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과제를 마치자 마자 소감문을 써야 막 쪄낸 따끈따근한 떡처럼 맛났을 텐데 해를 넘기고 쓰려니 감동이 조금 식어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성경적 상담 공부를 통한 깨달음들이 깊은 우물이 되어 순간순간의 상황과 환경들을 분별하고 마음을 지키며 해결해 나가는데 샘물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작년 1년동안 평안함 속에 너무 잘 지내왔는데 12월 한 달동안 우리 부부가 감당하기 버거운 일들이 갑자기 생겼습니다. 남편에게는 조직문제, 관계문제, 재정문제로 저에게는 진로문제, 자녀문제로 하루하루 긴장 속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59세를 마무리하면서 복잡한 감정들이 찾아왔었습니다. 곧 60세가 된다는 사실앞에 마음도 조금 우울했습니다. 60갑자년이면 비로소 인생을 다 살아봤다고 말할 수 있다는데 인생중에 화려한 꽃을 피워본 적도 없는 것같고 탐스런 열매도 맺어본 적없는 것 같은데 이제는 씨앗으로 남겨져야 하는 나이에 접어들었구나 생각하니 참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이런 마음의 상태로 12월의 문제들을 맞딱뜨리게 되었습니다. 우리부부는 일주일에 두 번 가정 예배를 드리면서 우리의 감정과 욕구들을 점검해 나갔습니다. 작년 2학기 내내 목사님과 상담공부 멤버들과 온라인으로 만나고 나누고 배우면서, 또 과제물을 작성하면서 깨달았던 것들이 얼마나 큰 축복의 시간들이었는지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정의 문제들 앞에 자칫하면 가족들이 감정적으로 민감해질 수 있음에도 지난 학기 내내 배웠던 성경적 상담을 남편에게도 설명해주며 실제 삶에 적용해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부부가 마음의 감정과 욕구를 찾으며, 또 그것들을 버리면서 문제들을 직시하고 하나하나 해결해 나갔습니다. 그러다보니 자녀들앞에 반면교사의 역할도 하게 되었고 온가족이 함께 서로에 대하여 잘 인내하며 인생의 귀중한 교훈을 얻게 되는 시간들이 되었습니다. 상황과 환경앞에 감정에 반응하지 않고, 그 문제 너머에 우리 가정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바라보며 동행하기로 선택하면서 더욱게 담대해지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문제 앞에 잠시잠깐은 혼란스러울 수 있으나 성경적 상담은 그 문제의 원인을 발견하고, 거기서 그치는게 하니라 그 문제를 일으킨 감정과 욕구를 찾아내어 그것을 인정하고 버리며, 하나님의 은혜로 마음을 가득 채울 때 인생의 기쁨과 소망을 발견하고 살아가게 합니다. 만약에 생물학적인 나이나 사회적인 성공에 인생의 잣대를 들이대면 우리는 또 자신의 가득찬 감정과 욕구에 휘둘리면서 우울한 마음으로 살게 되겠지만 성경적 상담은 그런 세속적인 기준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이루어 나가는데 삶을 목적을 두고 살게 하기 때문에 훨씬 값진 인생의 의미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과거의 삶에서 이루지 못한 꽃분홍빛 바람들이 가끔씩 생각나지만 마음에서 떠나보내며 오늘 하루의 현재의 삶에 의와 평강과 희락의 하나님의 나라에 살아가게 합니다.
돌작밭같은 이 길을 개척하면서 앞서 나가 주시는 목사님이 계시고, 그 길을 기꺼이 함께 걸어가기로 결단하고 실천하시는 멤버들이 있어서 든든하고 참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성경적 상담을 배우기 전에는 내가 뭔가 좀 아는 사람처럼 생각되었고 또 그렇게 행동했었는데 이제 2학기를 마치면서는 자신에 대해 참 많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2학기를 마친 것만으로도 뿌듯한 이유는 성경적 상담을 접해본 것과 시작도 안한 것과는 너무 큰 차별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자기자신의 마음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는 것처럼 큰 성공은 없는 것 같습니다. 계속 자신의 마음을 지키면서 3학기를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보따리를 풀어보고 싶은 기대감으로 시작하려 하고, 그 선물들을 이웃과 함께 나누는 따뜻한 삶이 되기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