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충동이나 자해충동이 있는 분들을 접하게 되면 어떻게 이런 분들을 대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원리 하나만 알면 그런 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걱정하지 않고 좋은 길로 인도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왜 자살하려고 하는가입니다. 그것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 이유와 상관없이 자살을 어떤 방식으로 하려고 하는지, 어떤 도구를 사용하려고 하는지, 언제 어떤 때에 자살을 생각하고 실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등등을 생각하려고 하면 현재 그가 처해 있는 자살충동이라는 심각한 상황에 계속 머물러 있게 합니다. 다시 말해서 낭떠러지에 가깝게 나아가고 있는데 그 낭떠러지에서 방향을 돌려 나오게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괴로워하는 그 사람이 자살의 결과와 자살의 이후상황이나 자살할 때의 느낌, 분위기 등등에 대한 현재의 이야기를 물을 때에 아무 생각없이 하나하나 친절히(?) 대답해 버리면 고민자로 하여금 계속 낭떠러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 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되어 버립니다. 간혹 그렇게 적나라하게 이야기해주면 겁을 먹고 멀어지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낭떠러지로부터 벗어나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나아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자살이나 자해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그런 자살충동으로부터 돌이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현실감을 갖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방향을 돌려 생각의 주제를 이전으로 돌리는 일입니다. 감정적인 자극이 아닌 이성적인 사고를 하게 해야 합니다. 그 이전에 어떤 일들이 있는지를 머리에 떠올리게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한 가장 중요한 질문이 왜 자살하려고 하는지 혹은 왜 자해하려고 하는지입니다. 이러한 질문을 통해서 지금까지 흘러왔던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있습니다.
성경적 상담의 역동성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악순환이 일어나는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으로 인해서 심각한 '결과'가 나타났고 그 이유에는 '감정'이 있고 그 감정에는 '욕구'가 있습니다. 그것이 악순환 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역동성을 근거로 해서 그 반대로 악순환이 일어나기 전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거꾸로 생각해 보게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시간을 뒤로 돌리는 SF영화의 어떤 초인처럼(닥터 스트레인지) 이야기의 주제와 화제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나의 악순환의 욕구는 주어진 상황에 대한 악순환의 감정을 만들었고 그 감정적인 반응은 심각한 결과로 인해서 생겼습니다. 그 결과는 사실 그 이전의 어떤 상황 속에서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그 상황 속에서 올바르게 행동했다면 그런 결과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계속 그 뒤로 되돌려서 반복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모든 것이 이전으로 돌아가고(필름을 뒤로 돌리듯이) 자살에 대한 생각이 아닌 자살을 생각하게 만든 그 어떤 환경과 사건과 상황에 대한 처음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낭떠러지로 나아가던 방향이 반대로 변화되어서 다시 안전한 곳으로 향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 맨 처음의 어려운 환경과 사건과 상황을 새롭게 재해석할 은혜의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욕구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은혜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잃은 것이 아니라 얻은 것이고 놓친 것이 아니라 잡은 것이고 버려진 것이 아니라 피한 것이고 억울한 것이 아니라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다시 산다는 것은 새로운 기회이고 다시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은 그 모든 것을 능동적이고 역동적이고 은혜롭게 행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과 장소라는 것을 깨닫게 할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에서 바울은 간수가 자기 칼을 들어 자결하려는 것을 보고 소리쳐서 네 몸을 상하게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주 예수를 믿고 진정한 구원을 받을 수 있으니 절망하여 스스로 나름의 구원을 추구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간수의 생각에는 자결하는 것이 나름의 해결이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사슬이 풀렸지만 죄수들은 아무도 도망가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의 눈앞에는 진정한 구원이 무엇인가를 설명해 줄 하나님의 사도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그 사도 바울을 통해서 자결하지 않고 그 자신과 그의 온 집이 구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서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죽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을 막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도대체 왜 그렇게 되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그럴 때 그 모든 안타까운 일들을 안타까워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깨달을 것이고 또 다시 다음에 새롭게 죽음을 향하여 나아가려고 하는 다른 사람들을 붙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지혜를 통해서 지금도 하나님께서 이루고 계시는 생명을 얻게 하시는 일과 그 생명을 가지고 살아가게 하시는 사역에 동참하게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