊음을 온전히 그리고 기꺼이 받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하지만 지난 시간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다. 가나안을 정탐하러 갔던 많은 사람들이 그곳은 능히 올라가서 그 백성을 치지 못할 곳이라 했던 것처럼 내게도 독일과 이 유럽 땅은 감히 넘볼 수 없는 곳이었다. 그야말로 이 땅은 밀알선교 사역을 감당하기에는 굉장히 척박한 땅이었다. 우리보다 강하고 거기 사는 사람들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고 장애인 복지며 선교 정책은 그야말로 내가 넘을 수 없는 거인처럼 느껴졌고 나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았다. 밀알 실무자로서 내가 결코 넘을 수 없고 정복해낼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주어진 사명에 최선을 다한 지 15년 쯤 지났을까?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번아웃을 만났다. 그래서 다시는 일을 더는 하지 못할 지경에까지 이르도록 나를 짓누르는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이사회의 배려로 최소한의 사역을 하면서 건강이 회복되긴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기에 7년 만에 번아웃 증상은 다시 찾아왔다. 이때의 번아웃은 가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여기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을 쳤지만 그럴수록 더욱 무기력해지기만 하고 여기서 회피하고 싶은 마음만 간절해지고 그것이 주님 뜻이 아니라는 걸 아니 힘은 더욱 들어가고 스트레스는 더욱 가중되고 그야말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깊은 악순환 가운데로 빠져 들어가게 되었다. 과연 이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일까? 이렇게 살게 하시려고 나를 창조해서 이 땅에 보내신 것이었을까? 이게 바로 주님이 원하시는 부르심일까? 이렇게 내 몸이 부서지도록 일을 하게 하시기 위해서 나를 부르신 것일까? 이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나를 향한 삶일까? 이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풍성한 삶인가? 이것이 하나님이 나를 사랑한다는 증거일까? 뭔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이건 확실하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지만 그 다음에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이런 과정에서 미국 필라델피아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발전된 성경적 상담을 알게 되었다. 계기는 선교사로서 밀알에 오는 많은 문제 있는 사람들을 전문적으로 돕고자 하는 마음에서 목회 상담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성경적 상담학 이론이 그냥 내 몸에 흡수가 되었다. 그러면서 내가 치유되기 시작했다. 이론만으로도 이렇게 치유 역사가 일어나는데 이것이 실제적으로 구현될 수만 있다면 정말 대박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상담의 실제도 이론과 다르지 않는지 확인해보고 싶고 시험해 보고 싶어서 직접 상담을 받아봤는데 그야말로 실제도 이론과 다르지 않았다. 이젠 내가 다른 사람을 상담할 때도 이런 역사가 일어나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이론을 공부하고 상담실습을 하고 인턴을 마치고 상담사가 되어서 다른 사람을 상담해보니 역시 내가 다른 사람을 상담해 줄 때도 마른 뼈가 살아나는 역사가 일어났다. 다른 사람에게서 일어나는 역사를 내가 경험하고 목격하고 있다는 것도 신기하기 그지없었다. 어떻게 이런 영성과 지성과 감성과 인격을 풍성하게 하는 고귀한 학문이 있을 수 있나 하는 경이로움이 생길 정도로 말이다.
지난 2년 코로나19로 세상이 혼란스러울 때 하나님은 나를 신세계로 안내하셨다. 매주 최소 10명에서 많게는 20여 명에게까지 일대일 상담으로 마음이 힘든 영혼들을 섬기고, 사역자들을 성경적 상담의 원리에 따라 훈련을 시키고, 모임을 성경적 상담의 원리에 따라 운영해 나가고, 각종 프로젝트를 성경적 상담의 원리에 따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5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 20을 일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5의 일만 해도 20의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코로나 시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이 제한되면서 모두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하나님은 그의 방법으로 창의적으로 일을 해 나가신 것이다. 할렐루야~ 한 영혼 한 영혼을 깊이 있게 만나서 그들의 다양한 영역과 다양한 유형의 문제로 악순환 가운데 빠져 힘들어진 마음을 헤아리고, 마음을 힘들게 하는 실체들을 함께 찾아 들어가면서 죄를 직면하게 하고 이 죄를 이미 완전히 깨끗하게 해결하신 예수 그리스도께 안내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미 준비해 놓으신 풍성한 하나님 세계로 안내하면서 풍성한 성령의 열매를 주렁주렁 맺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성도들을 유익하게 하는 사역이요. 재창조 사역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분명하게 직시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 역사적으로 살펴봐도 그 땅은 정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산지가 많은 척박하고 거친 땅이었다. 그래서 외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철저하게 하나님을 의지하게 하는 곳이었고 그들의 신앙을 지켜낼 수 있는 곳이었다. 하나님이 함께 하는 곳이었고 하나님이 주목하는 곳이었고 하나님의 눈길이 머물고 있는 곳이어서 젖과 꿀이 흐르는 축복된 땅이었던 것이다. 땅이 좋아서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가 이뤄지는 곳이기에 축복 된 곳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 밀안은 내게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이었다. 겉으로 보기에 풍성한 좋은 곳이어서 축복된 땅이 아니고 그야말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곳이어서 축복된 땅이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많은 문제들로 고통스러워 하다가 결국은 그 문제를 상담으로 가져온다. 그런데 그 문제가 바로 젖과 꿀이 흐르는 축복된 땅이었던 것이다. 척박하고 거칠어서 고통스러운 곳이지만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에 척박한 것이 풍요로워지고 거친 것이 부드러워지고 고통이 기쁨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제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하나님은 나를 밀알에 부르신 이유가 몸이 부서져라 일하게 하기 위해서 부르신 것이 아니었다. 이런 풍성함을 온전히 누리게 하시기 위해 부르신 것이었다. 내가 주님을 오해한 것이었다. 하나님을 알고 예수님을 내 구주로 영접해도 여전히 나 중심의 삶을 살다 보니 죄의 악순환에서 나올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예비하신 풍성한 삶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나의 발목을 잡고 내 인생의 목을 죄면서 더욱 나 중심의 삶으로 인도하는 죄된 마음을 끊어내니 십자가 죽음으로 나의 죄를 완전히 해결하신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이미 내게 주어진 풍성한 은혜가 보였다. 죄된 욕구 때문에 채워지지 않는 것을 위해서 살면서 이미 내게 주어진 것이 보이지 않아 충만하게 있어도 누리지도 못한 것이었다. 잘하고자 하는 마음과 떨어지지 않고자 하는 마음 등 나를 옭아매는 것에서 자유해지니 나와 밀알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의 은혜, 지금도 우리 안에서 친히 행하시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능력의 은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의 은혜와 완전한 용서의 은혜와 성령님의 동행의 은혜와 충만의 은혜가 그냥 누려지게 된다. 그러다 보니 사랑, 희락, 화평, 인내, 긍휼, 양선, 충성, 온유, 절제 등의 성령의 열매가 주렁주렁 맺어지는 것을 보게 되니 하나님의 영광이 선포되고 많은 사람들에게도 유익을 끼치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 그야말로 재창조 사역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문제가 여전히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2022년 기획하고 있는 장애인 주중 모임인 목요모임, 장애인과 비장애인 그리고 사람들과 하나님을 잇는 다리음악악회, 장애인 캠프, 성경적 상담 전파 사역 등에서 하나님이 어떠한 일을 행하실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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