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주변지인이 크게 다친적도, 돌아가신적도 없는데. 태어났을때부터 함께지내던, 부모님 맞벌이로 항상 함께 돌봐주시고 거의 제 모든 순간을 곁에 있어주시던 할머니께서. 12월초, 뇌출혈로 쓰러지시고 두번의 재수술로도 더이상은 의식이 돌아올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에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사실 쓰러지시기 전에 한번 크게 싸우고 아직 화해도 못했던 상태였습니다. 아침에 발견되시기 전, 가장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새벽에 마주쳤지만 새벽늦게 양치중이라 왜 안자냐는 할머니의 물음에 대답도 하지못한채 다음 날 아침. 더이상 할머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만 슬프고 힘든게 아니니 사람들이 많을땐 티내지 않으려 노력하고 정말 오랬동안 울었고, 최근 까지도 혼자 있을 때면 간간히 숨죽여 웁니다. 너무 허전하고 힘들어요. 첫 면회를 한 순간이 아직도 크게 기억에 남아 그 후로 아직 추가 면회를 한적도 없습니다. 이러면 안되는거 알지만 마음이 너무 힘들어요.
돌아가신건 아니고 의식이 돌아올 가능성이... 없는거지 중환자실에서 요양병원으로 옮기시긴 했는데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여러 고비를 넘겨 살아는 계시지만 아침에 또 갑작스런 폐렴이 왔다고 마음에 준비를 또 하라고 하더라고요.
하필 연말에, 이렇게 추울때 그렇게 되신게 너무 안타깝고 그냥 그동안 못한 말과 행동들이 너무 많아 죄책감만 듭니다. 연말케이크도 함께 먹으려고 기프티콘도 사놨고, 같이 여행도 가고, 2월달엔 졸업식도 함께 하기로 했는데... 부모님이 맞벌이이신데다 이제 방학이 시작되어 집에 혼자 있다는 사실이 더욱 뼈저리게 느껴지는 순간이라 너무 힘듭니다. 깨워주는 사람, 티비 소리, 매일아침을 함께해주던 사람이 한순간에 사라지니 집이 너무 적막하고 조용해요. 학원갔다오면 어두운 집이 시리도록 춥습니다. 모르겠어요. 제가 지금 뭘해야될지, 그냥 너무 우울해요.
위로라던지, 마음의 준비 하는법 이라던지, 극복하는법 등등 아무거나 상관없이니까 아무 말이라도 해주시면 안될까요...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 털어놓기엔 너무 무거운 얘기라 아무한테도 안탈어놓으니 너무 힘들어 지식인에라도 올려봅니다..
<사례답변>
#중3여학생, #할머니 뇌출혈, #오랫동안 눈물흘림, #할머니 요양병원, #집에 혼자 있음, #빈자리를 극복하는 법
할머니의 위급해진 상태로 인해 얼마나 슬픔과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이렇듯 슬픔가운데 우울하고 적막함을 더욱 느끼게 되는 것은 고민자님이 곁에서 항상 함께하며 돌봐주셨던 할머니의 빈자리를 점점 더 의식하고 그동안 잘못한 것, 하지 못한 것들을 생각하기 때문에 죄책감과 함께 슬픔이 쌓이고 또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떠날 것을 걱정하며 마음이 더욱 힘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 할 수 없었던 것, 하지 못한 것으로 인해서 계속 죄책감과 우울함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면서 그걸 하려고 한다면 마지막까지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위로가 필요한 할머니를 위해 기도하거나 손을 잡아드린다면 마음의 평안함이 생기고 더욱 잘 극복해내실 것이니 용기를 내시길바래요~